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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요? 연결시켜주고 싶긴 했는데..
감독 낸시 마이어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을 말하다 | 2004년 2월 5일 목요일 | 임지은 이메일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다. "20대 아가씨를 애인으로 둔 그 나이 두 배쯤 되는 남자가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소재 때문만은 아니다. 6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만난 진정한 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그 남자의 라이벌이 한창 나이의 팽팽한 청년이라는 점 때문도 아닌 것 같다. 평자와 관객들은 이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노련한 배우들이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반영해 능숙하게 연기해낸 캐릭터와, '로맨틱 코미디 우주'에서는 드물게 진정성이 묻어 나오는 대화에서 찾는다. 일례로 [롤링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멍청한 소극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특별하다"고 칭찬하기도.

다이앤 키튼(키튼은 골든글로브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주연상 유력후보이기도 하다)과 잭 니콜슨의 이름만으로 황홀한데, '네오' 키아누 리브스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프랜시스 맥도먼드까지. 저마다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배우들을 태우고 배를 저어간 선장은 <왓 위민 원트>로 제작비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인 전적이 있는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 여기 낸시 마이어스와의 짤막한 인터뷰를 공개한다. 숙련된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가는 일의 즐거움이 그 안에서는 담뿍 묻어 나온다.


Q: 언제 어떤 계기로 작품을 구상하게 됐는가.
낸시 마이어스: 머리 속에 담아두기 시작한 건 9년 전쯤부터다. 어린 아가씨들만 만나는 올드보이가 있고, 그 남자가 어린 애인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경박한 남자가 진짜 사랑에 빠져 뒤늦게 가슴앓이를 하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거다.

Q: 영화를 보고 느낀 점. "나이든 사람들의 사랑에 빠지면 젊은이들보다 더 강렬해 보인다"는 깨달음이다.
낸시 마이어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벽을 쌓게 된다. 젊은이들에겐 모든 게 새롭고, 그만큼 아니다 싶으면 물러서기도 쉽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경험이나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또 삶에 대한 확신이 어느 정도 생긴 후엔 마음 열기도 힘들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사랑이란 감정에 몸을 담갔을 때 몰아치는 파장의 세기도 그만큼 강렬해지는 것 아닐까.

Q: 결국 다이앤 키튼은 잭 니콜슨의 품에 안기게 되지만 이와 반대로 키아누 리브스 곁에 머물게 하는 결말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지.
낸시 마이어스: 키아누가 너무너무 귀엽고 멋진 바람에, 실은 그가 나오는 씬을 찍을 때마다 고려했었다. 잠시 마음이 흔들린 건 사실이지만 역시 그럴 수는 없더라. (사족: 한편 다이앤 키튼도 키아누 리브스와 사랑을 나눈 감흥을 다음과 같이 고백한 바 있다. "키아누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키스씬 찍을 때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Q: 남자들은 동년배 여자들과 사귀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낸시 마이어스: 어린 여자들에 비해 비슷한 나이의 여성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가까워지는 데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아가씨들은 좀더 쉽고, 또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거겠지.


Q: 잭 니콜슨은 어떻던가? "포스 오브 네이쳐"라는 별명이 있다던데.
낸시 마이어스: 연기에 있어 거의 천부적인, 똑똑한 배우다. 카메라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아 나도 많이 배웠다. 어떤 장면에선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중에 잭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카메라 돌아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도 못 당할 고수라고 할까. 그리고 잭 니콜슨의 얼굴은 마치 악기 같다. 그는 연주하는 법을 아주 잘 알고있는 숙련된 플레이어고. 꾸며진 게 아니라 타고난 순수한 재능이다. 보고 있으면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Q: 다이앤 키튼과 잭 니콜슨은 각자 자신의 영역이 확고한 개성적인 배우들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조합은 어땠는지.
낸시 마이어스: 그렇지도 않다.

Q: '그렇지도 않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낸시 마이어스: 그들 두 사람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열정과 욕심에 있어 둘은 서로 무척 닮아있다. 그런 배우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건 감독으로서 더할 나위없는 행운이다.

Q: 이번엔 키아누 리브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의 캐릭터는 전작 <매트릭스>의 네오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데.
낸시 마이어스: 잭과 키아누는 이 영화에서 라이벌 격이다. 키아누는 순정파에 감성적이고 부드럽고, 여성에게도 관대함 빼면 시체인 캐릭터. 난 키아누가 <매트릭스>의 절대자가 그렇듯 터프하게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워낙 로맨틱한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 아닌가. 그래서 일부러 이 영화에선 검은 옷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해서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에서 부드럽고 로맨틱한 큐트가이로 완벽하게 변신하게 되었다.

Q: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조연으로 만족하기엔 아쉬운 훌륭한 배우 아닌가.
낸시 마이어스: 맥도먼드는 조역이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순간에 시선을 장악하는 배우다. 무척 똑똑한 사람이기도 하다. 처음 역을 제의할 때 이 배우 아니면 안되겠다는 고집이 있었는데, 마침 출연을 승낙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맥도먼드의 비중이 크지 않은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한다. 분명한 건, 그녀 아니면 못 들을 찬사라는 것이다. 다시 일해보고 싶은 배우다.

Q: 감독으로서 배우들이 모두 연기를 잘할 때의 느낌은 어떤지?
낸시 마이어스: 물론 일하기 훨씬 수월하다. 각자 모두가 장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경우, 모두가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다.

Q: 영화를 찍을 때 고수하는 특별한 전략 내지 노하우가 있다면?
낸시 마이어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만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쓰는 편이다. 그래서 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해변 풍경에 젖어들 수 있도록 별장에 창문을 많이 만들었다. 가능한 실외장면을 많이 찍으려 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어딘가로 훌쩍 여행을 떠났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고 싶어서다. 뉴욕, 파리... 여행을 즐기는 기분을 전달하는 거다.

Q: 헐리우드 영화 같지 않다는 평이 많다. 주제도, 또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유럽영화 같기도 한데.
낸시 마이어스: 그렇게 보인다면 아마 한스 짐머가 샹송을 많이 넣은 탓인 것 같다. 유럽 영화 같다는 말의 의미는 영화가 섬세하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까? 어쨌든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활감 있게 담아내려 했다. 참고로 언급하자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 나오는 배우들은 아무도 성형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배우들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제공: 워너브라더스)

6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18
qsay11tem
영화가 유쾌해요   
2007-08-09 21:08
kpop20
잘 봤어요   
2007-05-27 11:35
ldk209
잭니콜슨.. 키아누 리브스.. 정말 대단한 배우들이죠....   
2006-12-27 18:44
soaring2
저 영화도 유쾌한 영화였어요~   
2005-02-13 11:59
cko27
와..부러운가 동시에 대단한 감독이네요.ㅜㅜ 저런 톱스타들을 거머쥘수 있다니.. 으..   
2005-02-0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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