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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으로 잔인해진 시리즈의 최종편 (오락성 6 작품성 5)
쏘우 3D |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2005년 <쏘우>를 처음 봤을 때는 웬 ‘듣보잡’인가 했다. 저렴하게 제작돼 한탕 크게 해먹은 B급 스릴러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쏘우>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바탕으로 할로윈 시즌의 단골 시리즈를 양산하더니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반복되는 패턴의 이야기에 살인마 ‘직쏘’를 죽였다가 살렸다가 하면서 꾸역꾸역 시리즈를 연장하더니 3D 입체영화까지 이르렀다. 최종회라고는 하지만 <쏘우 3D>로 시리즈가 끝난 건 아니다. 리부트 형식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된다고 하니 잘 하면 <007>보다 더 많이 만들어질 지도 모르겠다.

6편에서 겨우 살아남은 호프만(코스타스 맨다이어)은 직쏘의 부인인 질(벳시 러셀)을 죽이기 위해 뒤쫓는다. 질은 그동안의 일을 경찰에 말하고 보호를 요청하지만, 호프만은 질을 내놓지 않으면 계속해서 희생자가 생길 것이라고 협박한다. 한편, 바비(캐리 엘위스)는 직쏘의 트랩에서 살아남은 후 책을 내고 유명인사로 떠오른다. 직쏘에게 살아남은 사람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지만 바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 호프만은 직쏘의 트랩에 바비를 가두고 또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직쏘의 게임을 눈치 챈 경찰은 바비를 찾기 위해 나서고 같은 시간 호프만은 질을 죽이기 위해 경찰서로 잠입한다.

공포영화 시리즈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둬들여 기네스에 등재된 <쏘우> 시리즈가 ‘일단’ 최종회를 맞았다. 최종회답게 1편부터 있었던 이야기를 다이제스트하게 정리하면서 지난 시리즈에 등장했던 인물들도 다시 활용한다. 특히 ‘직쏘의 트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설정을 통해 지난 시리즈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복기하는 시간도 갖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편으로의 회귀. 그동안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초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을 의식한 듯 마지막 장면을 1편과 연결하며 나름 의미 있는 엔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 역시 같은 패턴의 반복이다. 마치 게임의 미션을 풀듯 정해진 방을 돌아다니며 직쏘의 퍼즐을 푸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시간 내에 미션을 풀지 못하면 트랩에 갇힌 사람들이 처참하게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늘 그렇듯, 트랩마다 죽음에 대한 이유를 부여한다. <쏘우>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이 잔혹한 교훈적 메시지는 반복되는 패턴과 다소 엉성하게 조직된 사건 전개에도 불구하고 <쏘우>를 나름 통쾌하게 즐길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이번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3D 입체영화라는 점이다. 최근 입체영화들이 2D로 촬영한 후 컨버팅을 통해 3D로 변환하는 일이 많았지만, <쏘우 3D>는 처음부터 3D로 촬영해 입체 비주얼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쏘우 3D>만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카메라를 사용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쏘우 3D>의 3D 입체영상은 완성도가 높다. 화면 밖으로 피와 살점이 튀어나오는 장면에서는 입체영상을 많이 접한 이들도 몸이 움찔할 정도로 사실감이 있었다. 또한 몸을 뚫고 지나가는 살인 장면이나 차를 뚫고 나오는 인물 등 앞뒤 공간을 활용한 장면에서의 긴박감도 일품이다.

<쏘우 3D>는 기존 <쏘우> 시리즈의 색깔을 잘 이어가면서 3D 입체영상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장착했다. 몸이 분리되고 내장이 흘러내리는 장면들이 보다 실감나게 연출된 것은 물론 트랩이 설치된 공간의 현장감도 잘 살렸다. 하지만 괜찮은 비주얼에 비해 부실한 내용은 여전히 안타깝다. 바비가 트랩 미션을 풀어가는 과정은 매번 반복되는 과정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호프만이 질을 추적하는 과정은 엉성하게 조직됐다. 하지만 내용을 따지고 들기보다, 계속 그래왔듯 <쏘우> 시리즈 자체를 즐긴다면 만족스러운 감상이 될 것이다. 잔혹함과 게임 자체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보다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까.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확실히 취향을 타는 영화.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매력적인 작품.
-피와 살점, 내장과 신체 파편이 관객을 향해 튄다. 입체적으로다가.
-시리즈를 계속 봐온 이들에게는 정리 차원으로 한 번 권할 만도 한데.
-여전히 이야기는 부실하고 구성은 뻔하다. 반복되는 미션 해결 게임뿐.
-<쏘우> 시리즈가 보여준 특유의 잔혹함은 각오해야 한다.
-시리즈 전편을 아우르려는 의도는 좋지만, 쌩뚱맞은 결론은 어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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