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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달콤함이 전부인가요? (오락성 5 작품성 5)
꼭 껴안고 눈물 핑 | 2011년 3월 8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꼭 껴안고 눈물 핑>이란 제목만 들으면 10대 소년, 소녀들의 사랑이야기 일 것만 같다. 그러나 성급한 판단은 금물, 예상과 달리 극중 사랑은 ‘불륜’이다. 영화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아내가 있는 남자와 그 남자에게 봄바람처럼 불어 온 한 여자의 사랑을 그린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사랑과 전쟁’에서 자주 접했던 불륜이란 잣대에서 벗어나 달콤하고 싱그럽다. 더불어 첫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설렘으로 가득하다.

연극배우 찬영(이켠)은 한 가족의 가장이다. 첫사랑이자 연상이었던 미선(신동미)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지만, 남편과 아빠로서의 역할은 제로에 가깝다. 찬영은 가장 노릇을 하는 미선의 내조 덕분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을 계속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연극에 출연하는 단비(고준희)가 “너 잠깐 빌려도 될까?”라며 그에게 애정공세를 펼친다. 찬영은 그런 단비에게 아내와는 또 다른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미선은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채지만, 그 사랑의 열병이 식기만을 기다린다.

<꼭 껴안고 눈물 핑>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이란 달콤한 순간의 묘사다. 불륜을 다루지만, 그 흔한 베드신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첫사랑에 빠진 소년, 소녀처럼 달콤함 키스와 포옹만으로 순수한 순간만을 보여준다. 언제나 자유스럽고 당찬 성격의 단비는 엄마처럼 포근한 미선과는 다른 매력의 소유자다. 현실에서 잘난 것 하나 없는 찬영에게 단비는 말 그대로 ‘단비’같은 존재. 그녀를 만날수록 찬영은 현실의 중압감에서 벗어난다. 단비 또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가정을 위해 돈까지 버는 찬영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

영화는 서로에게 매력에 빠져 열병을 앓게 된 두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어느 곳에서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감정에 솔직한 단비는 영화의 바탕색을 이룬다. 그는 “내가 널 꼭 찍었어”라는 말로 찬영에게 고백을 하고, 어디서나 애정공세를 퍼붓는다. 그런 단비와 연인으로 발전한 찬영은 불륜이라는 사실을 잊고 달콤한 사랑의 늪에 빠진다. 여기에 극중에서 둘이 함께 공연하는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가 삽입되면서 사랑의 느낌을 한 층 돋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사랑의 달콤함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앞선 나머지 현실과의 괴리감도 엿보인다. 이들의 사랑은 지상에 안착하지 못하고,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렇다 할 과정 없이 사랑에 빠져버린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개연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에만 매달리는 것이 순수한 사랑이라는 강변도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선의 사랑, 찬영과 단비의 이별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현실적인 의미 또한 전하려 한다. 하지만 전달력이 약하다. 게다가 한쪽으로 편중된 묘사 속에서 이켠과 고준희의 멜로 연기조차 돋보이질 않는다. 결국 영화는 사랑의 열기를 전하려는 감독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그런 이유로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할지도 의문이다.

2011년 3월 8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싱그러운 봄바람 같은 사랑을 만끽.
-극중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도 볼 수 있는 1석 2조 혜택.
-사랑이 달콤함만 있는 것은 아니라네.
-현실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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