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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목소리를 지키는 강인함 <대호> 박훈정 감독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대호>는 제작비가 140억이다. 흥행에 대한 기대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부담스럽다(웃음). 제작비도 어마어마한 데다가 <대호>는 한국에서 없던 이야기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긴장된다.

영화를 본 배우들은 뭐라고 하던가.
배우들은 모두 잘 나왔다고 하지. 하지만 우리끼리 영화가 좋다고 좋아하면 뭐하나. 관객들이 좋아해야지.

<대호>는 오래 전에 쓴 시나리오다. 연출을 맡게 되면서 시나리오가 수정된 부분이 있나.
아무래도 쓴 지 오래된 작품이다 보니 수정된 부분이 있다. 수정된 부분이 많은 건 아니지만 천만덕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보강했다.

영화 전반부에서 천만덕의 과거가 껍질 벗기듯 조금씩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감정이 쌓이는 게 느껴졌다. 반대로 이야기 전개의 속도가 느려 영화가 무겁다는 느낌도 받았다.
우리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런 장면들은 모두 보여주지 않아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도 있었다. 그게 오히려 이야기를 더 편하게 볼 수 있게 할지도 모르고. 하지만 영화를 지금처럼 편집한 데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런 이야기들이 모두 빠졌다면 영화가 길게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후반부에 관객이 느끼는 감정이 지금보다 약해졌을지 모른다. 사실 그런 부분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인것 같다. 게다가 <대호>는 이야기를 쭉 펼쳐 놓고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상황과 사연을 통해 감정을 꾹꾹 눌러담는 이야기다. 그래서 고민은 했지만 그런 부분을 모두 편집해서 쓱 넘겨 버리는 건 우리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 판단했다.
당신의 작품을 보면 인물이 선택의 순간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삶 속에서는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절대 선, 절대 악이 쉽게 구분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과 악은 어떤 상황 속에서 높여진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린 문제인 것 같다. 특정 상황에서의 특정 선택만 놓고 보면 악한 사람이 선해질 수도, 선한 사람이 악해질 수도 있다. 누가 봐도 평소에 굉장히 선하게 살아온 사람이지만 나쁜 선택을 해야만 자신이 살 수 있거나 이제껏 지켜온 것들을 간직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이 오면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딜레마인 거지. 열이면 아홉, 나쁜 선택을 하게 될 텐데, 그 상황만 놓고 보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지 않나. 하지막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뉴스를 볼 때도 사건의 단편만 보고 그 이면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의 특정 선택만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하기 쉬운 거다. 그런데 나는 절대적으로 악한 사람도,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악마를 보았다>의 장경철은 절대악이지만 말이다(웃음). 그런 사람을 제외하고는 선과 악은 사람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아마 나의 전작에도 그런 생각이 투영됐을 거다.

물론 선과 악이 절대적으로 규정된 건 아니지만 그 기준에 있어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라는 게 존재할 수 있다. 선과 악의 경계를 어느 정도까지 넓혀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지 고민한 적은 없나.
예전에는 작품을 쓸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했다. 그런데 요새는 사회가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들어서 때로는 이런 이야기를 써도 괜찮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만들 때만큼은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아무런 제약없이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충실하게 집중하는 편이다. 허용되는 범위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 편이다.

사회가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든다는 부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 우리사회는 워낙 날이 서 있다. 진영 논리를 비롯해 무엇이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일단 욕부터 하고 본다. 그래서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요새는 시나리오를 쓰다가도 내가 이 캐릭터를 이렇게 쓰면 저쪽에서 꼬투리를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신경 쓰이더라. 사고의 허용 범위가 의식되는 이유는 단순히 영화를 왜 이 따위로 만들었냐는 욕을 듣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딱지가 붙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 분위기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자꾸 어떤 딱지를 붙이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시나리오를 쓰다가도 어? 위험한데? 이건 아닌 거 같아,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이 캐릭터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 모습을 어떻게 볼지 신경쓰이게 되는 거다.

창작자에게는 굉장히 안 좋은 일이다.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되도록 안 하려고 애쓴다. 짜증이 나는 건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게 자연스러웠는데 요새는 노력해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는 거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시나리오를 쓸 때 일단 무조건 써 놓고 문제가 있으면 세상에 꺼내 놓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한다. 요즘은 사회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비판하니까.
<대호>는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훨씬 짙어질 수도 있었을 법한 영화인데 많이 절제한 느낌이다. 이것도 그런 사고의 연장선인가.
<대호>를 만들 때는 이야기에만 충실하고자 했다. <대호>는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보기에 따라 철학도 있고, 정서적인 울림도 있고, 이야기. 등장인물, 시대적 배경이 담고 있는 은유도 굉장히 많은 작품이다. 만일 내가 내공이 있거나 철학적 사유가 굉장히 깊은 사람이면 그런 부분을 건드리고 극대화할 수 있었겠지만 그럴 만한 깜냥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출할 때는 일단 이야기에 집중하고 해석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기자는 생각이었다. 내가 어떤 특정한 의미를 끄집어 내서 강조하면 영화 속에 포함된 다른 의미들이 모두 묻힐 것 같았다. 그래서 시대도 시대고 소재도 소재인만큼 상업적으로 풀려면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대호>는 그렇게 편집하지 않았다. 관객들에게 특정한 생각이나 감정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나는 단지 서사를 전달하는 데 충실하고자 했다.

