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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블랙 사운드의 영광을 재현하다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 Austin Powers in Goldmember | 2002년 11월 15일 금요일 | 김현수 이메일


00. 전곡 연속듣기
01. Beyonce Knowles - Work It Out
02. Rolling Stones - Miss You (Dr. Dre 2002 Remix)
03. Britney Spears / Pharrell Williams - Boys (The Co-Ed Remix)
04. Angie Stone - Groove Me
05. Earth Wind & Fire - Shining Star
06. Foxxy Cleopatra, Devin, Solange - Hey Goldmember
07. Smash Mouth - Ain't No Mystery
08. Diana King - Evil Woman
09. Paul Oakenfold - 1975
10. Dr. Evil (Dr. Evil Remix) - Hard Knock Life (Ghetto Anthem)
11. Ming Tea, Austin Powers - Daddy Wasn't There
12. Susanna Hoffs - Alfie (What's It All About, Austin?)

Original Music by 조지 S. 클린턴 George S. Clinton

“스타워즈” 와 더불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로 자리잡은 “오스틴 파워” 의 인기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마이크 마이어스 Mike Myers 라는 희대의 코미디 배우의 공도 물론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비결이 있으니 바로 옛것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적 코드가 영화 곳곳에 내재되어 있음이 그것이다. 실제로 1962년 < 007 살인번호 Dr. No > 로부터 시작한 “007” 시리즈를 모태로 하고 있는 “오스틴 파워” 시리즈는 미국의 메이져 스튜디오의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한 근래의 “007” 시리즈보다 더 “007” 스러운 면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즐비한 유럽의 도시나 아찔하리만치 고혹적인 색상의 벨벳 의상, 스팡크와 인조 진주에서 발하는 광채로 휘감겨진 각종 액세서리로 무장한 황금발의 여인내들을 보고 있노라면 60년대를 살아 온 이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세기게 함이요 그렇지 못한 세대들에게도 무지하기에 더욱 매력적인 열망을 심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비단 의상이나 미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뜻하는 바를 묘사하기에 음악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있으랴… 싶은 제작자들의 의도에서인지 유달리 음악에 공을 많이 쏟기도 한다. 물론이거니와 60년대, 그러니깐 비틀즈 The Beatles 와 롤링 스톤스 Rolling Stones 를 필두로 이루어진 British Invasion, 그 당시의 재현에 열과 성을 다한 OST 앨범은 “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이데올로기를 가장 극명하게, 또한 극렬하게 보여주는 부산물이기도 하다.

“오스틴 파워” 시리즈 물의 3번째 작품이자 “골드멤버 Goldmember” 라는 부제가 붙은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 는 지난 시리즈물과는 사뭇 다른 70년대 흑인 문화의 중심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OST 앨범의 면면도 역시 그러한데… 한마디로 블랙스플로이테이션 Blaxploitation 에 대한 오마쥬로 채워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이라함은, 우선 사전적인 의미로는 흑인배우를 주연시킨 영화, 연극을 흑인 관객에게 보임으로써 흑인으로 하여금 흑인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개발하는 일… 이라 명시되어 있지만 오늘날 일반적인 문화사적 의미로는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흑인들만이 공유하던 그들의 문화적 코드가 어느 일정 수준 이상의 중요도와 의미를 부여받아 표출됨을 통틀어 일컷는데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 는 몰론이거니와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의 97년 작품 <재키 브라운> 이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이러한 성향을 잘 반영하듯 OST 앨범에서도 역시 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흑인 음악들 – 디스코, 훵키, 소울, 클럽댄스 - 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귀에 와닿는 베욘스 놀즈 Beyonce Knowles 의 “Work It Out” 은 오프닝 곡 답게 영화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베욘스 놀즈라는 걸출한 흑인 여성 보컬의 맛깔스럽고 호소력 있는 보컬이 매력적인데, 베욘스 놀즈는 현재 3인조로 진형을 바꾸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스티니 차일드 Destiny’s Child 의 전 메인보컬이기도 하다. 그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참여한 다소 루지한 리듬의 디스코 음악 “Work It Out” 외에도 한시대를 풍미했던 디스코 음악들을 메들리 형식으로 부른 “Hey Goldmember” 에서는 그녀가 극중 연기하고 있는 폭시 클레오파트라란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앨범내에서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트랙이 있으니 바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Britney Spears 가 부른 “Boys” 가 그것이다. 백인 여성 아티스트의 대명사격인 그녀가 과연 블랙스플로이테이션으로 점철되어진 OST 앨범에 잘 융화될 수 있을것인가가 의문이였지만 결과는 대성공이다. 최대치로 끌어올린 그녀의 섹쉬한 음색과 거친 호흡이 주효했으며 그럼에도 미흡한 점을 3인조 흑인그룹 N.E.R.D. 의 일원이자 또한 힙합, 랩 음악계에 막대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프로듀서이기도 한 퍼렐 윌리암스 Pharrell Williams 가 도움을 주고 있다. 영화 <나쁜 녀석들> 에서의 “Shy Guy” 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다아아나 킹 Diana King 이 “Evil Woman” 이란 트랙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디사이저 음이 근간이 되는 디스코 풍의 멜로디에 자메이카 출신 여가수 답게 레게 사운드를 적절히 혼합해 최상의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그녀 자신의 명성보다는 인기 남성 R&B 가수 디 안젤로 D’ Angelo 와의 연분으로 더 잘 알려진 앤지 스톤 Angie Stone 의 “Groove Me” 는 흡사 알 그린 Al Green 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6,70 년대의 소울 뮤직을 연상케 한다. 제목에서 처럼 한껏 그루브함을 내세운 이 음악은 앤지 스톤의 허스키한 보컬과 결합되어 광채를 발하고 있기도 하다.

