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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 못했던 청춘들의 자화상 (오락성 7 작품성 7)
여친남친 | 2013년 2월 8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고등학생인 메이바오(계륜미), 리암(장효전), 아론(봉소악)은 한 마을에서 태어나 함께 자란 친구들이다. 우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마음 속에 사랑이 싹터간다. 메이바오는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는 리암을 사랑한다. 하지만 리암은 메이바오에게 친구 이상의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아론이다. 아론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메이바오에게 숨겨온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2000년대 들어와 국내에서 개봉했던 대만 영화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필두로 순수한 사랑을 담은 멜로 영화가 대부분 이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관객을 만났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은 ‘대만판 <건축학개론>’이라 불리며,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를 전했다. 동시대를 배경으로 세 친구의 사랑을 그린 <여친남친> 또한 멜로 영화의 외피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풋풋함과 거리가 멀다. 영화는 1990년대 대만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세 인물들에게 고등학생 시절은 첫사랑의 추억 대신 자유가 없는 억압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사가 깡그리 무시되는 학교 시스템에 저항한다. 세 인물들은 자신들의 저항 정신을 어떻게 표출할까에 집중한다.

<여친남친>은 시대적 배경을 탄탄하게 다진 후 세 인물들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양야체 감독은 이들의 삼각관계를 보여주며 그 당시 대만의 억압된 시대적 분위기를 전한다. 서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만 정작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자유를 부르짖고 싶지만 그렇지 못했던 대만 사람들의 상흔이 엿보인다. 동성애, 불륜 등 강한 소재를 차용한 영화에서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이 전해지는 건 세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특히 계륜미의 연기가 돋보인다. 발랄하고 터프한 10대 소녀에서 성숙미를 자랑하는 20대 여인에 이르기까지, 사랑과 우정을 모두 놓치려 하지 않는 메이바오의 복잡한 심경을 잘 전달한다. 첫사랑 소녀의 이미지가 다분했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샤오위 때보다 연기의 폭이 더 깊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킬 수는 없지만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여친남친>은 대만 영화의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2월 8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대만의 여신 계륜미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
-1990년대 대만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첫사랑의 풋풋함을 전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사실.
- 장효전, 봉소악을 고등학생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1 )
billrb
이런 영화가 있었네요..신세계 스토커에 정신이 팔려서 모르고 있었네요   
2013-02-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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