<대호>에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 사실주의 영화에 익숙한 요즘 관객들에게 그런 부분을 어필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나.
민식 형과도 이야기한 부분인데 지금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의 스타일이 어떤지는 우리도 분명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영화만 있으면 어떡하겠냐는 거다. <대호> 같은 영화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물론 <대호>가 순진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고 스타일이 조금 생소할 수 있다. 그러니까 12세 관람가지(웃음). 그런데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분명 무거운 면이 있다. 분명 순수한 사람들이 엮어내는 이야기지만 그 시대가 가진 특별한 무게감, 아픔이 있다. 그래서 그 시대가 마냥 순수할 수만은 없다. 종전에 말한 것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의미를 일부러 도드라지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설화적이고 단선적인 이야기지만 그 속에 시대가 모두 보인다고 생각했다.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 시대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줘서 사실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보는 와중에 그 시대의 현실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하는 거였다.

<대호>는 정말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 반가웠다.
아무래도 호랑이와 관련된 민간 설화나 전래 동화는 우리 나라에 가장 많다.

소재적인 측면뿐 아니라 호랑이를 의인화하는 것도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처럼 느껴졌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만 해도 <대호>의 호랑이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
다르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 나오는 리차드 파커는 뱅골 호랑이다. <대호>의 시베리아 호랑이와는 성격도 생김새도 다르다(웃음).

연출 과정을 밟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소위 ‘정규 코스’를 밟지는 않았다(웃음). 독학했다.
<대호>는 연출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도 부담될 만큼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 많았던 영화다. 두려움은 없었나.
그래서 끝까지 <대호> 연출은 안 하려 했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는 작가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재밌게만 쓰면 된다는 생각이었지 구현에 대한 부분은 신경을 안 썼다. 그래서 시나리오가 돌고 돌다 처음 나에게 다시 왔을 때는 정말 내가 썼지만 호랑이 CG를 비롯해 이걸 어떻게 찍나 싶더라.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쓴 작품이었는데 말이다(웃음). 그리고 <대호>는 내가 쓴 작품이기는 했지만 전작과 비교해 내 성향의 반대 지점에 있는 영화였다. 내가 찍으면 호랑이 나오는 느와르가 될 텐데 괜찮냐고 농담도 했다. 과연 내가 이 작품을 연출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됐고 겁도 많이 났다. 또 <대호>는 이야기 자체는 쉬워도 그 속에 담긴 철학적인 메시지나 여러 가지 상징이 많은 작품이었다. 과연 내가 그 모든 것을 영화에 담아낼 수 있는 연출 실력이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어쩌다보니 결국 내가 직접 연출하게 됐다.

전체적인 이야기 맥락과 캐릭터는 분명 당신의 전작과 다른 면이 있는데 <대호>는 여전히 당신의 색깔이 명확하게 묻어 있는 작품이라 느껴졌다.
그러니까 말이다. 찍어 놓고 보니 어쩔 수 없더라(웃음). 이야기가 무겁고 어두침침하다.

영상이 정말 너무 고왔다.
그건 촬영팀이 잘 한 거다. 그런데 한국의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그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겨울 설산이 그려진 풍경화의 느낌을 원해서 촬영팀에게 눈 내린 겨울 산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는 많이 했다. 우리나라 산이 가진 실루엣을 보여주고 싶었다. 흰 눈과 나무 밖에 없는 겨울산 말이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다른 영화들과는 대비가 될 수도 있을 거다. 요즘 영화들은 형형색색으로 장면도 현락하고 화려하지 않나. 그런 부분을 좋게 보는 관객도 있을 거고 그렇지 않게 보는 관객도 있을 거다.

마지막에 천만덕과 호랑이가 함께 절벽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대호>는 말 그대로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설화 같은 영화니 그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영상에 어딘가 아련한 감정을 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신세계>에 이어 사나이 픽처스와 또다시 작업했다.
편하다. 사나이 픽쳐스는 감독이 하고자 하는 것을 확실히 뒷받침해 줘서 좋다. 감독에게 필요한 지원과 셋팅을 완벽하게 해 준다. 작품에 서로 동의했으니 함께 작업하는 것이겠지만 작품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이 전혀 없다.

