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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행복하다 <원스텝> 박산다라
2017년 4월 11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지만 카메라 앞에 서거나, 무대에 올라가면 그녀 안에 내재됐던 열정이 거리낌없이 표출된다. 그런 타고난 끼를 바탕으로 필리핀에서 외국인으로서 가수겸 배우로 인기를 구가했지만,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걸크러쉬’ 수식어가 어울리는 2NE1 의 멤버로 당당히 그 존재를 알리며 가수로서 여한없이 활동한 후 이제 홀로서기에 나선 박산다라. 영화 <원스텝>으로 연기에 출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 그녀. 요즘 행복하다.

영화 홍보로 요즘 정신 없겠다.
앨범 발매한 후 활동할 때보다 더 바쁜 거 같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바쁠지 몰랐다.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동생 천둥은 어떤 응원 메시지를 보냈는지.
남동생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무뚝뚝하고 살뜰이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항상 묵묵히 곁에서 지원해줘서 든든하다.

필리핀에서 활동할 때 영화에 여러 편 출연한 걸로 알고 있다. 한국과 필리핀의 작업 환경을 비교한다면.
촬영장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단,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영어와 필리핀어를, 지금은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언어의 문제다. 사실 부산 출신인 데다가 어려서 필리핀에 갔기에 한국어를 정확히 잘 사용하고 있는지, 발음이 표준어가 맞는지 스스로 의심스러운 순간이 있다.
배우로서의 준비, 그러니까 소속사에서 특별히 연기 수업을 받았나.
소속사에 연기 클래스가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같이 수업을 받는 게 두려웠다. 왜냐면 내가 원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당시는 2NE1 그룹 활동이 활발하던 시기이기도 했고, 몇 번은 아프다고 빠진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됐다. 그때 친한 친구들이 지금 드라마나 영화에서 활동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니까 일에 대한 이해의 폭이 크고 서로 응원도 많이 해준다. 이번에도 시사회에 여럿이 참석해 줬다.

2NE1 그룹 시절부터 연기를 하고자 한 건가.
연기는 원래 하고 싶었고 데뷔 초에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있기도 했다. 개인 활동을 못했다고 해야 할까, 안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그룹 활동 시에는 그걸 최우선으로 두었었다. 이제는 자유롭게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사장님도 그렇게 말씀하시고.

그럼 음악에서 연기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고 봐도 될까.
음악은 그만하고 이젠 연기를 하겠다 이건 아니다. 두 가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주연 영화인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 어떤가.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고 영화를 보던 중 음악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부터 몰입하며 보게 되더라. 그게 음악의 힘인 거 같다.
소리를 색으로 느끼는 ‘색청’ 소재가 독특하다. 연기하는데 힘든 점은.
실제는 존재한다는데 희귀병이라 레퍼런스도 없었다. 감독님과 상의하며 상상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었다. 소리를 색으로 느낀다기에 처음에는 예쁘지 않을까? 즐겁지 않을까? 했는데, ‘시현’은 괴로워하며 음악을 못 듣지 않나. 나에게 음악은 항상 들으면 즐거운 거였기에 음악을 듣고 괴로워 하는 게 이해가 안 되고 표현하기 어려웠다.

표현하기 힘들었던 장면을 꼽는다면.
진지하고 괴로워하는 신들이 많다보니 하나하나 다 어려웠다. 그 중에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연주하며 색을 구분하는 신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다. 거의 이틀동안 촬영을 했는데 감정이 끊어지지 않게 끔 하는 게 어렵더라.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51점을 주겠다고 했는데, 만족하지 못한 면이 많았나? 낮은 점수다!
음... 불만족스런 면이 많았다기보다는 점수를 준다는 게 힘들더라. 70~80점 이렇게 주는 것도 뭔가 이상하고. 그래서 의미 있게 ‘시작이 반이다’ 이런 기분으로 51점을 줬다.

영화 중 특별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평생 화를 내거나 싸운 적이 없다. 그 당시엔 엄청 화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스크린으로 보니까 별로 화난거 같지 않아 보이더라. 좀 더 질렀어야 했나보다.

영화 관련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으로 모금됐다고 하던데, 평소 팬들이 많이 참여한 건가.(웃음)
사실 크라우드 펀딩이 처음에는 뭔지 잘 몰랐다. 평소 팬들이 많이 참여해 줬겠지만 아닌 분들도 많더라. 정말 감사하다.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인데 음악적으로 참여를 했는지.
OST는 김수진 음악 감독님이 공을 아주 많이 들이셨다. 나는 그 점을 믿고 따랐고 다만 노래는 내 스타일대로 했다. 선곡에 의견을 내기도 했고.

이번 연기를 위해 참고 한 작품이 있다면.
특별히 참고한 작품은 없다. 단지 예전부터 좋아했던 일본 영화 <태양의 노래>의 OST를 다시 들으며 힐링을 했다.
극 중 ‘시현’이 보여주는 음악은 그룹으로 활동하던 시기의 음악과는 많이 다르다.
혼자 완곡을 한 것도 처음이다. 그 전에는 세고 화려했다면 이번에는 청아하고 깨끗한 음악이다. 처음에는 그룹 시절 버릇으로 발음 등을 자꾸 멋스럽게 부르게 되는 거다. 기교를 부리는 게 어우리지 않는 곡인데 말이다. 그래서 다시 부르길 여러 번 헀다. 첫소절 부르자마자 이게 아니구나 깨달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습관을 바꿔야 했는데 그점이 힘들었다.

