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한마디! 가장 무서운 건 잊힌다는 것 <공동정범>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공동정범>(제작 연분홍치마) 언론시사회가 1월 15일 오후 2시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공동 연출자인 김일란 감독과 이혁상 감독이 참석했다.

<공동정범>은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를 최초로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2011, 김일란, 홍지유 공동 연출)의 후속작이다.

전작 <두 개의 문>이 ‘용산참사’ 현장을 재현하고 경찰의 시선에서 참사를 재구성했다면, 후속작인 <공동정범>은 ‘용산참사’ 이후 수감됐던 철거민 이충연, 김주환, 천주석, 지석준, 김창수가 출소한 후의 시간을 담는다.

<두 개의 문>에 이어 연출을 맡은 김일란 감독은 “<두 개의 문>을 제작할 당시는 망루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답을 해줄 수 있는 분이 이미 고인이 되셨거나 감옥에 가셨던 상황이었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두 개의 문>은 미완의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들이 출소했으니 그들의 기억을 통해서 ‘용산참사’를 재구성하려 했는데 영화를 진행하다 보니 ‘용산참사’ 관련 진상규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닫고 방향을 조금 선회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동정범>은 철거민 연대 구성원들과 ‘이충연’ 용산 위원장 간의 내부 갈등을 자세하고 선명하게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혁상 감독은 “원래는 이충연 위원장이 주동자이자 유가족이기에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려 했었다. 그런데 진행하다 보니 그분들의 심리나 감정에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유가족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왔기에 생존자의 의견을 듣는 것이 의미가 있고, ‘용산참사’를 새롭게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거로 생각했다. 진영 내 갈등을 드러냄으로써 반성과 성찰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란 감독은 “철거민 간의 갈등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살펴보니 검찰이 철거민을 기소한 시점부터였다. 이충연 위원장이 동료들이 ‘공동정범’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한 행동이 책임 회피로 받아들여지면서 내부 갈등이 심해졌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러한 갈등 자체가 국가 폭력의 한 형태라는 것을 제목을 통해 선명히 드러내고자 했다”고 ‘공동정범’ 제목에 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일란 감독은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이 힘을 합해 여전히 진상 규명에 힘쓰고 있다”고 전하며 “그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이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이라고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공동연출을 맡은 김일란, 이혁상 감독은 성적으로 위계화된 사회의 권력구조(가부장제, 이성애 중심주의, 자본주의)로부터 배제되어 다층적으로 억압받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문화 운동 단체인 ‘연분홍치마’에서 활동 중이다.

<공동정범>은 ‘연분홍치마’가 9번째로 내놓은 작품으로 제8회 DMZ국제다큐먼터리영화제(2016)에서 첫 공개와 동시에 최우수다큐멘터리상, 관객상을 받았다.

<공동정범>은 1월 25일 개봉한다.

● 한마디

- 아직 진정한 ‘생존’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고통의 시간을 사는 생존자들에 주목한 ‘용산참사’를 향한 새로운 환기

(오락성 5 작품성 7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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