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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무겁기만 한 공허함 (오락성 4 작품성 3)
스톤 |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 민용준 이메일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존(로버트 드니로)은 가석방 심사관이다. 가석방 심사 자격을 원하는 죄수들은 그의 앞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반성의 기미를 보인다. 혹은 연기한다. 그의 업무는 바로 그 연기를 구분하고 진심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의 앞에 어느 날과 같이 한 죄수가 앉았다. 그는 방화죄로 검거되어 형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름은 스톤(에드워드 노튼). 그는 자신이 가석방될만한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죄를 뉘우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존은 고민한다. 그런 그의 곁에 미모의 여성이 나타난다. 스톤의 아내 루세타(밀라 요보비치)라고 했다. 죄수의 주변인과의 만남은 부적절하기에 그녀를 피하던 존은 거듭되는 그녀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그녀와 마주 앉게 된다.

<스톤>은 두 인물의 심리전을 포석으로 삼아 서스펜스의 집을 지어내는 스릴러다. 이에 위태롭게 얹혀진 여인의 관능은 서스펜스를 강화시키려는, 그리고 보다 입체적인 관계를 구성해내기 위한 한 수다. 결국 중요한 건 두 인물이 밀고 당기며 벌이는 심리적 거리감의 구도인데, 그만큼 뚜렷한 정황에 대한 묘사와 그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제시돼야 의도를 관철할 수 있는 스릴러물이란 의미다. 모호하거나 애매한 느낌의 감지 뒤에는 확실한 실물의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스톤>은 은유적인 수사로만 치장된 듯한, 결과적으로 어떠한 실물이 쥐어지지 않는 스릴러물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두 인물의 관계는 선명하지만 그 선명한 관계의 긴장감이 좀처럼 전달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취하려는 자와 그 의도를 감지하려는 자 사이의 기싸움이 수면 위의 이미지로 설명될 뿐, 깊은 서스펜스의 밑바닥으로 관객을 끌어내리기에는 호흡이 얕다.

로버트 드니로와 에드워드 노튼은 그 인상만으로도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사람의 대립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스톤>은 분명 뭔가가 있어 보이는 영화다. 그러나 끝내 그 있어 보이는 분위기 이상의 무언가를 증명하지 못한다. 메시지는 짐작이 간다. 프롤로그로부터 짐작되는 속내는 죄의식을 품은 자가 심판자의 위치를 취하고 있는 형태에 대한 문제제기로 읽힌다. 하지만 그 읽힌다라는 의미 이상의 공감을 부여하지 못한다. <스톤>은 자신이 취한 설정 이상의 깊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범작이다. 선악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같지만 모호한 선문답에 다다를 뿐, 그 고민에 관객을 동참시킬만한 자질을 얻지 못했다. 그저 물결처럼 상황이 흐르는 가운데서 바닥에 가라앉은 돌처럼 관객의 사고를 정지시킨다. 인상적인 출연진은 그만큼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지만 그 연기만으로 이 영화를 구원하기에는 너무도 버겁다. 그저 묵묵하게 감흥 없이 흐르는 사연의 끝에 무거운 공허함이 감상을 짓누르는 기분이다.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 글_민용준 beyond 기자(무비스트)    




-인상만으로 인상적인 로버트 드니로, 에드워드 노튼. 액션을 접고 관능을 입은 밀라 요보비치.
-자, 이제 긴장감을 보여줘.
1 )
jojoys
에궁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이는데다 나름 신선한 소재라 기대가 컸었는데 살짝 별로인가 보군요.. 보러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되네요.. ^^;;   
2011-10-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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