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 독고진, 당신은 고독한 인간이었다
2011년 6월 24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독고진, 당신은 스타다. 그냥 스타가 아니다. 스타들마저도 우러러보는 톱스타다. 제작사들은 당신을 섭외하기 위해 캐스팅 전쟁을 벌인다. 광고주들은 당신을 잡기 위해 거액의 돈을 배팅한다. 팬들은 당신의 얼굴이 새겨진 비타민 음료를 마시고, 당신이 권하는 근육진통제를 먹으며, 당신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독고진의 스케줄’을 검색한다. 당신을 닮았다는 차승원도 당신만큼 인기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당신은 대한민국 모두가 인정하는 멋있고 섹시하고 완벽한 남자였다.

하지만 내 눈엔 그런 당신이 고독해 보였다. 당신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거기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며 살았다. ‘국민호감 1위’라는 수식어는 삶을 인공으로 포장해 얻은 결과다. 할리우드 감독 피터 잭슨에게 ‘까일까’ 전전긍긍하고, 그 사실이 알려질까 걱정하는 당신을 대중들은 알까. 그런 당신은 연애조차 철저히 비즈니스에 입각해 바라봤다. 당신에게 연애는 수십억원대의 광고를 유지하기 위한 ‘거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일상의 자유는 어떻고. 파파라치의 눈을 피해 당신이 갈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오랜만에 극장이라도 갈라치면, 누가 알아볼까 두려워 상영관을 통째로 빌린다. 물론 당신은 그것을 특권이라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당신은 같은 영화관에 모인 관객들 사이에 형성되는 묘한 동질의 쾌감을 모른다. 텅 빈 극장에 홀로 앉아 영화를 보는 게, 당신 집에 있는 ‘시네마 3D TV’를 통해 보는 것과 무엇이 크게 다르단 말인가.

당신은 언제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학교 소풍을 한 번도 못 갈 정도로 심장이 약했다’고. 어린 시절 당신은 파란 하늘보다, 흰 시멘트 병원 벽을 보며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새하얀 얼굴, 파리한 입술, 보호본능 자극하는 병약한 ‘미소년’이 아른거린다. 그런 당신은 언제부터 보호자 없이 차가운 수술대 위를 홀로 오고 갔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당신의 가족을 본 적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 심지어 외로울 때 불러내 술 한잔 기울이는 친구도 보지 못했다. 당신은 애정이 필요한 시기에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그리고 그것이 당신이 사랑에 서툰 이유였을 거라고, 나름대로 추측해 본다. 그런 면에서 나는, 당신을 ‘이상한 나라의 폴’의 대마왕이라고 칭한 윤필주(윤계상)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마왕보다는 이상한 나라의 피터팬. 아직 자리지 못한 어른, 그게 독고 당신이었다.
당신은 그런 삶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 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왜? ‘나는 독고진’이니까, ‘독고진 세상’이니까. 할리우드에서 슈퍼히어로가 되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고, 당신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구애정(공효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서른일곱 먹도록 제대로 된 사랑 한번 해 본적 없는 당신의 마음에 국민 비호감 구애정이 들어간다. 처음에 당신은 그게 사랑인 줄 모른다. 심지어 심장이 고장 나서 생긴 오류라 ‘애써’ 착각한다. 사랑인 걸 알았을 때에는 사랑하는 법을 몰라 헤맨다. 나를 봐 달라, 떼쓰는 당신은 영락없이 투정부리는 어린아이 같다. 하지만 사랑은 독고 당신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당신은 사랑하는 법을 터득해 간다. 대한민국연예대상 시상식 날, 구애정을 괴롭히는 장실장(정만식)을 향해 주목을 날리던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건 예전의 독고가 아니었다. 이미지를 생명으로 먹고 사는 당신은,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리며 구애정을 감싼다. ‘싼티나는 껍데기에 빈티나는 배경을 가진 너’ 구애정의 세계를 사랑으로 ‘극복’해 보겠다는 당신의 모습에서 더 이상 병약한 미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호감 연예인과의 만남을 모두에게 인정받길 바라는 건 욕심이었다. 구애정과의 사랑을 공개하자마자 광고에서 잘리고, 영화 섭외가 끊기는 당신. 결혼발표 후에는 사랑하는 구애정이 극심한 악플에 시달리는 모습까지 본다. 다행히 수술 전 남긴 ‘유언 동영상’ 덕분에 실추된 이미지는 회복하지만, 이는 악성 루머를 역이용할 줄 아는 문대표(최화정)의 사업 수완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아마 배우로서의 당신의 앞날은 예전처럼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근거 없는 이혼설과 불화설에 계속해서 시달릴 것이고, 작품 선택의 폭도 예전 보다 넓지 못할 거다. ‘독고의 딸이 친자가 아니’라는 뜬소문이 당신 부부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경쟁자 김준성(김남준)의 질주에 배가 아플 날도 많을 걸.

그래도 그때마다 잊지 않길 바란다. 그 때의 그 유언을. 당신은 ‘유언 동영상’에서 “(내가 죽으면)독고진이 구애정을 정말 열심히 사랑했다는 것이 욕먹을 일이 되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국민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죽지 않고 살아왔으니, 유언은 무효다. 하지만 유언은 무효일지언정, 당신이 내뱉은 말은 무효가 될 수 없다. ‘독고진이 구애정을 사랑했다는 것이 욕먹을 일이 되지 않도록’하는 건, 이제 당신의 몫이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며 사는 게, (독고를 다시 받아 준)팬들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며, 구애정을 평생 지켜내는 일이다. 그러니, 항상 힘내라, 독고진! 안 그러면 내가 ‘고소’할거야!

2011년 6월 24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1년 6월 24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총 1명 참여)
cathy33
 독고진을 보면, 극중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탑스타로 생각됩니다. 최사는 끝났지만, 어디선가,독고진이 악플과 싸우며, 가족을 지키고, 열심히 배우생활할 것 같습니다. 간간히 질투도 하면서, 화도 내면서, 또 웃으면서, 구애정과 알콩달콩, 예전 같은 넘볼수 없는 탑은 아니지만, 사람으로 행복하게,울며, 웃으면서 사는, 아이언맨이 아닌, 인간 독고진으로,... 아, 독고진이 그립다.... 난 독고진을 극복할 수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1-06-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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