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주간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2억 6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사상 최고의 애니메이션 <슈렉2>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전편에 이은 기발한 재치와 패러디로 극장가를 긴장시키고 있는 <슈렉2>는 이번에도 배가된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다채롭고 신나는 음악들을 선보인다.
예상하겠지만 <슈렉2>의 O.S.T는 영화처럼 경쾌함 그 자체이다. CD를 꽂으면 경쾌하고 밝은 러브팝 ‘Accidentally In Love’가 가장 먼저 흘러 나온다. 91년 가을 결성되어 미국 록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며 미디어의 총아로 떠오른 그룹 Counting Crows(카운팅 크로우스)의 곡으로 슈렉과 피오나의 운명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뒤이어 ‘겁나먼’ 왕국에 다다른 슈렉과 피오나의 모습위로 흐르는 80년대 최고의 댄스곡 “Funky Town”는 한껏 슈렉과 함께 겁나먼 왕국에 도착한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I need a Hero”라고 간절하게 노래하는 ‘Holding Out For A Hero’는 영화 속에서 요정 대모역할을 맡은 제니퍼 선더스가 직접 불러 보너스 트랙까지 수록된 곡. 함께 수록된 원곡에서는 영국 출신 여성 듀오 Frou Frou(프로우 프로우)의 매력적인 보컬을 만나볼 수 있는 2배의 즐거움을 가진 곡이다.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여성 보컬과 탄탄한 일렉트로닉 음색이 돋보이는 곡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온다.
버지니아 태생의 E가 이끄는 그룹 Eels(일스)가 부르는 ‘I Need Some Sleep’는 겁나먼 왕국에 온 뒤 서로에 대한 오해와 상처로 멀어진 슈렉과 피오나의 슬픔을 드러내는 곡. 본명이 마크 올리버 에버렛(Mark Oliver Everett)인 E의 우울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얼터너티브적 감성이 느껴진다. 영화 속 '독이 든 사과' 주점에서 갈고리 손으로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후크 선장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톰 웨이츠. 특유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Drop of Poison"을 들려준다.
<슈렉2> OST의 히든 카드는 바로 출연진이 직접 부른 노래들. 요정대모 역의 제니퍼 선더스가 부른 "요정 대모의 노래"와 "Holding Out For A Hero" 외에도 너무도 귀여운(?) 자객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로 새등장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수다쟁이 당나귀 ‘덩키’ 에디 머피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광란의(?) 댄스 파티에서 함께 부른 "Livin' La Vida Loca"는 흥겨움의 결정판. 영화 속 캐릭터들의 깜찍발랄한 댄스까지 보게 된다면 절로 장단을 맞추게 된다.
이 밖에도 <미션 임파서블>을 패러디한 늪지대 친구들의 슈렉 구출작전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나오는 깜짝컷 ‘르네 젤위거 따라하기’에서 선보이는 덩키의 ‘All By Myself’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영화만큼이나 재미있는 O.S.T가 듣고 싶다면 <슈렉2>가 그 정답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궁금하다면 영화를 보면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