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서재하 기자]
<데드캠핑 더라이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금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을 하는 중이다. 그러다, 캐스팅 디렉터로부터 ‘이러한 작품이 있는데 할 의향이 있느냐’는 제의를 받고, 감독님을 만났다. 감독님과 2-3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의견이 잘 통했다. 감독님이 생각한 캐릭터의 이미지와 내가 잘 맞는다고 하시더라. 나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욕심이 생긴 터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따로 오디션을 보지 않고 바로 합류하게 되었다.
시나리오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던가.
<데드캠핑 더라이브>는 범죄를 일삼고 다니는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작품이다. 가끔 사회 뉴스를 보면 살인, 폭행 등 이유 없이 피해를 당하는 사건들이 있지 않나. 피해자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가해자들에게는 분노가 생긴다. 이 마음을 풀어놓고 싶지만 나는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연기로 (이 감정을) 승화시키고 싶었다. 피해자들을 대신해서 복수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좀 통쾌했나.
연기를 하기 전,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나도 통쾌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연기를 한다고 실질적으로 치유되지는 않더라.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최근 많은 이슈가 되는 ‘젠더갈등’의 문제로 작품을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아닌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로 봐주셨으면 한다.
촬영 과정은 어땠나? 액션이 많고 대부분이 산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산 속에서의 촬영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예민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것보다 시간이 촉박한 게 힘들었다. 크랭크인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그 사이 액션스쿨을 다니며 액션과 킥복싱을 배웠다. 촬영은 3주정도 진행되었는데 다행히 몸으로 하는 것에 대한 암기력은 좋은 편이다. 무술 감독님도 내가 액션을 빨리 습득하고 외우는 편이라고 하시더라. 다만 힘이 좀 부족해서 힘있는 액션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마지막 폐창고 씬이다. 화면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먼지가 많아서 촬영하는 내내 먼지를 흡입했다. 2,3일정도 촬영했는데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촬영 내내 목에 모래가 걸린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데뷔 이후 첫 원톱 주연을 맡았다. 성적이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흥행 여부보다는 내가 시나리오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관객들이 나를 인물 그 자체로 봐주시면 좋겠다. 또 나의 연기를 보고 저 배우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만큼 배역에 잘 녹아들고 표현됐는지는 나 또한 궁금하다. (웃음) 사실 이 작품을 할 때쯤 많이 방황했다.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도 이 방황은 계속될 것 같다.
방황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궁금하다.
일상을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했다. 무용을 전공하기도 했고 원래 몸 쓰는 걸 좋아해 오랫동안 필라테스를 배우러 다녔다. 그러다 ‘이 정도로 시간과 돈을 쓸 거라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배우로서의 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엔 요가 자격증도 수료 과정 중인데, 언젠가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뭔가를 계속 부지런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과거 포미닛 활동 때와 지금 삶의 만족도를 비교해보면 어떤가.
돌이켜보면 그 때는 너무 어렸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을 잘 못하기도 했고 철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지금은 나이가 좀 들어서 (웃음) 타인을 이해하고 사람 사는 것에 대해 현실적인 눈을 좀 더 가지게 된 거 같다. 그래서 지금이 더 좋고 만족한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힘든 건 계속 힘들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35살에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한가.
얼마 안 남았다. (웃음) 사실 연애가 점점 두려워진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특히 결혼은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물론 사랑이 가장 중요하지만 양쪽의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래도 결혼, 출산, 육아는 인간이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2년 5월 17일 화요일 | 글 서재하 기자(jaeha.seo@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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