당신과 함께 작업한 배우들은 모두 당신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더라.
인터뷰 할 때 이야기 잘 하라고 돈을 줬다(웃음). 작품을 시작할 때는 영화에 참여하게 되는 사람들과 이 시나리오로 어떤 작품을 만들려는 건지를 이야기하는 시기가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만일 배우와 스탭들이 내가 영화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느끼거나 내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과 본인들이 생각하는 작품이 일치하다고 느끼면 신뢰가 쌓인다. 또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본인이 생각하고 연기한 게 옳았다고 생각되면 믿음이 생기는 거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사전 준비 단계에서 대부분이 결정난다고 생각한다. 스탭들끼리 우리가 어떤 작품을 만들 거라는 것에 대한 약속 단계이지 않나.

현장에서는 배우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는 편인가.
자유라고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캐릭터에 대한 여지는 어느 정도 남겨두는 편이다. 그 역할을 어떤 배우가 연기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걸 완전히 규정짓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특정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배우들이 내 시나리오를 연기해 볼 만하다고 느끼는 걸 수도 있다. 민식 형 같은 경우도 내 작품의 그런 면을 좋아했다. 배우가 캐스팅 되면 그 배우와 상의해서 캐릭터를 마무리 짓는데 그때 배우에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한다. 나는 모든 캐릭터의 전사를 생각해 놓고 그 부분을 배우에게 말해주는데 그러면 배우는 그 전사에 맞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온다. 배우가 만든 캐릭터가 내가 생각한 캐릭터의 큰 틀 안에만 있으면 크게 관여하지 않는 편이다.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는 게 연기에 있어서는 그들이 베테랑이다. 감독이 연기에 있어 전문가는 아니지 않나.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하는 게 좋은 거다.

시나리오 썼던 경험이 연출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되나.
첫 작품을 연출할 때 겁 없이 덤비면서 느낀 게 있다(웃음). 시나리오와 연출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것! 물론 시나리오를 쓸 때도 머릿속으로는 영화를 한 편 만드는 셈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혼자서 하는 작업인 반면 영화는 배우도 있고 스탭도 있는 협업이다. 그러니 시나리오와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작업 과정이 전혀 다르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것도 감독인 내가 시켜서 마지 못해 하는 동의가 아니라 정말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영화를 이해한 상태여야 한다. 나와 함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조차 설득시키지 못하면 관객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겠나. 하지만 시나리오는 철저한 개인 작업이다. 시나리오는 오히려 공동으로 작업하면 더 힘들다. 하지만 영화는 천재가 아닌 이상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떤 작업이 더 편한가.
편한 건 혼자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당연히 편하다(웃음) 하지만 연출은 분명 매력이 있는 작업이다. 특히 결과물이 만들어 졌을 때 느끼는 기쁨이 크다.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는 불완전한 작품이지 않나. 소설은 소설로서 모든 공정이 끝나는 거고 그 자체가 결과물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있어 시작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시나리오 작성만 가지고 어떤 성취감을 얻기는 대단히 힘들다. 영화에 시나리오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완전한 결과물은 아니다. 하지만 연출은 결과물을 보니 성취감이 크다. 물론 개봉을 앞두고 있으면 지금의 나처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한다(웃음).

그래도 시나리오를 그렇게 오래 써 온 건 시나리오 집필에도 재미를 느꼈기 때문 아닌가.
물론 이야기를 쓰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낀 부분도 있다. 그런데 나는 시나리오 작가였을 때부터 계약을 까다롭게 하는 편이었다. 계약서에 시나리오의 내용을 마음대로 못 바꾸는 조항을 넣거나 바꿔야 한다면 나에게 먼저 협의, 또는 합의를 구해야 한다는 사안을 꼭 넣었다. 그랬기 때문에 제작사에 시나리오를 넘겨도 내 작품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가에게 해 줄 조언이 있다면.
조언을 할 만한 위치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일단 시나리오를 쓸 때는 다른 요소들은 고려하지 말고 시나리오에만, 이야기에만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나도 요즘은 그런 게 힘들지만 말이다(웃음). 다른 생각이 많으면 진도도 안 나간다. 시나리오가 나오면 제작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타협을 해야 하는데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타협할 필요는 없다. 시나리오를 쓰다 연출을 하는 분들에게는 시나리오 작성과 연출은 정말 너무 다른 영역이니 연출은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스탭으로 꾸렸으면 그 이후는 전문가들에게 최대한 많이 기대라고. 영화는 천재가 아닌 이상 절대 혼자 못 만든다.
최근 있었던 일 중 가장 기뻤던 일은 무엇인가.
<대호>를 작업한 2년 간은 기쁜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소소하게조차 없는 건가. 어딘가 칙칙한 게 영화와 비슷하다(웃음).
소소하게나마? 글쎄... 없다. 최근 2년 간은 없다.

그럼 영화가 잘 되면 그 일이 좋은 일인 걸로 마무리 하자.
영화가 잘 되면 기쁠 거다. 차후에 생기는 좋은 일은 영화가 잘 되는 걸로!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_김재윤 실장(ULTRA studio)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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