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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신혼부부 잔혹사 (오락성 6 작품성 7)
비바리움 | 2020년 7월 16일 목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로르칸 피네간
배우: 이모겐 푸츠, 제시 아이젠버그
장르: SF, 공포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98분
개봉: 7월 16일

간단평
‘내 집’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신혼부부의 잔혹사라고 불러볼 만한 영화가 나왔다. 이모겐 푸츠, 제시 아이젠버그 주연의 <비바리움>이다. 특별한 능력은 없어도 제 밥벌이 정도는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연인 ‘젬마’(이모겐 푸츠)와 ‘톰’(제시 아이젠버그)은 결혼을 계획한다. 두 사람은 함께 살 집을 찾던 중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부동산중개인 ‘마틴’(조나단 아리스)을 만나고, 도심 외곽에 위치한 ‘욘더’라는 독특한 마을을 소개받는다. 그러나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생김새의 집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기묘한 공간에서 탐탁지 않은 감정을 느낀다. 어느덧 ‘마틴’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연인은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같은 ‘욘더’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없다. 좌절에 빠진 순간, 두 사람 앞에 상자에 담긴 갓난아기가 배달된다. ‘아이를 키우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메모와 함께. 정말, 그럴까?

수수한 마음으로 그저 함께 사는 행복을 그려봤을 뿐인 젊은 연인이 순식간에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던져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SF, 공포 드라마로 분류해볼 만한 <비바리움>의 이야기는 흡사 2020년을 살아가는 현실 연인을 빗댄 지독한 풍자처럼 느껴진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고통스러운 양육, 세상과 고립된 가정이라는 세계에 갇혀버린 자신, 산뜻하던 연애 감정을 완전히 소거하는 지쳐버린 관계 안에서 두 사람은 점차 말라간다. 암담한 이야기와는 대비되는 솜사탕 같은 색감의 영상이 작품의 독특한 정서를 부각한다. 초반 설정을 대부분 드러낸 뒤부터는 이야기가 같은 곳을 맴도는 듯한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배달된 갓난아기가 자라나 특정 등장인물과 모종의 관계를 드러내는 작품의 마지막은 여러 해석을 곁들여볼 만한 흥미로운 여지를 남긴다. 아일랜드 출신 로르칸 피네간 감독이 연출했다.

2020년 7월 16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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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출산… 평범한 인간사를 들여다보고 자기 방식으로 빗대는 예술품(영화)의 독특한 관점은 언제나 환영이라면
-‘내 집 마련’에 미쳐있는 요즘이라면, 특히 ‘영끌’로 집 산 30대라면, 미래 불안감 자극하는 아연실색할 만한 공포 영화로 적격일 듯
-곧 결혼할 거고, 되도록 출산도 빨리하려는데… 경험한 적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한 묘사는 아직 접하고 싶지 않다면
-한 곳을 맴돌면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공간적 속박, 심리적으로 지나치게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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