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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솔직함과 털털함 <써니> 강소라
써니 | 2011년 5월 4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언론 시사회 이후 반응이 괜찮더라.
예고편이 더 잘 나왔다고 많이 그러던데.(웃음)

예고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춘화의 액션이 눈에 띄더라. 특히 발차기가 돋보이던데.
(한 숨을 쉬면서)에휴. 편집의 승리지.(웃음) 실제는 몸이 뻣뻣해서 연결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감독님과 무술감독님에게 죄송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 돼야 하는데, 몸이 안 따라 주더라.(웃음)

그래도 결과적으로 액션은 잘 나왔다.
편집이 잘 됐으니까. 관객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웃음) 그래도 걱정이다. 강소라 하면 ‘액션’ 할까봐. 아무래도 액션 스쿨을 다시 다녀야 할까봐.

<써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춘화라는 인물을 어떻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나?
일단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나미(심은경)고, 나미가 추억을 떠올릴 때 등장하는 게 춘화라서 극의 흐름에 맞춰서 가려고 노력했다. 원래 사람들이 추억할 때 좋은 것만 기억하잖나. 나미도 춘화를 떠올릴 때 멋있는 것만 기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 멋있게 보이려고 각도 잡고, 무게도 잡았지.(웃음) 그리고 극중 거의 맞지 않고, 잘 때리니까 연기하는 내내 우쭐한 느낌도 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춘화가 끌렸나?
그건 아니다. 끌렸다기보다는 다른 인물들보다 춘화를 더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다른 인물을 맡았으면 잘 못했을 거다. 춘화도 큰 자신은 없었지만 실제 모습과 공통된 부분이 있었기에 믿음이 갔다.

감독님은 어떤 연기 주문을 했나?
크게 두 가지였다. 여유와 무게감. 가만히 있어도 춘화가 ‘짱’이구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연기를 주문했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아무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실제 앞에 나서서 친구들을 이끌어 본 적도 없고, 자신감도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고생 좀 했지.(웃음) 그래도 같이 출연하는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줘서 시간이 지날수록 ‘짱’이 되어갔다. 연기할 때나 평소에도 멤버들이 춘화가 최고라는 것을 계속 인식시켜줬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얘기할 일이 생기면, 대표로 말하라고 부추기기도 하고. 다들 내 말에 잘 따라줬다.
극중 첫 대사가 문을 ‘쾅’ 열고, 가방 던지면서 “누가 변소 청소 안했어?”였다. 그 때 느꼈지. 아! 춘화가 ‘짱’이구나.
춘화는 결코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 아이다. 그냥 일을 저지르고 보는 거지.(웃음) 타인의 간섭도 받기 싫어해서 자리도 혼자 않는다. 그것도 뒷문하고 가까운 곳에.

그 대사나 움직임이 연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연스럽던데.
에이, 아니다.(웃음) 고등학교 때는 조용했다. 감독님이 하라고 해서 한 것뿐이다. 오해 하지 마라. 앉으라니까 앉았고, 가방 던지라니까 던졌을 뿐이다.(웃음)

영화가 나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춘화를 연기한 입장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게 아쉽지 않던가.
만약 춘화의 개인사가 나왔더라면 영화의 균형이 깨졌을 거다. 영화가 ‘춘화와 아이들’도 아니고.(웃음) 영화는 칠공주 모두가 주인공이다. 물론 은경이가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모든 캐릭터들이 고루 돋보여서 좋다.

7명의 ‘써니’ 멤버들 모두 비슷한 연령대라서 촬영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또래 친구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다들 물 만난 고기처럼 너무 좋아했다. 처음에는 다른 친구들보다 한 달 늦게 캐스팅이 돼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걱정도 좀 됐다. 그런데 다들 그 때까지 서먹서먹해 하더라. 첫 안무 연습 날 실제 나이가 가장 많은 (민)효린 언니가 리드해서 밥을 같이 먹었다. 그 때 서로 얘기도 나누면서 많이 친해졌지. 그러다보니 촬영장은 언제나 시끌벅적 했다. 우리에게 빨리 친해지라고 부탁했던 감독님조차 괜히 부탁했다면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더라. 촬영 중인지 모르고 떠들다가 혼나기도 했다.(웃음)

다른 인터뷰를 보니까 온천욕도 즐겼다고 하던데.
너무 좋았다. 전남 영광에 해수 온천이 있는데,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이리 저리 휘젓고 다니면서 마음 놓고 즐겼다. 서로 몸매 품평회를 하면서 다이어트 정보도 공유하고, 냉탕과 온탕 오가면서 장난치고 놀았다.