“007” 시리즈에는 본드 테마가 있다면 <오스틴 파워 골드멤버> 에는 폴 오큰폴드 Paul Oakenfold 의 “1975” 가 있다고나 할까? 단지 구색을 맞추기 위한 트랙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농후하지만 세계적인 명 DJ 폴 오큰폴드의 힘을 빌림으로써 위기를 잘 극복한 듯 보인다. 고전 클래식의 샘플링을 곡 요소요소에 배치함으로써 메인 테마가 지녀야 할 미덕을 소흘히 하지 않고 있으며 영국 출신의 유명 뮤지션들과의 오랜 공동 작업으로 축척된 그만의 노하우가 잘 베어있는 명곡이다. 특히 70년대 디스코 사운드에 경도되었던 그 답게 –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 난무하는 신디사이저 사운드 이면에 디스코 리듬이 살아 있음이 “1975”,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78년도에 발표되었던 롤링 스톤스의 [Some Girls] 에 수록된 디스코 넘버 “Miss You” 는 Dr. 드레 Dr. Dre 에 의해 리믹스 되어 앨범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원곡의 훵키한 리듬에 최대한 손상이 가지 않는 선에서 여러 이펙트를 가미한 Dr. 드레의 음악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참고로 근래 Dr. 드레 에게 경사가 찾아왔으니… 그가 발굴한 백인 랩퍼 에미넴 Eminem 이 출연한 영화 < 8 Mile > 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음은 물론이거니와 동명의 OST 앨범이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른 것. 아무튼 미국 흑인 음악계에 Dr. 드레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듯 하다.) 역시나 이번 앨범에서도 고전 팝음악에 대한 애정은 여실히 들어나는데, 앞서 소개한 롤링 스톤스의 곡도 그러하거니와 70년대를 대표하는 흑인 소울 밴드 어쓰 윈드 앤 화이어 Earth Wind & Fire 의 75년도 앨범 [That’S the Way of the World] 에 수록된 “Shining Star” 이 그러하다. 이들 외에도 8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록 밴드 뱅글스 Bangles 출신 여가수 수잔나 홉스 Susanna Hoffs 가 부른 감미로운 발라드 곡 “Alfie (What’s it All About, Austin?)”,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펑크-락 밴드 스매쉬 마우스 Smash Mouth 의 흥겨운 스카리듬이 잘 살아있는 “Ain’t No Mystery” 까지 그야말로 앨범내의 어느 곡 하나 쉽게 지나치기 힘든 퀄리티를 갖추고 있다.

1 )
qsay11tem
웅장해요   
2007-07-22 14:3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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