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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오락성 4 작품성 7)
모래가 흐르는 강 | 2013년 3월 29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2009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내성천 상류에 영주다목적댐 공사가 시작된다. 수해 예방,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경제발전을 이유로 공사를 강행한 정부의 결정에 내성천은 점점 병들어 간다. 하천주변에서 살았던 수달, 먹황새, 원앙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들은 하나 둘 씩 떠나고 영주댐 건설로 인해 마을이 잠길 위기에 놓인 주민들은 저마다 한탄 섞인 목소리를 낸다. 2003년 천성산 KTX 터널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던 지율 스님은 4년 동안 파괴된 내성천 주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모래가 흐르는 강>은 <트루맛쇼> <MB의 추억> 등과 달리 다채로운 편집 기법이나 독특한 내레이션이 없다. 있는 그대로를 성실하게 카메라로 담는다. 지율 스님은 병들어가는 내성천의 모습을 기록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느리지만 꼼꼼하고 담담하게 기록하는 방식은 4대강 사업의 심각한 문제를 고발하는 동시에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댐 공사 전과 공사 후 대비되는 내성천의 모습, 공사로 인해 어두워져만 가는 마을 주민들의 얼굴, 무분별한 벌목으로 벌거숭이가 되어버린 산, 더 이상 동물들이 찾아오지 않는 습지 등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잘못된 선택이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실하게 전한다.

영화는 4대강 사업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이 사라져가는 아쉬움도 담는다. 지율 스님은 마치 연어가 산란을 위해 자신의 고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듯 낙동강의 상류인 내성천으로 향한다. 누군가에게 고향이자 삶터였던 하천 본래의 모습이 없어지기 전에 모든 걸 담아내려 노력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내성천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려는 지율 스님의 바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투박한 촬영기법이나 들쑥날쑥한 이야기의 배치 때문에 때때로 집중력이 떨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인간들의 탐욕으로 상처 입은 강을 향해 사죄하고, 강이 치유되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지율 스님의 진심은 오롯이 전달된다.

2013년 3월 29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직접 눈으로 본다.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로서 새로운 시도는 없다.
-4대강 사업이란 말만 들어도 울화통이 터지는 분들.
1 )
luckman7
우리가 상기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을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는 것. 왜 우린 알면서도 그것을 놓치고 있을까요? 작고 하잖은 것에 대해 조금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입니다   
2013-03-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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