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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지루한 사랑의 세레나데 (오락성 5 작품성 6)
비러브드 | 2013년 2월 18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구두 판매원인 마들렌(루다빈 새그니어)은 우연히 체코 의사 자호밀(라디보제 부크빅)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곧바로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프라하에서 신혼살림을 차린다. 신혼의 단꿈도 잠시, 자호밀은 바람을 피우고 그녀는 딸과 함께 파리로 돌아온다. 30년 후, 마들렌의 딸 베라(키아라 마스트로야니)는 우연히 런던에서 밴드 드러머 핸더슨(폴 슈나이더)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베라는 핸더슨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베라와 연인사이인 클레망(루이스 가렐)은 그녀의 마음속에 핸더슨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한편, 어느덧 노년이 된 마들렌(까뜨린느 드뇌브)은 자호밀(밀로스 포먼)과 밀회를 즐기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파리에서> <러브 송> 등을 연출했던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은 그동안 작품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제시해왔다. 신작 <비러브드> 또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영화다. <러브 송>에서 갑작스럽게 연인과 이별을 맞이한 한 남자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 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30년을 사이에 두고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모녀를 통해 사랑을 논한다. 전작과 다르게 주체는 바뀌었지만 사랑과 실연의 아픔을 뮤지컬 형식으로 보여주는 건 똑같다. 특히 뮤지컬 차용은 인물들의 감정을 풍족하게 전달 되게 하는 매개체로 유용하게 쓰인다. 후반부 까뜨린느 드뇌브가 읊조리는 가사는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남겨진 자의 슬픔을 대변한다.

<비러브드>가 뮤지컬 방식을 차용했다고 해서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의 화려함까지 옮긴 것은 아니다. 귀를 휘감는 사운드와 현란한 춤사위는 보기 힘들다. 대사 또한 여러 번 곱씹어야 담긴 뜻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철학적인 톤이 강하다. 불륜이나 동성애 등 범상치 않은 모녀의 사랑 이야기도 넓은 포용력이 있어야 이해 가능하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가 눈에 익은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로 느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배우들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쉘부르의 우산>에서 멋들어진 노래와 연기를 선사했던 까뜨린느 드뇌브와 실제 그의 딸인 배우 키아라 마스트로야니의 앙상블이 매력적이다. <러브 송>에 출연했던 루다빈 새그니어와 루이스 가렐의 모습도 반갑다. 여기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만 감독의 연기도 한 몫 더한다.

2013년 2월 18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할리우드 배우보단 프랑스 배우가 좋다는 관객들
-낭만의 도시 파리를 2시간동안 감상할 수 있는 기회
-프랑스 영화만 보면 눈꺼풀이 무거워 진다는 관객들
-<레미제라블>과 같은 뮤지컬 장면을 기대한다면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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