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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칼럼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한국 영화들 | 2002년 10월 19일 토요일 | 정성렬 이메일

한국영화의 대풍을 맞이하야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있을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오아시스>가 베니스 영화제 5개 부문을 수상하고 <취화선>이 칸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영화의 세계적인 위상이 일순간에 업그레이드 되는 커다란 사건들이 줄줄이 일어났기에 국내 영화제 말고도 국제영화제에서 얼마나 더 많은 상이 한국영화에 몰릴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지금까지 대부분 큰 영화제 행사는 모두 끝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제는 내년 3월에 있을 아카데미 영화제를 꼽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번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영화제였지만, 올해의 분위기 대로라면 단순히 후보에 노미네이션 되는 것 이상의 결과도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논의 되고 있는 작품은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오르면서 '국민영화'라는 칭송을 들었던 <집으로>와 앞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바 있는 <오아시스>, <취화선>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비루한 일상을 그린 <생활의 발견>까지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작품이 많이 쏟아져 나온 2002년도의 출품경쟁은 상당히 거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는 각 국가별로 단 한 작품만 추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로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훌륭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해도 그들 중에서도 또 대표가 되는 영화를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선정해 출품을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영화들 가운데 아카데미 영화제를 두드린 작품들로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정지영 감독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신상옥 감독의 <마유미> 세편 뿐이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여타 베니스, 칸느, 베를린 영화제들과는 노선을 달리하는 지극히 상업주의적인 의도가 가득한 영화제로 손꼽힌다. 영화제에 수상을 위해서 영화사들이 벌이는 로비 전략은 우리의 상상이상으로 엄청나다고들 한다. 주요부문에서의 수상결과는 결국 박스오피스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결국 스튜디오로 하여금 부와 명예를 동시에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에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벌써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진출을 놓고 벌이는 행복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밀어줘야 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그것이다. <오아시스>, <취화선>등의 작품이 베니스와 칸느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과연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들과 그 영화제들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면 한마디로 '아니올시다' 이다. 아카데미는 '돈' 외에도 '보수'라는 틀을 깨지 못하는 영화제로 가장 유명한 영화제다. 그들의 선택을 보면 인간적이면서도 가족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안정과 평화를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지난 9.11테러이후 그들의 이러한 성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인데, 올해 노미네이션 될 것으로 점쳐지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 같은 아카데미의 성향을 간파하고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만약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딱 하나의 작품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집으로…>를 외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를 통해 미국 전역의 개봉이 확정된 <집으로…>는 한국적이면서도 인간적이고 또한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모두 겸비했기에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 운운하기를 떠나 아카데미 영화제와 그 성격이 가장 잘 매치 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배급하기로 결정한 파라마운트 클래식에 따르면 대부분 아카데미를 노려 미국에서 1월경에 외국어 영화상 후보들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집으로는 그보다 한참 앞서 11월 경에 미국에서 개봉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으로…>의 경우 단순히 외국어 영화상 후보 뿐만 아니라 다른 본상을 노릴 만큼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이다.(아카데미 영화제는 다른 본상에 노미네이트 되기 위해 일정기간 미국에서 상영을 의무화 하고 있다)

아카데미상이 뭐 별거냐. 혹은 대수냐 이런 문제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아카데미 영화제라는 발판을 통해 한국영화가 세계 속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꼭 필자가 주장하는 <집으로...>가 후보에 오르지 않아도 좋다. 한국영화가 노미네이션만 된다면, 이는 미국 내에서의 흥행 수익은 물론, 한국 영화의 위상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에 한국 영화 산업 발전에 지대한 발전을 위해서도 이용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일본과 아시아 시장에 만족하던 국내 영화 산업이 세계 최고의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산업에 또 다른 전기가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 )
kpop20
잘 읽었어요   
2007-05-25 15:42
soaring2
집으로..할머니의 수화가 마음에 깊이 들어오더군요   
2005-02-13 17:06
cko27
오아시스. 정말 스토리,배우 뭐하나 흠잡을게 없다고 생각됨.^^   
2005-02-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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