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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루스 소울 오브 맨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블루스의 향연 | 2004년 5월 11일 화요일 | 김작가 이메일

억압받던 흑인들의 애절한 감정을 노래한 블루스
억압받던 흑인들의 애절한 감정을 노래한 블루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통해 색다른 음악영화 한편을 선보였던 빔 벤더스. 음악을 빼앗겼던 쿠바의 암울했던 역사와 뮤지션들의 참담한 삶이 절묘하게 교차되는 순간 늙고 추리한 할아버지들이 들려주는 노래는 가슴을 파고들었다. 지금도 그때의 그 감동이 가시지 않고 아련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4년 후 이번에는 빔 벤더스가 쿠바 음악 못지 않은 질곡의 세월을 거쳐온 블루스의 선율을 들려준다. 기타 하나면 어느 곳에서나 애잔하게 울려 퍼지던 블루스의 역사가 가녀린 음색과 함께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다.

블루스는 19세기 중엽 억압받고 차별 받던 미국 흑인들 사이에서 생겨난 음악이라고 한다. 노예시대 흑인들의 노동가나 영가 등 주로 집단적으로 부르던 민요가 개인적인 노래로 바뀌면서 오늘날의 블루스가 된 것이다. 때문에 블루스에 흑인들의 고난에 찬 일상과 슬픔 그리고 고뇌가 담겨있는 건 당연한 일. 훗날 이 블루스의 음악적 특징이 재즈의 음악적 바탕이 됐다고 한다. 영화는 블루스의 근원인 남부 개척지의 노예 집단으로부터 미국 대륙을 종단하여 블루스가 자리잡은 흔적을 쫓아간다.

빔 벤더스는 블루스가 개인적이고 대중화된 음악형식으로 자리잡는 과정 그리고 그 역사 속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세 명의 뮤지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생 길거리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블라인드 윌리 존슨, 그리고 앨범 한 장 내고는 극적으로 33년 만에 병원에서 발견되어 역사적인 공연에 합류한 스킵 제임스, 마지막으로 새로운 세대의 변화를 노래했지만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J.B. 르누아르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역사를 쫓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이미 세상을 뜬 사람들이었고 스킵 제임스와 블라인드 윌리 존슨의 자료 화면이 없어 어쩔 수 없이 1920-30년대 상황을 재현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대한 그 시대에 가깝게 재현하기 위해 가장 오래된 카메라로 촬영한 그 장면은 실제 기록화면인지 재현한 화면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영화는 과거의 기록영상과 재현 영상 그리고 당시 그들이 불렀던 노래들을 리메이크해 부르는 현재 뮤지션들의 영상까지를 넘나들며 블루스의 역사를 서술한다. 다큐와 가상의 다큐의 접목이 시도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들이 들려주는 노래 중 가장 공감하게 되는 건 바로 직설적인 가사다. `저 여자의 남자가 되느니, 차라리 악마가 되겠네` 라고 읊조리는 스킵 제임스의 노랫말처럼 때로는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들이 들려주는 노래들은 대체적으로 애절하다. 이건 바로 블루스의 기원과 맞닿아 있으며 학대받고 차별 받던 당시 흑인들의 삶의 반영이다. 때문에 블루스와 그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약간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당시 사회가 어떻게 흑인들을 차별했는지 왜 흑인들이 그렇게 슬프고 애절한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는지 함께 곁들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때문에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느꼈던 감동에 못 미치는 느낌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마틴 루터 킹의 연설장면이나 KKK단의 행렬장면은 너무 조촐한 상징이 되어버린다.

사실 필자는 블루스에 대해,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33년 만에 병원에서 발견된 스킵 제임스가 예전의 실력 그대로 다시 무대에 선 모습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음악의 울림과 한 인간의 삶이 동시에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그리고 과거여행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현재를 통해 이제는 흑인뿐만 아니라 인종에 상관없이, 성별 구분 없이 블루스가 불려지는 장면 또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변두리의 지치고 슬픈 영혼들의 위안이었던 불루스가 이제는 일상에 지친 대중들을 위로하는 순간이다. 영화 한 편이 그야말로 노래로 가득 채워진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한다고 할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반면에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조심하시라 여차하면 자장가로 그만인 음악이 바로 블루스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3 )
ejin4rang
음악이 아름답네요   
2008-10-15 16:54
callyoungsin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면 좋은 영화겠지만 관심없는 분이라면 재미없을듯   
2008-05-16 15:35
qsay11tem
음악이 아주 좋네요   
2007-11-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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