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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비밀을 지닌 채 멀쩡한 ‘척’, 우아 떠는 가족 (오락성 6 작품성 7)
해피엔드 | 2019년 6월 23일 일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미카엘 하네케
배우: 이자벨 위페르, 장-루이 트린티냥, 마티유 카소비츠, 팡틴 아흐뒤엥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6월 20일

시놉시스

엄마와 단둘이 살던 ‘에브’(팡틴 아흐뒤엥). 엄마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자 아빠 ‘토마스’(마티유 카소비츠)는 ‘에브’를 가족과 함께 사는 칼레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에브’는 아빠의 두 번째 부인과 의붓남동생, 고모 ‘앤’(이자벨 위페르)와 사촌 오빠 ‘피에르’ 그리고 할아버지 ‘조르주’(장-루이 트린타냥)를 만나고 가족의 일원이 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새 가족을 지켜보던 ‘에브’는 우연히 그들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는데…

간단평

노거장 미카엘 하네케에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외국어상의 영광을 안겨줬던 <아무르>(2013) 속에는 아내를 손수 존엄사 시키는 남편 '조르주'(장-루이 트린타냥)가 등장한다. 그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신작 <해피엔드>를 좀 더 흥미롭게 지켜볼 것 같다. 극 중에 아내를 먼저 보낸 또 다른 '조르주'가 등장하는데, 그 딸로 나오는 배우 역시 <아무르>에서 부녀 관계를 연기했던 이자벨 위페르이다. 이렇듯 영화는 전작과 기이한 연장선 상에 놓여 묘한 기시감을 형성한다.

프랑스 칼레 지방의 유력 가문인 '로랑'가의 구성원들을 중심에 놓은 <해피엔드>는 그들이 지닌 비밀을 건조하게 한 꺼풀씩 벗겨 나간다. 별거 아닌 거로 취급될 수도 한편으론 경악할 수도 있는 사연들인데 하네케는 조용하고 집요하게 그들의 모습을 좇을 뿐. 개입을 자제하고 멀찍이 바라보는 모양새다. <해피엔드>에서 주목할 지점은 감독이 영화 속에 여러 디지털 매체를 도입, 상당 부분 대사의 역할을 대체했다는 것이다. 하네케 자신이 "요즘 사람들은 SNS에 자기 행동을 고백하기 바쁘다. 마치 교회의 역할을 대신한 느낌이다"라고 밝힌 인터뷰에서 읽히듯 <해피엔드>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소통 수단이 범람하는 시대에 오히려 소통을 차단한 혹은 차단당한 현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시도한다.


2019년 6월 23일 일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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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의 노거장 미카엘 하네케의 신작. 그의 집요한 인간 본성 고찰을 응원한다면
-가정의 일원 중 누구를 집중해 관찰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과 감상을 맛 볼지도
-우아한 척, 괜찮은 척, 위선 떠는 상류층 가정? 블랙 코미디를 예상했다면
-디지털 매체 시대, 소통의 모습에 주목한 노거장.. SNS 사용 실태의 본격적인 해부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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