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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2
겁나먼 왕국에서 벌어지는 겁나게 재밌는 이야기 | 2004년 6월 15일 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기존의 디즈니 만화영화가 흩뿌렸던 지고지순한 이야기의 관습을 360도 뒤돌려 차기하며 한껏 조롱한 동화계의 아웃사이더 슈렉이 다시금 돌아왔다. 동화책을 북북 찢어 똥딱지로 활용하더니 급기야는 그림의 떡에 다름 아닌 피오나 공주와 결혼에까지 골인한 그 배불 댁이 녹색 괴물이 말이다. 당 영화 <슈렉2>는 바로 이들의 결혼 후일담을 얘기한다.

게다, 쌍수로 환호작약했던 원편의 아우라가 혹시나 잊혀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의 발로에서 자신을 초개처럼 버리고 재탕에 그치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몸소 보여줬던 종래의 허접한 속편들과는 달리 전편과 빗대도 전혀 꿀리지 않는 가공할 만한 웃음보따리를 가열차게 펼쳐 보이며.

전편에 이어 엽기적 행동을 단꿈과 같은 신혼여행길에서도 서슴지 않고 감행하는 슈렉(마이크 마이어스) 피오나(카메론 디아즈) 커플의 여정으로 포문을 여는 영화는 속세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세상사의 지난함에 이들을 위치시키며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어딜 내놔도 쪽팔릴 수밖에 없는 두 연인의 외모와 슈렉의 출신성분과 배경이 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슈렉의 장인 장모와 그들의 나라 겁나먼 왕국의 사람들은 이 요상한 커플을 보자마자 당근지사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겠지!

“어절씨구, 우짜자고 저런 못생긴 괴물이 우리 공주(님)의 배필이 됐지? 그나저나 피오나 공주의 얼굴은 왜 또 저 모양이야?”

이후 영화는 이 같은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이들의 피나는, 하지만 보는 이들에겐 무지하게 즐거운, 고군분투기를 버라이어티한 쇼를 방불케 하는 재미에 실어 보여준다. 특히, 전편에 비해 풍성해진 캐릭터들의 면면은 그 쇼의 하이라이트다. 막대한 역할의 비중이 속편에 가세한 캐릭터로 인해 줄어들긴 했지만서도 여전히 누가 뭐래도 당 영화의 주인공인 슈렉과 피오나의 매력은 한결같고, 수다쟁이 동키의 능청스러움도 소문과 달리 덜해지지 않았다.

허나, 이 쇼의 출연진 중 관객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을 복병은 안토니와 반데라스가 목소리 연기 한 ‘장화 신은 고양이’다. 슈렉의 적군이었다가 아군으로 돌변한 이 넘의 고양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선보이는 필살기는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기만 해도 앙증맞고 귀여워 미칠 것 같은 이 녀석들이 <지상에서 영원으로>, <스파이더맨>, <반지의 제왕>, <미션 임파서블>, <에이리언> 등 명장면의 주인공이 돼 영롱 발칙한 패러디의 향연을 펼치니 뭐 거의 말 다했다 볼 수 있다. 특히, 애처롭게 보이기 십상인 우리의 피노키오가 박진감 넘치는 <미션 임파서블>의 음악과 함께 당당당 줄에 매달려 톰 크루즈의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은 ‘코오~~’ 하며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압권이다.

동화와 디즈니 영화가 설파했던 달콤한 환상을 작심하고 과감하게 엎어버림으로써 단순한 눈요기 차원의 즐거움 이상을 전해준 <슈렉>의 후속타 <슈렉2>가 겨냥한 이번 풍자 대상은 좀더 영역을 넓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죄다 상품으로 환산하며 눈에 보이는 건만이 최고요 장땡이라 누누이 말씀하시는 할리우드와 비벌리힐스다. 끊임없이 내달리는 엔터테인먼트한 에피소드의 융단폭격으로 짜임새 있게 관장되지도 후두부를 강타하는 전편만큼의 통렬함에도 미치지는 못하지만 영화는 파편적으로나마 여전히 조롱의 시선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러한 전차로 본 필자, 나이 든 어르신네건 나이 안 든 얼라들이건 계층과 성별 연령을 별 탈 없이 아우르며 남녀노소 공히 모두가 초지일관 왁자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그리 흔치 않은 영화라 <슈렉2>를 감히 규정하는 바이다. 내 멱살을 잡으면서까지......
그러니 알아서들 움직여 주시라!

* 영화 끝난 후 마냥 좋다고 친구랑 자리를 서둘러 뜨는 방자한 행동은 일단 삼가 해 주시길 바란다. 끝물에 ‘르넬 젤웨거 패러디’ 라는 막판 서비스 장면이 준비돼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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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kw
르네젤웨거패러디는뭐지   
2010-06-19 01:24
ejin4rang
슈렉 이름값하는 영화   
2008-10-15 16:50
callyoungsin
1편에 이어 2편도 잘만든 애니였어요   
2008-05-16 15:16
qsay11tem
뵈줄만 합니다   
2007-11-23 14:25
ldk209
디즈니를 비꼬았던 슈렉이 이제 명품으로 둘러싸인 현실을 비꼰다...   
2007-01-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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