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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황금기 할리우드의 민낯 (오락성 8 작품성 8)
맹크 |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데이빗 핀처
배우: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콜린스, 알리스 하워드, 톰 펠프리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1분
개봉: 11월 18일
간단평
할리우드의 각본가인 ‘맹크’(게리 올드만)는 상대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독설을 늘어놓는 괴짜에다 알코올 중독자이지만 재능 덕에 대형 제작사 MGM에 들어간다. 영화산업이 시작된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할리우드지만, 그곳 또한 1930년대 대공황이 불러일으킨 거센 변화의 물결은 빗겨가지 못한다. 빈부격차는 곧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미디어 거물 ‘랜돌프 허스트’(찰스 댄스)의 영향 아래 영화는 프로파간다로 점차 변질되어간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아버지 잭 핀처가 생전에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한 <맹크>는 사회비평가이자 <시민 케인>(1941)의 각본가 허먼 J. 맹키위츠를 조명한 흑백영화다. 영화는 1930~40년대 그 어느때보다 찬란했던 할리우드 황금기의 민낯을 ‘맹크’를 통해 냉소적이고 신랄하게 들춰낸다. 대공황으로 불거진 미국의 보수화는 할리우드를 서서히 잠식하고, 이는 고스란히 영화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의 재료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은 격랑의 한가운데 놓인 ‘맹크’의 시선과 대사로 전달되는데, 엄청난 대사량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경쾌한 리듬을 놓치지 않는다. 유머와 지성으로 가득 찬 대사는 쫀쫀함이 일품이고, 재즈 음악은 리드미컬하게 대사와 맞물린다. 여기에 흑백영상이 합세하며 고전 할리우드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오롯이 사운드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두가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더불어 주연 게리 올드만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마리온 데이비스’의 위태로운 내면을 기대 이상으로 표현해낸다.

당시 미국의 분위기나 영화사에 대한 정보가 뒷받침된다면 감상이 풍요로워지지만 없어도 이해하는 데는 무방하다. 최근 개봉한 <힐빌리의 노래>와 마찬가지로 드물게 극장에서 개봉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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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드라마와 연출로 내놓는 작품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시키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신작 당연히 챙겨볼 생각이었다면
-유머와 지성을 동시에 갖춘, 거기에 리듬까지 놓치지 않는 ‘맹크’의 달변에 어느새 감탄하게 될지도
-잠깐의 공백도 없이 쏟아지는 대사를 완벽하게 따라가기 만만치 않을 수도
-영화가 <시민 케인>의 탄생 과정보단 당시의 할리우드를 묘사하는 데 주안을 둔 만큼 전자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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