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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함을 넘어 충격적인 (오락성 8 작품성 7)
| 2022년 7월 11일 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알렉스 가랜드
배우: 제시 버클리, 로리 키니어, 파파 에시두
장르: 드라마, 공포, SF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0분
개봉: 7월 13일

간단평
남편의 죽음 이후 '하퍼'(제시 버클리)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한적하고 아름다운 영국의 한 시골 마을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집 주변의 숲에서 온 정체 모를 존재가 ‘하퍼’를 따라다니고 ‘하퍼’는 이내 끔찍한 공포에 빠진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탄생과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유럽의 ‘그린맨’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멘>은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 15년 전부터 구상해온 이야기다. <엑스 마키나>(2015),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 등 여성의 성장과 강인함에 중점을 두고, SF적 상상력과 호러를 결합한 독특한 결과물을 선보여온 감독의 방식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효하다. ‘멘’(Men)이라는 노골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장르물의 외피 아래서 젠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여성(‘하퍼’)은 초자연 호러와 신체 변형이라는 기이한 장치로 대변되는 남성의 물리적, 정신적 학대에 끊임 없이 시달리고 저항한다.

<멘>과 비슷한 시기 개봉을 앞둔 <로스트 도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제시 버클리와 이번 작품에서 1인 9역을 맡은 로리 키니어의 연기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제시 버클리의 인장 같은 신경질적이고 오만한 얼굴은 절대 순종하지 않는 ‘하퍼’와 잘 맞아떨어진다. 더 놀라운 건 로리 키니어다. 키니어는 ‘하퍼’의 남편을 제외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남성 캐릭터를 맡았는데 동일 인물이라고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영화의 소름 끼치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감독의 기이한 상상력과 두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가 집약된 결말부는 강렬함을 넘어 충격을 안겼던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2021)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언더 더 스킨>(2014), <유전>(2018), <미드소마>(2019), <라이트하우스>(2019) 등 완성도 높고 개성 강한 호러를 다수 제작한 A24의 신작이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7월 11일 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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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비주얼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알랙스 가랜드 감독의 SF 호러 <엑스 마키나>와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만족스럽게 관람했다면
-이혼하자는 이야기에 죽겠다고 위협하는 남편과 동네 남자들의 가스라이팅… 보는 것만으로 짜증이 확 솟구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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