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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人터뷰] 나의 판타지를 표현하는 것이 영화다. 특별전 다리오 아르젠토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그랜드 호텔 뒤에 숙소를 정하길 잘 했다. 오전 중에 진행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인터뷰 장소가 그랜드 호텔이란다.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외국인이 에스코트를 받으며 옆에 선다. 앗,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다. 공포영화의 거장답게 겉모습은 다소 기괴해 보였지만,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공포 장르를 한다고 해서 제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판타지를 표현할 뿐입니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1960~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지알로 소설을 영화로 옮긴 지알로 장르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하지만 지알로 외에도 공포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만들었다.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것은 1977년 작품인 <서스페리아>다. 이 작품에서 그는 기묘한 공간 디자인과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상상의 색감을 만들어냈다. 자신의 미학적인 원동력에 대해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과 영화제작자인 아버지, 사진작가인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한다.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한 그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심각한 감독이 되리라는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피의 향연을 펼치는 공포영화의 거장이 됐다.

그렇다고 그가 공포영화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화평론가 시절에는 1940년대 미국 필름느와르와 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를 좋아했고, 페데리코 펠리니,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도 많이 봤다. 거장의 작품 외에 당시 개봉작들도 모조리 챙겨 봤던 그는 “어떤 안 좋은 영화라도 굉장히 좋은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라며 모든 영화에는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영향을 받은 감독과 작품이 있다면, 그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도 많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라인드하우스 작품의 첫 장면에서 <수정 깃털의 새>에서 쓰인 똑같은 음악에 똑같은 전개 방식을 넣었고, 로드리게즈 역시 아르젠토 감독의 영향을 받은 장면들을 많이 선보였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다리오 아르젠토 특별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그의 최신작인 <지알로>다. 지알로 장르의 아이러니를 표현하기 위해 제목과 인물의 이름을 모두 ‘지알로’로 지은 이번 작품에서 그는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쓰지 않고 연출만 맡았다. 미국 자본과 미국 배우들, 직접 쓰지 않은 시나리오 등은 평소 그의 작업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시나리오를 쓰지 않고 연출만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작업 방식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작업 방식, 미국 제작사의 영향력은 기존의 다리오 아르젠토 영화와는 다른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존의 영화들이 판타지를 중심으로 영화적인 현실을 만들어냈다면, <지알로>는 사실주의에 입각한 작품으로, 미학적인 표현보다는 현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제작 초기에 캐스팅이 바뀌면서 작품 색깔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레이 리오타와 아시아 아르젠토를 대신한 애드리안 브로디와 엠마뉴엘 세이그너는 감독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그의 스타일을 존중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낳았다. 비록 <지알로>가 기존의 작품과는 다소의 차이를 보이지만, 그것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변화가 아니다. “여러 선택 중에서 매번 영화에 가장 맞는 선택을 할 뿐이다”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기존의 방식으로 돌아간다.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6 )
again0224
잘 읽었습니다   
2010-03-23 00:59
kisemo
잘봤습니다~   
2010-03-14 12:49
youha73
잘 읽었습니다   
2010-02-27 20:39
pretto
좋은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7 09:56
ninetwob
잘보고갑니다   
2010-01-21 14:22
dhalgus05
기대됩니다   
2009-12-21 15:43
moviepan
라디오   
2009-12-06 20:29
whdbgk
잘 읽었습니다!   
2009-11-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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