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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회복하는 징검다리” BIAF 강현종 집행위원장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10월 22일(목)부터 26일(화)까지 제23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개막!
- 오스카 인증 국내 유일 영화제인 BIAF, 국제적인 위상 높아
- 팬데믹 시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같은 영화제가 되길
- 개막작 <항구의 니쿠코>, 안시영화제 수상작 <마이 써니 마드> 추천
- 공모전, 365 애니시네마, 양성교육 프로그램 등 애니 저변 확대 프로그램 상시 운영
- 기획부터 연출까지 1인 크리에이터 시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BIAF)은 오스카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영화제다. 오스카 인증의 의미를 짚는다면.
5년여의 준비 끝에 2017년 인증받았다. 이미 인증 받은 프랑스 안시, 일본 숏쇼츠와 히로시마, 캐나나 오타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으로 한마디로 영화제의 규모와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인증을 통해 BIAF 국제단편경쟁 수상작은 자동으로 오스카상 단편 애니메이션 예비 후보에 오르게 된다.

작년 BIAF EBS상을 수상한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연출: 마이클 고비어, 윌 매코맥,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으로 넷플릭스 공개)가 오스카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렇듯 BIAF를 거쳐간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이 작품은 경기예고 출신인 노영란 애니메이터가 참여했기에 더욱더 의미가 크다.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첫 영화제이다. 임기 내 목표가 있다면.
오스카 인증을 하나 더 받아서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을 오스카 예비 후보로 올리는 게 목표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현재는 안시영화제만이 작품상과 심사위원상 두 편을 (오스카) 예비 후보로 올리고 있다. 그래서 BIAF도 두 편, 현재의 단편 국제경쟁 수상작과 더불어 한국 단편 작품을 예비 후보로 올릴 수 있는 인증을 받고자 한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갖추어야 할 요건도 많아서 당장은 힘들겠지만, 임기 내에 인증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맞는 두 번째 영화제인데, 올해의 방향성과 특징은.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단절이 지속된 만큼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축제를 꾸리려고 한다. 코로나를 넘어 일상으로 회복하는 징검다리가 되는 게 올해의 모토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이지만, 개막식을 비롯한 여러 행사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동시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요즘 OTT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라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프라인에 대한 열망은 커져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니락 등 공연 행사도 마련했다. 또 올해부터 제작지원을 위한 콘텐츠 마켓을 시작했다. 영화제 기간 내에 최종 한 작품을 선정하여 제작한 후 BIAF에서 프리미어로 상영할 계획이다.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이 연출한 <항구의 니쿠코>가 개막작이다. 감독은 <해수의 아이>(2019)로 지난해 BIAF 장편경쟁 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또 올해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를 연출하는 등 BIAF와 인연이 깊다. 개막작을 소개한다면.
<항구의 니쿠코>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중 지브리 스튜디오 출신들이 많아서 지브리 특유의 스타일, 작화와 색감 등으로 한국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작품이다. 항구에 정박한 배에 사는, 평범하지 않은 사연을 지닌 두 모녀 ‘니쿠코’와 ‘키쿠코’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담아낸 애니메이션으로 ‘위로와 성장’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면에서 올해 BIAF의 방향성과 매우 흡사한 결을 지녔다. 아시아 프리미어로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메타버스, 새로운 가상 융합 플랫폼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한 포럼을 진행한다. 요즘 메타버스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인데, 앞으로 메타버스가 애니메이션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로 전망하는지.
올해 포럼에는 조정위 넥슨 팀장, 김홍석 스토익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비롯해 산업공학, 미디어콘텐츠 관련 교수들이 참여해 다양한 산업 가운데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메타버스의 활용과 융합에 대한 해당 전문가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메타버스가 실험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은 진행 중으로 뚜렷하게 그 결과물을 확인하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애니메이션에 접목한다면 관객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되어 자기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가능할 것 같다. 가령, 백설공주라면 그 콘셉트만 따와서 사과를 먹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전개될지 기존과 전혀 다른 스토리텔링이 개인별로 가능할 거다.

BIAF 상시 프로그램 중 365애니시네마와 애니문화 읽기 등 애니 저변 확대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365애니시네마는 <소닉X>, <썬더 일레븐> 1기와 2기, <프리 파라> 시즌2 등 시민에게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무료로 온라인 상영하고 있다. 또 경기도교육청과 BIAF가 공동 주관하는 감독 작가 영상 전문가 육성 등 양성교육프로그램, 강사가 학교로 직접 방문하여 진행하는 애니문화읽기(애니플레이), 초· 중등생을 대상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진학·진로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함으로써 시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전국학생만화·애니메이션 대전’ 공모전도 BIAF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항구의 니쿠코>
<항구의 니쿠코>
 <마이 써니 마드>
<마이 써니 마드>

예매 오픈 직후 매진된 <항구의 니쿠코>,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4DX> 등을 비롯해 흥미로운 작품이 올해 BIAF를 찾는다. 추천작을 꼽는다면.
우선 개막작인 <항구의 니쿠코>다. 기회가 된다면 꼭 보길. 또 <마이 써니 마드>(연출: 미카엘라 파블라토바)도 현 시류에서 보면 좋을 작품이다. 아프간 출신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 체코 여성을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가족 내 여성 인권과 보편적 인간애를 다룬다. 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온라인으로 상영하지 않는다. 여타 영화제가 온· 오프 상영을 병행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인데, 오프라인을 고수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 중 프리미어 공개작도 꽤 있는 데다 넷플릭스와 계약한 작품들의 경우 저작권 이슈가 발생한다. 무엇보다도 창작자 본인이 온라인 상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큰 이유다. 장기에 걸쳐 제작하다 보니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좀 더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 BIAF의 예산 규모와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총예산은 17억 원 정도이고 부천시, 경기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그중 메인 후원처는 부천시이다. 조직구성은 사무국장을 비롯해 상근직은 4명이다. 그 외에는 단기 스탭으로 운영 중이다.

집행위원장에 앞서 유한대학교 애니메이션영상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오랫동안 강단에서 지도해왔다. 학생들의 변화 흐름을 짚는다면.
과거에는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직접 그렸다면, 이제는 수작업은 보기 힘들고 또 공동작업보다는 개별 작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학생 스스로가 감독 겸 제작자가 되어 자기의 스타일로 애니메이션을 완성하여 유튜브에 공개하는 식이다. 한마디로 관객의 스타일에 맞추기보다는 관객을 자기스타일로 끌어들인다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학생들은 웹툰, 광고,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고 음악, 그림, 더빙 등의 여러 작업 공정에 필요한 스탭을 유튜브에 자기 작품을 올려 광고를 통해 구하는 등 작업 방식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한마디로 공동작업과 분업에서 개인 크리에이터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이 있다면.
국내 애니메이션 중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 많고 해외에서 인정받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그렇기에 어린 자녀와 부모가 손잡고 방문하는, 다양한 연령대를 품는 영화제인 BIAF를 알리는 데 더욱 노력하려 한다. 요즘 기쁜 일이란… 집행위원장을 맡아 팬데믹 시대에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사진제공. 부천국제애니페스티벌(BIAF)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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