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네버엔딩 클리셰 (오락성 6 작품성 4)
네버엔딩 스토리 |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날벼락이다.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딸 낳아서 엄마 아빠 소리도 들어봐야 하는데, 뇌종양이라니.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니. 세상에 나처럼 억울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은 찰나, 바로 옆에 나타났다. 같은 날 같은 의사에서 뇌종양 통보를 받은 동주(엄태웅)와 송경(정려원)은 그렇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 동질감. 그리 나누고 싶은 동질감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자신의 장례를 스스로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송경이 동주를 끌어들이면서, 두 사람은 의도치 않은 데이트를 하게 된다.

많은 영화들이 아이디어 하나에서 출발한다. 어떤 영화는 그 아이디어가 결말에 있다. 결말을 미리 염두에 두고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이야기를 쌓아나간다. 반대로 어떤 영화는 출발지점에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영화라는 큰 그림을 완성시킨다. <네버엔딩 스토리>는 후자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녀의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내겠다는 아이디어가 출발선에 있다. 콘셉트가 뚜렷하다. 도전적인 시도 같다.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등장을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초반부는 발칙한 상상력을 풀어내며 의도한 바를 지켜나간다. 두 남녀가 놀이동산대신 납골당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맛 집 대신 장례식장 식당을 찾아가는 식이다. 송경이 동주 앞에서 수의 패션쇼를 하는 장면에서는, <귀여운 여인> 속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의 애정 행각을 비트는 묘도 발휘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죽음을 웃음으로 풀어보겠다는 회심에 찬 의지는, 아이디어가 소진되는 중반부터 방향을 잃는다. 고갈되는 아이디어를 개별 에피소드로 메워보려 하지만, 비슷비슷한 에피소드의 나열이 초반의 참신함마저 스스로 깎아먹는 역설을 보이고 만다. 위기의 상황에서 영화가 선택한 건, 아쉽게도 신파다. 고정관념을 비틀겠다고 시작한 영화가 왜 굳이 눈물로 걸어 들어가려는지 유감이다.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향하는 흔한 클리셰의 반복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네버엔딩 스토리>는 도전적인 기획에 비해 구성이 게으르고 진부한 영화가 돼 버렸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면의 외로움과 아픔을 웃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면, 조금 더 도전적이고 치밀한 시나리오가 필요했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엄태웅장가보내기추진위원회가 있다면. 250만이 넘으면 장가가겠답니다.
-시한부 삶을 소재로 한 러브스토리? 끌리는 콘셉트.
-엄태웅 정려원, 좋아보여.
-결국은 클리셰. 결말도 클리셰, 제목도 클리셰.
-의도한 바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다. 이 영화의 변심은 유죄?
2 )
spitzbz
엄태웅님은.. 연기력도 좋고.. 발전해가셨었는대.. 요즘 다작 찍으시면서 좀 무리이신것 같아요. 이영화도 볼가말까 고민만하다보니 금새 문닫네요..   
2012-01-29 02:15
jini838
관객250만 넘으면 그때가서 말 바꿀거 다 알아요~ㅋㅋ흥하길 기원합니다!   
2012-01-19 20:56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