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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 어우러지지 못한 아이디어의 파편들 (오락성 3 작품성 4)
신촌좀비만화 | 2014년 5월 9일 금요일 | 김현철 기자 이메일

감독: 류승완, 한지승, 김태용
배우: 이다윗, 박정민, 손수현, 박기웅, 남규리, 김수안
장르: 옴니버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7분
개봉: 5월 15일

시놉시스

<유령>
학업도 취업도 관심 없는 고등학생 승호(이다윗)는 인터넷 사령카페에 빠져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여우비(손수현)를 짝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우비는 단체 톡에서 다른 멤버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그녀를 걱정하던 승호에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승호는 또 다른 카페 멤버 비젠(박정민)과 함께 그녀를 돕기로 결심하고 신촌으로 향하는데...

<너를 봤어>
치료제 개발로 인간과 좀비 출신 치료자들이 공존하게 된 세상에서 좀비 치료자들은 기억을 지우는 약을 먹으며 노예처럼 살아간다. 좀비 치료자들이 일하는 공장의 작업반장 여울(박기웅)은 유난히 그들을 경멸하지만, 여자 좀비 치료자 시와(남규리)는 그를 졸졸 쫓아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시와가 과로로 쓰러지고 작업반장 여울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찾아간다. 그렇게 단 둘이 마주하게 된 순간, 여울은 잊고 살았던 기억을 되살리는데...

<피크닉>
엄마와 자폐증을 가진 여섯 살 동생 동민과 함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여덟 살 수민(김수안)의 유일한 즐거움은 이불 속에서 만화책을 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수민이 아끼는 만화책을 망가뜨리자 그녀는 엄마와 자신을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엄마 몰래 동생과 둘만의 소풍을 위해 먼 길을 나선 수민은 아무도 없는 절에 동생을 남기고 돌아서는데...

간단평

<신촌좀비만화>는 세 감독이 연출한 세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영화다. 신촌 사령카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유령>은 어린 살인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관찰하듯 찬찬히 보여준다. 그러나 카메라가 선택해 비추는 장면들은 하나같이 폭력과 위악으로 가득해 오히려 중립성을 잃는다. <너를 봤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재인 좀비를 활용하여 남녀의 멜로를 그린다. 하지만 이미 <웜 바디스>가 보여준 ‘인간과 좀비의 사랑’이라는 쿨하고 귀여웠던 파격을 답습하지도 못한 채 흔한 기억상실 멜로와 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보여줄 뿐이다.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건 <피크닉>의 김수안이 선보이는 자연스럽고 디테일한 연기다. 그러나 영화의 톤을 깨뜨리는 후반부의 장난스런 반전은 관객을 위한 이야기보다 기술적 시도가 앞선 세 영화의 본질적 한계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현실에 존재하는 단어와 상상 속의 단어가 적절히 어우러진 <신촌좀비만화>라는 제목은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신촌좀비만화>의 세 작품은 옴니버스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하나의 테마를 이루지 못한 채 떨어져 있다. 각각의 제목을 <신촌> <좀비> <만화>로 나누어 대신해도 될 정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외따로 빛나지 못하고 세 작품을 잇는 유일한 공통점인 ‘3D’라는 기술적 과제에 치인 아이디어의 파편에 그치고 만다.

2014년 5월 9일 금요일 | 글_김현철 기자(무비스트)




-할리우드와는 다른 3D의 일상적 활용.
-마이너하고 생뚱맞은 이야기에 끌린다면.
-김수안의 정말 아이다운 아역 연기.
-3D영화의 스펙터클을 기대한다면.
-단편에서 기대하는 특별함의 부재.
-선혈이 낭자하는 것보다 불쾌한 악취미에 가까운 잔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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