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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그 힘차고 놀라운 기적 (오락성 7 작품성 8)
와일드 | 2015년 1월 15일 목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감독: 장 마크 발레
배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개비 호프만, 찰리 베이커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5분
개봉: 1월 22일

시놉시스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는 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려 한다. 하지만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온몸을 다해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셰릴 스트레이드는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을 포기한 채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간다. 그녀는 엄마가 자랑스러워했던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위해 수 천 킬로미터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한의 공간 PCT를 걷기로 결심하는데...

간단평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진 신발 한 짝에 분노하며 나머지 한 짝마저 집어던지는 셰릴 스트레이드는 스스로를 파괴해 온 여자다. 엄마를 잃은 슬픔에 삶의 길을 잃어버린 셰릴 스트레이드는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액자에 걸린 자연으로 도피를 결정한다. 하지만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그녀의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탈수와 기아, 신변의 위협보다 그녀를 더 괴롭히는 건 언제든 원하면 그만둘 수 있다는 삶과 여정의 유사성이다. <와일드>는 주인공의 여로를 단순히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함께 걷도록 배려하기에 더욱 특별한 로드무비다. 영화는 녹초가 된 셰릴 스트레이드가 농담처럼 중얼거리는 혼잣말조차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듣는다. 또한 셰릴 스트레이드의 현재와 과거를 임의로 넘나들지 않고 셰릴 스트레이드가 스스로 기억을 되돌아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셰릴 스트레이드는 비상용 호루라기, 카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같은 시각적, 감정적 매개체를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속도에 맞춰 PCT를 찾은 이유가 파악된다. 그녀와 함께 과거를 체험하는 과정은 각자의 잠재된 기억을 점화시키고 그녀가 발견한 삶의 의미는 각자의 삶과 연동되어 가슴 뛰게 한다. 인생의 절망적인 면모만을 잔인하게 열거하던 셰릴 스트레이드는 지금 야생초의 풀 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현존이 얼마나 힘찬 기적인지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와일드>는 직접 체험이 아니고서는 느끼기 힘든 유한한 삶의 아름다움을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한다.

2015년 1월 15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삶의 용기를 주는 셰릴 스트레이드의 PCT 방명록.
-PCT에서 직접 촬영한 멋진 풍경.
-인생의 무게를 덜어내는 지혜.
-못 다한 효도로 인해 아픈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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