다들 친하게 지내면서 촬영한 덕분인가. 일단 ‘써니’가 불량 서클이기는 하지만 과격하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거친 욕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여자 7명이 모여서 만든 계모임 같은 느낌도 들더라.
계모임보다는 경로당에서 화투치는 할머니 느낌이지.(웃음)
아까도 언급했지만 떼로 나오는 장면이 많다. 특히 초반에 등장하는 매점 씬은 원 씬 원 컷으로 촬영됐다. NG가 많이 났을 것 같은데.
생각 외로 NG는 많이 안 났다. 대신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누가 언제 어떻게 카메라 안으로 들어와야 하고, 빠져야 하는지 시간을 체크하고, 합을 맞췄다. 이런 점들 때문에 촬영보다는 리허설 시간이 더 걸린 거다. 또 등장하는 순서와 동선이 급작스럽게 바뀌면서 다들 애를 좀 먹었다.

또 하나의 떼 씬은 조이의 ‘Touch By Touch’가 흘러나오면서 다른 학교 불량서클 아이들과 한 판 붙는 장면이다.
이틀 동안 찍었다. 첫 날은 다 같이 싸움하는 장면을 찍고 그 다음날은 각자 싸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이 늦가을에서 겨울에 진행되는 바람에, 멤버들 모두 추위와 싸워야 했다. 매점 장면은 실내라서 괜찮았는데, 싸움 장면은 경남 합천 야외 세트장에서 찍었다. 극중 계절인 가을에 맞춰 옷을 얇게 입은 터라 더 추웠다. 햇빛도 잘 안 들어와서 모두들 하늘을 원망했지. 그나마 옷 속에 몰래 넣은 핫 팩이 모두를 살렸다. 촬영하다가 감독님한테 들키기는 했지만.(웃음)

극중 나미의 ‘빙글 빙글’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장면도 멤버들과 합을 요하는 부분이다.
보니 엠의 ‘Sunny’때만 군무를 맞췄고, ‘빙글빙글’때는 홀로 느낌에 취해서 춤을 췄다. 안무담당 선생님은 “중앙에 서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군무를 따라하면 어색하니까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마음껏 흔들었지.(웃음)

혹시 극중에 나오는 올드 팝이나 예전 가요를 들어 본 적 있나?
나미의 ‘빙글빙글’하고 리차드 센더슨의 ‘Reality’만 들어봤고, 다른 곡들은 처음 들었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았던 시절의 인물을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그 시절에 유행하던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춘화가 되더라. 환경이 춘화로 만들어준 느낌이랄까. 시간이 해결해줬다. 다른 멤버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극중 전라도에서 서울로 전학 온)나미 역을 맡은 은경이도 촬영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전라도 사투리를 썼고, 욕쟁이 진희 역으로 나오는 (박)진주 언니도 평소에도 걸걸하게 말하더라.(웃음)
영화를 보고 나서 어른이 된 춘화를 만났을 때 그 느낌이 참 묘했을 것 같다.
기술시사회 때 처음 영화를 봤는데, 어른 춘화를 보고 괜히 뭉클해지더라.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아! 춘화가 잘 나가는 회사의 사장이 됐네. 그런데 불쌍하게도 암에 걸렸구나!” 뭔가 대견하면서도 쓸쓸한 그녀의 모습 때문에 눈물이 계속 났다. 영화를 볼 때 춘화의 어른 시절을 연기한 진희경 선배님 옆자리에 앉았는데,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손을 꽉 잡아주셨거든. 그런데 손이 너무 아파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지. “선배님 너무 아파요!”(웃음)

진희경씨는 언제 처음 만났다. 포스터 촬영 땐가?
아니다. 왜 그 장면 있잖나. 나미 딸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른이 된 춘화와 친구들이 함께 복수를 할 때. 그 촬영 날, 선배님들 힘내시라고 다들 모여서 응원 갔지. 그때 처음 만났다. 선배님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때 어린 춘화와 표정이나 몸짓을 똑같이 표현하기 위해 내가 연기한 영상을 참고한다고 말해주셨다. 얼마나 기쁘던지. 그리고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 솔직히 둘이 별로 닮은 점이 없는데, 많은 분들이 너무 똑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건 아마도 선배님의 이런 노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굳이 닮은 점을 찾는다면, 어떤 면이 가장 비슷한가?
영화를 보니까 웃을 때 가장 닮았더라. 특히 눈이. 더 닮아 보이고 싶은 마음에 요즘은 더 많이 웃고 다닌다.(웃음) 그래야 자연스럽게 홍보도 더 잘되고, 관객들도 많이 볼 테니까 말이다.

