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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공조2: 인터내셔날> 유해진 배우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하여 781만 명을 동원한 <공조>가 후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로 마침 추석 연휴에 컴백했다. 추석 특수를 겨냥한 대작이 부재한 가운데 소위 빈집털이에 나선 영화는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라는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두 배우 사이에서 “독보적인 비주얼일 수밖에 없지 않냐”는 유해진, 더 독보적인 연기와 유머로 <공조2>를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억지개그’는 선호하지 않는다는 그를 화상으로 만났다.

전편에 기대지 않은 속편

“우려먹는 거면 어떡하나, 쉽게 얘기해서 전편에 기댄 구성이 아닐지 걱정했어요.” <공조2>에 임하면서 유해진이 우려했던 지점이다. 관객이 좋아한 전편의 설정과 상황, 대사와 웃음 등을 후속편에서 그대로 이어가는 걸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기대감도 컸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이하 <해적>)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석훈 감독이 새롭게 <공조2>의 메가폰을 잡은 덕분이다. 866만 명을 동원한 <해적>의 큰 인기에는 ‘철봉’으로 분해 웃음을 일궈낸 유해진의 지분이 상당하다. 일명 ‘음파음파’ 씬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믿고 보는 애드립 장인 유해진을 공고히 했다.

“감독님이 굉장히 점잖고, 말도 참 조곤조곤 조용히 하곤 합니다. <해적>이 스케일도 크고 액션도 많아서, 이렇게 큰 현장을 잘 핸들링할지 걱정했었죠. 그런데 액션뿐만 아니라 코믹함도 놀랍게 캐치하세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감독에 대한 믿음, 나아가 제작을 맡은 JK필름 윤제균 감독과의 평소 친분도 <공조2>의 합류에 한몫했다

“낯설지 않은 강진태로 연속성을 이어가고자 했어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그에게 포커싱되는 건 당연하죠. 이번 강진태, 그러니까 제 역할은 새로운 이야기 속에서 친숙함을 이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철령’(현빈)과 ‘잭’(다니엘 헤니), 삼각 공조 사이에서 다리 역할하듯이요.” 옆집 이웃 같은 친근한 소시민 형사 ‘강진태’, 확실히 극의 전체적인 조화와 캐릭터 간에 안정감을 부여한다.

한편으로는 색다른 서사의 부여나 캐릭터의 변화는 크게 없지만, 전편에 비해 액션의 비중이 커졌다.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한 액션이죠. 근데 사실 크던 작던 액션은 늘 있었어요. 지금 김희선 씨와 영화 <달짝지근해>를 촬영 중인데, 절 유심히 지켜봐 온 분은 ‘얼마 만에 액션이 없는 거냐’는 말을 할 정도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특별히 준비한 부분은 없어요.”

“차에 매달려 가는 씬은 밤새 촬영했어요. 와이어를 사용해도 어느 정도 체중을 실어서 매달려야 해서, 끝나고 나니 어깨가 꽤 아프더군요.” 고충이라면 고충이었다고.

“애드립이요? 사실 애드립은 혼자 하는 것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막 던지는 것도 아니에요.” 극이 목적지까지 가는 데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요소가 애드립이라고 생각한다는 유해진. 밤새 깊이 생각한 끝에 나온다는 그의 애드립의 목적은 극에 녹아들어가 (관객이) 원래 있던 대사처럼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코믹한 요소, 그러니까 웃긴 면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웃음을 겨냥하고 대사를 치지는 않아요. <해적>의 ‘음파음파’는 철봉이 고래에 관해 설명하면서 정말 답답한 마음에 나온 말이거든요. 이런 제 생각을 감독님도 잘 알고 있어요. 이번에도 상황에 기인한 웃음을 만들고 싶었는데…아닌 것도 있겠죠.” (웃음)

“재밌어졌어.” 진태가 철령을 보며 무심코 던진 말이다. 아내 ‘소연’(장영남)의 무시무시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철령과의 공조에 지원한 진태. 초반 소연 앞에 두 남자(철령, 진태)가 무릎 꿇은 시퀀스에서 나온 대사로, 전편보다 한결 말랑하고 여유로워진 철령을 보며 저절로 나온 애드립이라고.

