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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2km
조용한 가족이 무서워 할 시실리 사람들 | 2004년 8월 11일 수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시실리2km>는 펑키호러가 아니다. 아주 잘 만들어진 블랙코미디다. 황당해서 웃기고 너무 웃겨서 무섭다. 눈물겹게 유치하지만 그것이 최대의 무기가 되는 독특한 형식의 참신한 영화다.

<시실리2km>는 배우들이 대단한 영화다. 임창정이 가수생활을 정리하고 영화에만 전념한다고 밝힌 후 첫 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인 <시실리2km>는 임창정의 독무대다. 노력한 티가 난다. 망가지기 위해 노력했으며 연기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 조폭의 단순무식을 잘 살려 연기하고 있으며 때로는 어린 아이 같은 순진함도 보여주고 있다. 임창정의 똘마니들인 땡중, 똥개, 58년 캔디의 연기는 영화의 감초연기를 넘어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넣어주고 있다. 시실리 사람들도 고른 연기와 비중을 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형사>를 이어 두 번째 귀신으로 연기하는 임은경은 어색한 사투리를 제외한다면 지금까지의 연기 중 가장 훌륭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권오중의 비중이 약하고 또 각종 시티콤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보는 내내 권오중이 왜 공동 주연으로 다루어 졌는지 궁금하게 만들 정도였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쉽게 볼 수 있다. 엽기적인 마을 사람들은 사리사욕에 살인을 일삼고 권오중은 욕심에 친구를 배신하고 조폭은 사라진 다이아몬드를 찾아 헤매고 귀신은 너무 착해 자신을 죽인 사람들까지도 이해하려 한다. 하지만 이 단순하고 유치한 이야기가 좋게 다가오는 것은 이들이 얽히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상황들 때문이다. 가장 잔인하고 냉정할 것 같은 조폭들이 사실은 겁도 많고 너무나 순수하다는 것, 수해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실은 땅 몇 마지기 때문에 살인을 한 살인마들이라는 설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시실리2km>는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려운 영화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는 최악의 영화로 평가될 수 있을 만큼의 유치함과 엉성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외국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보다도 훌륭한 한국형 블랙 코미디가 탄생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비판과 찬사가 있는 만큼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신정원 감독의 연출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웃음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너무 착해서인지 욕과 깨는 대사들은 난무하지만 결정적으로 감독이 연출력으로 만들어내는 코믹적 요소는 약하다. 그것은 배우 개개인이 주는 웃음은 넘쳐나지만 설정이나 대립구도 등이 주는 코믹스런 장치는 부족하다. 뮤직비디오 감독이라는 것을 강조할 만큼의 비주얼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상의 강약이 그렇게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평이하게 흐르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 실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개인기를 잘 뽑아내지 못한 아쉬움을 더 한다면 처음으로 긴 장편을 쓴 시인이라는 표현이 옳을 듯싶다. 영화의 성공은 너무도 좋은 시나리오와 배우들 덕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감독이 부족하다거나 실력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을 숨길 수 없어 읊조리는 것이다.

<시실리2km>는 두 명의 새로운 배우를 찾아냈다. 신인이거나 연기를 처음 하는 배우들은 아니다. 또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임창정의 똘마니로 나오는 ‘땡중’과 ‘58년 개띠 캔디’ 그들이다.
땡중은 극중에서 귀신에 관한 이야기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내고 있으며 민머리의 외모와 점잖으면서도 과격한 언행들은 의외로 재미를 안겨 주고 있다. '스미골'로도 불리는 '58년 개띠 캔디'는 흡사 전성기 시절의 고 이주일씨를 연상시킨다. ‘못생겨서 미안합니다.’, ‘뭔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런 단어들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배우다. 영화 속 캐릭터도 지속적으로 몰매를 맞고 항상 억울해 보이는 심형래 식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으며 쏟아내는 입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배우가 대단한 것은 그러한 자신의 배역을 소화해 내는 연기력과 영화 전체의 부족한 부분이 한명의 캐릭터로 모두 커버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주연들이나 메인 조연들보다도 튀지 않는다. 영화의 평을 떠나서 이 두 배우를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실리2km>가 이룬 성공이라 할 것이다.

<시실리2km>는 새로운 감각을 지닌 새로운 형식의 최고의 블랙 코미디로 조용한 가족이 이룬 한국형 블랙 코미디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다.

6 )
gaeddorai
뒤에 김윤식이다!   
2009-03-22 23:52
ejin4rang
코믹스러움이 많다   
2008-10-15 14:55
callyoungsin
임창정식 개그ㅎㅎ 그냥 웃으며 볼만한 영화였삼   
2008-05-16 14:36
qsay11tem
참신한 영화네요   
2007-11-23 14:09
js7keien
인과응보, 자업자득   
2006-10-01 21:43
soaring2
정말 웃겼던 영화였죠~ㅋ   
2005-02-14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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