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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 스핀킥을 날리다!
슈팅 라이크 베컴 | 2002년 7월 12일 금요일 | 정성렬 이메일

영화의 감독인 거린더 차다 감독이 무대에 올라섰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은 감독은 간단하게 인사했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또한 이렇게 큰 국제 영화제에 제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좋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웃음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아마 자막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겠습니다. 저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이번 월드컵 경기도 모두 챙겨 보았습니다. 월드컵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이 영화를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슬슬 월드컵 중독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할 것도 같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제시는 인도계 영국 소녀로 공원에서 남자들에게 섞어 축구를 즐기고 머리 속에는 온통 축구스타 "베컴"에 대한 생각 뿐이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베컴 만큼 화려한 스핀킥을 날리는 것. 그렇지만 전통적인 인도 문화를 숭상하는 집에서 그녀는 트러블 메이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언니의 결혼식을 망치는 꼬투리를 제공하고, 집안 갈등의 주축으로 시련과 고통을 당하지만, 결국 제스빈더 선택은 축구에 대한 사랑으로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거부한다.

감독의 의지가 담긴 <슈팅 라이크 베컴>은 인도계 영국인으로 살아가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문화적, 민족적, 성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유쾌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문화적인 이질감으로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아버지의 상처와, 경기 도중 유색인이란 이유로 억울한 퇴장을 당해야 하는 소녀를 통해 약한자의 설움 혹은 피부 색깔의 차이에서 오는 편견과 갈등에 대해 보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보여주고자 애쓰고 있다. 그것은 결국 감독 자신의 고단한 현실을 드러낸 거울이고, 또한 그녀 자신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회의 모습이었으리라. 하지만 정작 이러한 씁쓸함은 '웃음과 스포츠'라는 두 가지 즐거움으로 절대 우울하거나 힘들어 보이지 않도록 포장해 보다 깊이 느끼고 이해하도록 배려한다.

포스트 월드컵 신드롬에 대한 영화제의 배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슈팅 라이크 베컴>은 단순히 제목을 통해서 축구영화겠거니 혹은 베컴이 주인공으로 나오겠거니 했던 이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분명하다. 어쩌면 다행스러운 것은 이 영화가 현재 정식 수입절차를 밟아 국내에서 일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제에서의 관람을 놓친 이들이라면, 일반 상영관을 찾아 한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덧말 : 영화 속에는 실제 베컴이 등장한다.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던 베컴은 즐겁게 출연에 응했을 뿐만 아니라, 작업 자체를 즐겼다는 후문이다. 또한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실제 배우들을 기용했으며, 특별한 훈련을 거쳐 꽤 훌륭한 축구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 축구 코치로 등장하는 조나단 라이스 메이어스는 <벨벳 골드마인>에서 화려한 미모를 선보였던 배우. 깃털과 요란한 장식 없이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3 )
ejin4rang
그런대로 볼만했다   
2008-10-16 16:00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33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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