‘현빈’에서 ‘빈’으로

<공조>의 성공에는 냉철한 북한 엘리트 형사 ‘림철령’과 생계형 남한 형사 ‘강진태’, 대조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현빈과 유해진의 찰떡같은 케미가 주효했다.

“1편 때는 현빈이라는 배우와 함께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빈이와 하는구나!’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전편을 작업하며 함께한 시간이 쌓였고, 이후에도 때때로 만나서 운동도 같이하는 등 시간을 보낸 덕분에 호들갑이 아닌 아주 편안하게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고. 현빈 배우가 세월이 흐르며 생긴 여유로움과 더불어 (촬영이 아닌) 일상에서도 한결 더 재미있어졌다고 귀띔한다.

“윤아 씨는 굉장히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분이 있어요.” 업그레이드된 처제 ‘민영’(임윤아)과는 코믹한 장면이 많아 참 재미있게 촬영했다는 유해진, 철령이 민영을 오해해서 섭섭함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를 최고로 꼽는다.

<범죄도시>(2017) ‘위성락’ 이후 <공조2>의 새로운 빌런 ‘장명준’을 연기한 진선규에 대해서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진짜로 대단하죠. 평소의 모습을 보면, 악역이 정말 상상이 안 돼요. 이번에는 스트레이트 펌을 하고 덥수룩한 헤어 스타일로 나타났는데 이상하게 낯설지 않더군요. 샤프하고 날렵해 보인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안심하는데 정말 순수하죠.” 너무 조용조용하게 말해 좀 더 크게 얘기하라고 몇 번이나 얘기할 정도라는 진선규다.

“다니엘 헤니는 알다시피 매우 젠틀해요. 몸에 밴 매너와 건강한 생각 등이 부럽죠. 흉내 내고 싶은 부분이에요. (웃음) 게다가 한국말을 너무 잘해 놀랐어요. 공부법을 물어보니 키우는 개와 대화를 그.렇.게 많이 한다고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해도 왠지 웃기고,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유해진, 과연 뛰어난 인터뷰이다.

이렇게 살아간다

<공조2> 개봉에 앞서 유해진은 예능 <텐트 밖은 유럽>으로 시청자들에게 오랜만에 인사를 건넸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캠핑기를 담은 이 프로그램은 현지의 그림 같은 풍광과 편안한 진행으로 힐링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과 함께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팬데믹으로 답답한 시간을 보낸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그간 찍은 영화의 개봉이 지연된 상황에서 TV를 통해 제 근황을 알려드리고 싶었죠.” 연극할 때부터 후배인 진선규, 박지환 그리고 처음 만났지만 어쨌든 연기 후배인 윤균상까지 편안하게 여행할 파트너라 더욱 끌렸다고.

“흥행 기대요? 이 질문에 한 번도 숫자를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어요. 많은 분이 봐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당연하지만, 스코어를 언급하는 건 좀 그래요. 늘 하는 얘기가 같이 고생한 분이 조금의 이익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공조2>의 제작비는 약 15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대략 300만 명이다. 조금의 이익은 물론이고, 꽤 큰 이익도 기대할 만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1997년 영화 <블랙잭>의 단역으로 데뷔해 60여 편에 달하는 영화를 거치며 개성 있는 조연에서 원톱 주연까지 ‘독보적’인 필모를 자랑하는 25년 차 배우 유해진에게 영화는 그리고 현장은 어떤 의미일까.

“제일 행복할 때가 마음이 잘 맞는 스탭들과 좋은 작품을 함께할 때예요. 이런 현장은 기쁨이죠!”

마지막으로 유해진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글쎄요. 예전에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핸드폰에 ‘그래, 이렇게 살아가면 되겠지’라고 쓴 적이 있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걸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 대답으로 대신할게요.”


사진제공. CJ ENM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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