영화검색
검색
관람 안내! 간만에 선보이는 오컬트 무비
메디엄 | 2009년 7월 29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여름밤이면 어김없이 TV 앞에 앉아 공포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안개 속을 헤치며 나타나는 ‘전설의 고향’의 한 맺힌 처자들과 <죠스>나 <엘리게이터>의 무시무시한 이빨은 지금 생각해도 간담이 서늘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어린 시절 밤잠 설치게 만들었던 공포물은 오컬트 무비였다. 악마와 신부의 대결 등 현실세계에서 믿지 못할 일들을 보여주며 오감을 자극하는 오컬트 무비는 할리우드 전통 호러 장르의 하나이다. <악마의 씨>, <엑소시스트>, <오멘> 등이 주요작품으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영화들이 내뿜는 한기는 가히 빙하기급이다.

피터 콘웰 감독의 <메디엄>은 오컬트 무비의 명맥을 잇는 영화이다. 1987년 미국 코네티컷 주에 일어났던 실화를 배경으로 아들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이사 오게 된 한 평범한 가정에 일어난 기이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극중 엄마 사라(버지니아 매드슨)의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하며 실제 일어났던 사건임을 부각시킨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큐를 표방한 미스터리 프로그램들이 시기를 타지 않고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꾸준히 방송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메디엄>의 제작진은 디스커버리 채널의 ‘더 헌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카멘 리드 가족의 다큐멘터리를 본 후 영화화를 결정했다. 감독은 한 달여간 가족이 겪었던 미스터리한 일들을 보면서 공포영화 소재로서 흥미를 가졌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다큐멘터리가 동영상 사이트에 소개돼 화재가 되면서 네티즌들은 영화에서 나오는 강령술과 심령체의 일종인 엑토플라즘 (Ectoplasm)까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컬트적인 일들은 미국사회에서 각별하게 받아들여진다.

<메디엄>은 이 같은 오컬트 무비의 고유 특성을 바탕에 두고 악령이 지니고 있는 원한을 풀어주며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순수 악을 자행하던 기존의 악령들과는 달리 원한을 품고 죽은 악령들이 나온다. 주인공들은 그 원인을 만들었던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면서 공포의 근원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동양의 호러 영화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오컬트 무비의 새로움을 시도하는 모습으로 읽혀진다.

영화의 주된 공간으로 악령이 깃든 집은 공포 그 자체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지하실은 사건의 발단이 되는 장소이다. 아들 매트 (카일 겔너)는 이곳에서 믿을 수 없는 환영을 본다. 죽은 자를 깨우는 위험한 의식인 강령술과 시체를 훼손하는 참혹한 과거의 모습이 오버랩 될 때 관객은 강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오래된 고딕풍의 공간들은 그 안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점점 가족을 압박해 들어온다.

그러니까 <메디엄>은 안구를 강타하는 여타의 고문 호러와 슬래셔 무비와 달리 심리적 공포를 내세우며 보는 이의 오감을 옥죈다. 특히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매트(카일 겔너)의 얼굴에서 보이는 불안한 심리상태는 소름이 돋을 만큼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초반 점점 공포를 조성하는 오컬트적 분위기는 좋지만 중반 이후 사건을 풀기 위해 스릴러로 돌변하는 이야기의 구성은 불협화음을 들려준다. 그러므로 가끔씩 깜짝 놀라게 하는 기이한 장면들이나, 숨바꼭질이나 문소리를 이용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클래식한 공포장치들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오컬트 무비라서 그런지 <메디엄>은 전미 5500 만불을 벌어들이고,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하는 등 흥행의 불씨를 당겼다. 제작진은 이에 고무돼 디스커버리에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를 기초로 해서 2편 <헌팅 인 뉴욕> 3편 <헌팅 인 조지아>를 준비하고 있다. 과연 한국에서도 <메디엄>이 먹힐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글 :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역시 실화는 무서워.
-오컬트 무비의 진정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
-영매, 강령술 등 생소한 소재의 공포감.
-피가 나오지 않는 공포영화를 인정하지 않는 분들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분들.
-신부님 등장! (구색을 맞추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요)
14 )
bjmaximus
아무래도 한국에선 먹히기 힘들지요.   
2009-07-30 08:20
shelby8318
나는 수사물 같은 걸 좋아하는데 자주 보는 미.드 콜드케이스 4에서 어느 이야기에서 카일 겔너를 봤는데 완전 반해버렸다.   
2009-07-29 23:56
ooyyrr1004
이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군요 ^^   
2009-07-29 21:09
h39666
조금은 기대가 되는데...   
2009-07-29 20:42
ehgmlrj
예고편.. 우연히 봤는데.. 조금 그런..;;ㅎ   
2009-07-29 20:40
mvgirl
평이 조금 애매한듯...   
2009-07-29 20:18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