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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에 데뷔해 벌써 40대, 잘 걸어왔다.” <늑대들> 오종혁
2022년 4월 28일 목요일 | 서재하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서재하 기자]
차가운 눈빛과 냉담한 표정의 한 남자가 가죽 자켓을 입고 바이크를 탄다. 커다란 용문신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남자는 영화 <늑대들>의 배우 오종혁이다. <늑대들>에서 야쿠자 조직의 2인자 ‘도훈’을 연기한 오종혁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오종혁은 "1년 6개월 전에 촬영을 했는데, 드디어 개봉을 했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두렵고 설렌다.”며 개봉 소감을 전했다.

도훈역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야쿠자 조직에 속해 있는 한국인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한 역보다는 악역에 마음이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훈’ 역시 거친 인물이지만 내면에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 완벽하게 야쿠자다운 그런 연기보다는, '이 사람이 이렇게 야쿠자 세계에 들어왔을 때는 어떤 생각이 있지 않을까?'하는 식으로 접근했다. 조직원으로의 어떤 목표보다는 언젠가는 조직을 떠나고 싶어하는 모습, 그런 비밀스러움을 담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신에 대해서는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담았다. 전규환 감독님이 안전한 범위 내에서 거친 느낌의 액션을 주문하셨다. 그래서 모든 액션을 기본적인 동선만 잡고 촬영했다. 컨테이너 신에서는 문을 닫고 최소한의 조명에만 의지해 찍었는데, 공간이 워낙 협소하다보니 감독님도 많이 맞았다. 촬영이 끝나고 보면 감독님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웃음)”고 전했다.

오종혁은 영화를 통해 거대한 용문신을 공개했다. “문신은 실제 내 것이다. 스물 한 살 철없을 때 새겼다. 바쁘게 생활하며 그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도훈’ 캐릭터와 잘 맞아서 그대로 드러내게 됐다. 따로 문신을 그리지 않아도 돼 개인적으로 편했다”며 웃었다.

한겨울에 제주도에서 촬영했다는 <늑대들>. 촬영 현장은 어땠을까.

“바이크를 타는 장면이 많아서 칼바람을 맞으며 촬영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상의 탈의를 하는데 하필 촬영 날 바람이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촬영지였던 숲이 산 속 깊은 곳이 아닌 산 앞자락에 있어서 바람을 고스란히 맞았다. 엄청 추웠다. 그래도 원하는 것을 하고 있어서 즐거웠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씬을 모두 만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극소수의 스탭과 배우로 촬영하다 보니 조금 더 감독님과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의견 제시도 많이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오종혁은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작품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형사 역의 배우 박기덕을 직접 추천했다는 대목에서 적극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박기덕 배우님과는 연극 <함익>에서 처음 만났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 멋있는배우다. <늑대들>의 형사 역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소개했다. 삶에 찌들어 있다거나 덩치가 큰 전형적인 형사의 모습과는 다른, 깔끔하고 엘리트 같은 외형이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또 매력적인 보이스로 대사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999년 밴드 클릭비로 데뷔한 오종혁은 이후 솔로가수 OJ로 활동했다. 2008년 뮤지컬 <온에어 시즌2>에서 가수가 아닌 배우로 무대에 섰다. 이후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뿐만 아니라 2021년 인기리에 방영된 예능 <강철부대>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벌써 15년차 배우”라는 오종혁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지는 않았다. 그 순간에 ‘이걸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해온 것 같다. 안 하고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 앞으로도 내 앞에 있는 그 길을 가고 싶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23년의 오랜 연예계 생활에 대해서도 사치스러운 수식어보다는 그만의 담담한 화법으로 말했다.
“열 여덟 살에 데뷔해 사십대에 들어섰다. 오랜 연예계 생활에 많은 일을 겪었다. 한 번도 지지치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들에 배움이 있었고 나름 즐거웠다. 그냥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뛰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오종혁은 5월 14일 개막 예정인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 연습에 매진 중이다. “여기에서도 액션신이 많다. 나이 들기 전에 이 작품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며 “이 작품 올리고 나서 연극 한 편과 뮤지컬 한 편 연습에 또 들어간다. 올해도 정신없이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바쁜 삶을 살다 보면 올해가 다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은 영화지만 모든 스탭과 출연진이 열심히 찍은 <늑대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늑대들>은 4월 27일 개봉한다.

사진제공_트리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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