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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with 안성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 2010년 2월 2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15년 전 영화인데도 오늘 관객들이 많이 왔다.
고마울 뿐이다. 감독판 영화라 기존 영화보다 러닝타임이 20분 늘어난 180분이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관람해서 기분은 좋다. (웃음)

<아마데우스>를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데우스>는 1984년도에 미국에서 배창호 감독 함께 <깊고 푸른 밤>을 찍을 당시 처음 봤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도에 단성사에서 개봉한 걸로 알고 있다. 이 영화는 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오늘날 CG를 사용하며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이는 영화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처럼, 그 당시에는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비롯해 화려한 의상과 울림 있는 음악 등 <아마데우스>를 형성하는 모든 것에 완전히 KO 당했다. 제대로 맞았지만 이상하게도 기분 좋은 영화였던 <아마데우스>의 느낌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얘기 듣기로 <아마데우스>와 함께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를 추천했다고 하던데, 모두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다.
고르다 보니 두 작품 모두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를 추천했다. 주로 영화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다루거나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비판하는 감독의 사상이 마음에 든다. 또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지만 동시에 유쾌함을 보여주는 감독의 연출력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아마데우스>도 좋은 영화지만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도 같이 추천했다. 개인적으로는 밀로스 포먼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헤어>도 보고 싶었다. 근데 작년에 상영한 줄 몰랐다. 미리 알았더라면 관객으로 참여해서 신나게 즐겼을 텐데.(웃음)

<아마데우스>는 배우로서 질투를 느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영화를 봐서 알겠지만 배우라면 그들의 연기를 보고 당연히 질투심을 느낄 수 밖에 없다.(웃음) 근데 한편으로 그들이 이영화 이후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다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 아무래도 <아마데우스>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모짜르트 역을 맡은 톰 헐스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은 것 같다.
맞다. 영화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기괴한 웃음소리나 다양한 표정,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가 너무나 잘 표현되었다. 특히 같이 오페라를 따라 부르며 지휘하는 톰 헐스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다. 두 캐릭터 중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굳이 선택한다면 아무래도 나이가 때문에 모차르트 보다는 살리에리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웃음) 두 캐릭터 모두 매력적이기 때문에 선택하기 힘들다. 극중 모차르트는 인간의 본성 중에 천진난만하고 유머러스한 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살리에리는 인간의 악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살리에리는 초반에 모짜르트에 대한 선의의 경쟁을 보여주다가 중반 이후에는 악한 모습을 돌변하는 연기가 일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살리에리가 방에 걸어놓았던 예수상을 불 속에 집어 던지면서 악을 내뿜는 연기가 좋았다.
배우로서 선과 악을 넘나들며, 감정의 폭이 넓은 캐릭터는 하기가 힘든데, 살리에리를 역을 맡은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은 정말 부러울 정도로 자신의 캐릭터에 이입했다. 또한 모짜르트 음악에 감동하고 자신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현실에 절망하는 표정이 압권이다.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그의 표정연기에 매료 당했다.(웃음) 더불어 살리에리가 신부와 이야기를 마치고 복도를 지나면서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여,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말하며 짓는 표정도 기억에 남는다.

예전 유영길 촬영감독님 추모전 때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을 본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서 영화 삽입곡이었던 ‘Summer Time’을 들려줬었다. 오늘도 씨네토크 시간에 <모정>의 삽입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아마데우스>도 음악영화인데, 예전부터 영화음악에 관심이 많은가?
노래 괜찮았나!(웃음) 영화음악에 관심이 많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영화음악을 좋아하는 것 뿐이다. 영화음악은 곡마다 나름대로 주제가 있어서, 다른 음악보다 감정이 더 잘 느껴진다. 또한 멜로디를 듣고 영화 장면이 생각나고, 그로 인해 영화에 담긴 추억들이 편안하고 감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일반 음악보다 더 자주 듣는 편이다.

혹시 출연한 영화 중에서 기억에 남는 영화음악이 있다면 무엇인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사용한 비지스의 ‘Holiday’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 장면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곡이었다. 다만 외국곡이 아닌 우리나라 음악으로 구성된 영화음악이 좀 더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작비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용이 크지만 우리 영화는 이와 반대이다. 역시 음악도 돈이 들어간 만큼 퀄리티가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주를 이루는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모차르트와 살리에르가 같이 ‘레퀴엠’을 만드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그렇다.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전체적으로 모차르트 음악이 깔려 있으니까 황홀함 그 자체였다. 나도 마지막 ‘레퀴엠’ 장면을 좋아한다. 악보를 넘길 때마다 음악의 향연이 이어져 계속해서 악보를 넘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할 정도로 그 음악의 울림이 대단했다.
모차르트가 5살 때 피아노를 치며 음악의 신동으로 불렸다면, 안성기씨는 5살 때 <황혼열차>에 출연하며 배우의 신동으로 불렸다. 그동안 수 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는데, 배우로서 어떤 것을 통해 연기의 힘을 얻는가?
쉽지는 않지만 배우는 스스로가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세상도 보면서 생각의 깊이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생각 없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왜 생각이 없을까 하는 물음을 갖고 골똘히 생각하면 생각 있는 사람으로 바뀐다.(웃음)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 또한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배우는 언제 어떤 영화를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먼저 받아들일 여지가 없다면 배우로서 손해다. 요즘 영화에 관련된 행사를 많이 참여하다 보니 여지가 부족해 배우로서 손해를 보고 있다.(웃음) 그러나 내 몫이니까 이 일도 열심히 하려 한다. 그러니까 오늘도 ‘친구들 영화제’에도 참여해서 관객들도 만나고 좋은 이야기도 나누고 하지 않는가!(웃음)

그런 와중에도 <페어러브>로 관객을 만났다.
흥행이 저조해서 몇 개 안 되는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중이다.(웃음) 그래도 좋은 영화로 기억되면 두고 두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사랑을 받게 되니까 나름대로 의의를 둔다.(웃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작년부터 참여해온 걸로 알고 있다. 배우의 입장에서 현재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영화인들은 합심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시네마테크를 지원하는 시스템은 너무나 열악하다.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뿐만 아니라 영화인들에게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고전 영화를 통해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 조차 갖지 않은 채 앞으로만 나아간다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기준점을 마련하기 위해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필요한데 없어질 위기에 처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까 영화 상영중에도 극장 윗 층에서 흘러나오는 뮤지컬 음악 소리 때문에 영화 감상의 방해가 되었다. 하루 빨리 좋은 장소에서 소중한 영화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정 많은 사람들의 원한다면 반드시 그 염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혹시 내년엔 어떤 영화를 추천할 예정인가?
작년에 안 했더라면 <헤어>를 관객들과 같이 보고 싶은데, 참 생각만 하면 아쉽다.(웃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신나는 뮤지컬 영화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워낙 ‘시네마테크 친구들 영화제’에서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가 많으니까….(웃음)

2010년 2월 2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2월 2일 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27 )
again0224
잘 읽었습니다   
2010-03-23 01:07
jun150
안성기 짱~ㅋㅋ   
2010-03-12 13:33
whdbgk
잘 읽었습니다!   
2010-03-01 17:43
kisemo
잘봤어요   
2010-02-28 13:10
youha73
잘 읽었습니다   
2010-02-27 20:30
dmswl6658
잘읽었어요~기대되네요!   
2010-02-19 15:20
jjah32
넘 좋아요^^   
2010-02-17 16:13
skdltm333
잘 봣네요~   
2010-02-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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