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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작가주의 감독’ 전수일의 10번째 영화 (오락성 2 작품성 6)
파리의 한국남자 |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전수일
배우: 조재현, 팽지인, 미콴락
장르: 로드무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86분
개봉: 1월 28일

시놉시스

‘상호’(조재현)는 1년째 파리의 뒷거리를 전전하고 있다. 1년 전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차 파리에 왔던 게 화근이었다. 잠깐 담배를 사러 나갔다 온 사이에 카페에 있던 아내(팽지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아내의 행방은 묘연했다. ‘상호’는 그때부터 파리의 사창가란 사창가는 모조리 다 뒤지며 아내의 행방을 좇았다. “이 여자를 본 적 있나요?” 수작을 거는 창녀들을 제치며 그는 아내를 찾고 또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창녀인 ‘창’(미콴락)을 만난다. 한국에서 태어났노라는 그녀와 ‘상호’는 이야기를 나눈다. “아내를 찾으면 뭘 할 건가요?” ‘창’이 묻자 ‘상호’는 대답한다. “함께 한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제 아내니까요.” 그리고 ‘상호’는 ‘창’의 집을 나서서 다시 프랑스를 떠돈다.

간단평

“독립적인 작가 감독”, 영화평론가 강소현은 전수일 감독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본인이 직접 ‘동녘필름’이라는 제작사를 차려 제작, 연출, 배급, 상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전수일 감독은 ‘독립적으로’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한 영화들을 연출해왔다. 그의 영화에 대해 국내외 평단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일관성과 독창성을 기준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서구에서는 전수일 감독의 영화를 호평했던 데 반해 국내의 평가는 다소 냉담했다. 그럼에도 전수일 감독의 성실한 작가 정신은 계속되어 그는 10번째 작품인 <파리의 한국남자>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1997년 <내 안의 부는 바람>으로 시작했으니 2년에 한 편 꼴로 장편영화를 연출한 셈이다. 전수일 감독의 영화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희박한 서사’와 ‘로드무비의 형식’, 그리고 ‘실향민의 정서’가 그것이다. <검은 땅의 소녀와>를 제외하면 그의 영화에는 인물 간 갈등이나 행동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이 어딘가를 향해 고통스레 여행한다. 롱테이크, 롱샷, 그리고 핸드헬드 기법으로 조명된 인물들은 풍경 속에 얹혀 있다. 또한 그들은 끝끝내 고향, 이상적인 공간에 다다르지 못한다. 설사 도달했더라도 그곳은 예전의 그 고향이 아니다. <파리의 한국남자> 역시 마찬가지다. ‘상호’는 아내를 찾기 위해 파리에서 노숙하며 전전하지만 그 곳에서 그는 철저히 이방인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불분명한 가운데 그는 술에 취해 있다 아내의 잔상을 놓친다. 아내를 찾지 못한 그에게 한국은 예전의 그 곳이 아니다. 그에게 고향은 없다. “작가는 한 가지 이야기만을 끊임없이 변주해서 내놓을 뿐이다.” 혹자의 이 말은 어쩌면 전수일 감독의 영화를 요약하는지도 모른다. 전수일 감독의 <파리의 한국남자>는 자신이 유학했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10번째 자기몰입적인 영화다.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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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줄어든 작가주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플롯있는 영화, 이해되는 영화에 익숙하다면.
-이상심리자로 묘사되는 여성상을 싫어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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