당신의 음색과 노래가 잘 어울리더라.
나도 모르고 있던 내 목소리를 알게 됐다.(읏음) 2NE1 곡들은 원래 알앤비 스타일 혹은 꼬불꼬불한 음악이다. 또 내가 랩에 가까운 파트를 많이 했기에 이번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혼자 활동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 되게 심심하다는 거다. 대기할 때도 얘기할 사람이 없으니 혼자 핸드폰 보고 있게 된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차분해지더라. (웃음) 영화 제목 ‘원스텝’ 처럼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거 같다.

그룹 해체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
나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기에 대답하기 조심스럽다. 계약기간도 있고 영원히 함께 활동할 수는 없으니까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그룹 해체가 공식화 된 후 힘들지 않았는지.
막상 닥치니까 멘붕도 오고 아프더라. 마치 오래된 연인과 헤어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멤버들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씨엘(2NE1 멤버)이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한국에 오면 매번 만난다. 물론 해체되고 한 두달 멍때리기는 했다. 그러다가 방향을 재설정 해야겠다 생각하고, 1월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그 버킷리스트가 궁금하다.(웃음)
1순위가 연기였다. 그리고 MC도 있었다. 그런데 연기는 이번 영화에 출연함으로써 달성을 했고 다행히 뷰티 프로그램 MC를 맡아 진행도 하게 됐다. 그 다음이 가수로 홀로서기다.
이번 영화에서의 ‘시현’은 소위 ‘홍대여신’의 모습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홍대여신 ‘박산다라’는 어떨까.
멋있고 좋지만 나는 나한테 뭐가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다! (웃음) 나에겐 독특한 컨셉의 밝은 이미지가 어울린다. 무대에서 퍼포먼스하는 그 모습이 어울리고 자신있다. 이번 부산시사회에서 가만히 서서 OST를 부르는데 춤추면서 노래 부르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전재홍 감독은 음악보다는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밝고 귀여운 역보다 무겁고 다크한 역을 하라고 하셨다! 의외였는데 칭찬 받은 듯 해서 오히려 기분 좋았다.

주연이 아닌 작은 역이라도 연기할 준비가 돼있는지.
당연하다. 배역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배울 수 있고 임팩트있는 역이라면 하고 싶다. 너무 경험이 부족하기에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다.

구체적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설렘설렘하는 로코가 1순위다. 왜냐면 지금 안하면 못할 듯해서. 의사나 판사, 형사 등 카리스마 넘치는 역도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로코에서 상대역으로 만나고 싶은 남자 배우는.
나와 연기할때 상대역이 좋은 점은 내옆에 서 있으면 무조건 듬직해 보인다는 거다!(웃음) 어릴 때는 최수종 선배를 정말 좋아했는데...지금은 멋있는 배우가 너무 많아서 한 명을 고를 수가 없다. 진짜 나를 사랑해주는 것 같은 설렘이 있는 상대와 함께 연기하면 행복하겠다.
전재홍 감독이 당신이 완벽히 대사를 외워온다고 하던데 특별한 팁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외우는 건 잘했었다. 필리핀에서 MC로 활동할 때도 몇 장이나 되는 대본을 그냥 외웠고, 안무도 가장 먼저 외우는 편이다. 단, 순간 암기력은 좋은데 오래가지 않는다.(웃음)

당신에 관한 다큐프로인 <인간극장>(2004)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지금도 그때처럼 용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당시에는 필리핀의 인기를 다 버리고 왔는데 그때는 어려서 가능했던 거 같다. 지금하라면 못할 거 같은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막상 닥치면 어떨지 모르겠다. 신기한 게 평소에는 메뉴 하나도 잘 결정하지 못하는데 뭔가를 할 때는 칼같이 하는 편이다. 다른 분야는 다 부모님한테 맡기는데 내가 하고 싶은 분야만큼은 확실히 주장하고 부모님도 묵묵히 믿어 주셨다.

좀 전에 낯가림이 심하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일은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정말 심했는데 요새 혼자 활동하면서 많이 나아지고 있다. 오죽하면 사장님께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고 싶으면 내 앞에 카메라가 있어야 된다고 할 정도다. 어릴 때 TV 보는 걸 너무 좋아 했다. 작품 속 배우들이 대중에게 사랑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러다 중, 고등학교 때는 가수가, 그 이후에는 엄정화 선배님, 임창정 선배님을 보면서 만능엔테테이너가 되길 희망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연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은 거다. 단, 급하게는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늘려가다보면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믿는다.

대표적인 동안이지만, 벌써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다.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오히려 20대 때 연애하고 싶었고 요즘은 그냥 일을 하고 싶다. 게다가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너무 예뻐 심심할 겨를이 없다. 주위에서 사람 좀 사귀라고 조언할 정도다.

이상형은.
터프한 연하남이 예전부터 잘 맞는 거 같다. 유치한 장난도 치면서 말이다.

최근 인상 깊은 영화가 있다면.
<마스터>. 필리핀 로케이션을 했기에 관심있게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그렇게 멋진 액션 영화 한 번 찍어보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당분간은 연기에 집중하려 한다. 영화 <치즈 인 더 트립>에서 여주인공 친구 역으로 출연한다.
리딩을 시작했고 이제 곧 촬영에 들어간다.

최근 인상 깊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다면.
배우로서 시사회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게 기대되는 반면 첫 도전이라 너무 떨리고 외롭다 느꼈는데 너무 많은 지인이 와 주셨다. 그동안 헛 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뭉클하더라.

2017년 4월 11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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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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