영화에서 수지(민효린)가 인생의 큰 시련을 겪게 되는 일을 당하고, 다른 멤버들이 수지의 집 앞에서 울고 있을 때 리더인 춘화가 모두를 다독이면서 다시 만나자라는 약속을 한다. 언제나 당당했던 춘화의 눈에 처음으로 눈물이 고이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 “어쨌든 춘화는 강한아이니까 눈물을 참으면서 해”라고 주문했는데, 막상 연기를 하니 감정을 주체 못하겠더라. 수지가 당한 일로 하여금 ‘써니’가 해체될 위기에 놓이고, 더 이상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흘러 나왔다. 춘화의 진솔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 연기에 집중하고 촬영에 임했다. 한편으로는 영화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헤어질 순간이 오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어서 슬픈 감정이 더해진 것 같다.

배우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본 <써니>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써니>는 보는 이들의 가슴속에 무언가를 남긴다. 그게 바로 아련한 추억인 것 같다. 특히 극중 어른이 된 ‘써니’ 멤버들처럼 같은 나이또래 분들은 영화를 충분히 공감할 거다. 영화를 보고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 석 자가 불렸던 그 시절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아마도 장점이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엄마 생각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뭐랄까. 엄마의 소녀시절을 경험했다는 느낌. 예전에도 그래왔지만 실제 엄마의 이름을 불러드린다. “애자씨!” 하고 말이다. 엄마와 <써니>를 같이 보고 나서 앞으로 잘 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곧바로 “너는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하니”부터 시작해서 단점만 지적하는 거다. 아! 역시 모녀는 애증의 관계라더니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도로 들어갔다.(웃음)

이번 영화를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어떤 건가?
일단 쫓기면서 연기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 <4교시 추리영역>은 중간에 캐스팅됐고, 대본을 보고 바로 연기에 들어가서 다급하게 찍었다. 그와 다르게 <써니>는 나름대로 준비기간이 있었다. 시나리오 보면서 인물도 연구해보고, 리허설도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춘화가 되어 갔다. 그런 점에서 준비 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은 거지. 안 되는 액션 연기에 밤도 새우고, 추위에 시달리면서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얻은 게 많다.

이번 영화가 드라마 <닥터 챔프>와 촬영이 겹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들었다.
<써니>는 오디션을 후, 한 달이 지나서 연락이 온 거다. 하필이면 그 때 드라마 <닥터 챔프> 촬영이 들어간 상태였다. 잘 할 수 있을까 겁도 났지만, 일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 노력했다. 태릉선수촌에서 <닥터 챔프> 찍다가 경남 합천 가서 <써니>를 찍고, 왔다갔다 이동하면서 바쁘게 연기했다. 그러다보니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마음은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거다. 게다가 <닥터 챔프>의 유리는 너무 여성스럽고 <써니>의 춘화는 남성적인 면이 많아서 감정 이입도 잘 안되더라.

<닥터 챔프>와 함께 또 한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그게 바로 <막돼먹은 영애씨>다. 이 드라마에서 나영 엄마로 출연했는데, 이후 충성 팬들이 많아졌다고 들었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마니아층이 두터운 드라마 아닌가.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봐 주시니까, 기분이 좋다. 어느 날 ‘강소라 요요 왔나!’라는 기사를 봤는데, 그 댓글에 “우리 나영 엄마 욕하지 말아요”라고 쓰여 있더라.(웃음) 그 정도로 출연자나 팬들도 다 가족 같다.

<닥터 챔프> 이후 새 일일극 <우리집 여자들> 캐스팅됐다.
드디어 어머님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거다. 이제 여의도에 있는 식당가면 무한 리필도 가능하게 됐다.(웃음) 비록 작은 역할이지만 열심히 할 거다.
극중 어떤 역할인가?
삼수생이다. 보기보다 의외로 속이 깊다. 공부를 못해서 대학보다는 창업을 시켜달라고 하는 당찬 아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요즘 젊은 층과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다. 촬영이 시작됐는데, 극중 아빠로 나오는 강남길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 생각하나?
실력! 연기를 잘할 수 있는 실력이 더 쌓였으면 좋겠다.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 할 때는 부담 없이 무대에 올랐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연기를 허투루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드라마에서 선배님들의 충고와 가르침을 잘 받고, 연기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을 거다.

그럼 6개월 동안 ‘열공’ 모드로 가는 건가?
힘들지만 보람 있는 6개월 동안의 현장수업이라고나 할까. 어른이 돼서 지금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느낄 정도로 ‘열공’ 할거다.(웃음)

2011년 5월 4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1년 5월 4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4 )
park8012
써니에서 이미지 좋았어요. 연기도 굿~~   
2011-05-16 13:48
bounce0830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제가 뭐라구..'하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2011-05-09 15:54
lydragon
강소라씨가 이렇게 성장했군요. 너무 예쁘네요. 기사 잘봤슴당   
2011-05-09 13:01
adew82
강소라씨 인터뷰에서 털털하고 솔직함이 느껴져요^^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배우되기를!   
2011-05-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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