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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주변인에서 ‘영화인’으로 성큼 발을 들여놓은 강풀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 하성태 기자 이메일


하성태 기자(이하 '하') <바보>는 봤나?
강풀(이하 '강') 아니, 아직 못 봤다. 전문가들 말고 진짜 영화 좋아하는 관객들하고 보고 싶어서. 너무 긴장을 하고 있는데 궁금한 거 참느라고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이라도 보려고.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영화 개봉하는 첫 날 마지막회 보려고 했는데, 오늘 보련다.

그럼 영화 본 소감을 내가 먼저 얘기해줘야 하나?(웃음)
편집이 다 안 된 건 한 번 봤었다. 그때는 음악도 안 들어있는 DVD 판이었다. 그야말로 장면이니까. 지금 긴장하고 있다. 약간 정신 나간 거 같다. 하하하. 영화 봤나? 어땠나?

영화가 참 착하다. 원작도 그렇지만.
그런 거 말고, 재미있었나? 전체적으로 어떤가? 권할 만 한가?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후반부는 좀 너무 착해서. 물론, 강풀 팬이라면 확실하다.
강풀 팬이 아니라면 안 권하고?(웃음)

아니, 그런 건 아니다(웃음). 착하다는 말은 남자 관객들 같은 경우는 닭살 돋아 할 부분도 있다는 거다.
<아파트> 영화 개봉 할 때는 이렇게 긴장 안 했는데. 그때는 별 감흥도 없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영화 제작팀하고 친해서 그런지, 이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현이도 그렇고, 희순형도 그렇고.

두근두근 하겠다, 개봉이 늦어져서. 속앓이도 같이 하고.
개봉이 늦어지거나 하는 사정을 잘 알고 있잖나. 계절 배급에 대한 문제도 있었고 결국은 돈 문제더라. 다른 건 긴장 안 했는데 가장 우려됐던 건 마치 영화가 재미없어서 늦어지나 사람들이 묵은 영화로 볼 까봐 그게 좀 싫더라고. 아니라고 해명을 하기에도 개봉이 확정이 안 됐으니까 말도 못 하고.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영화가 촬영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후반작업, 믹싱, 음향 다 중요하더라고. 그것 때문에 시간을 잡아먹은 거 같다.

<바보>같은 경우는 같이 영화 작업하는 기분이 들었겠다. 현장은 자주 갔어나?
자세하게 어떻게 돌아가는 거 알고 있으니까, 그런 기분이었지. 현장은 많이 갔다. <아파트>는 한 번도 안 갔는데(웃음). 그때는 또 마침 연재하고 있어서. 근데 또 그런 말을 못하는데 <바보>도 연재 중이었거든. 내일이 마감이어도 또 한 번 구경가야지, 하면서 가고. 교회신이니 학교신이니 바뀔 때 마다. 심지어는 구경하러 전주 현장까지 갔었다니까. 확실히 <바보> 팀이랑 각별한 사이다.

<바보> 개봉 기념 특집만화를 보니까 애정이 각별한 거 같던데.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 최고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해도 최고의 캐릭터로는 바보 승룡이를 꼽았고.
맞다. 몇 년 전부터 인터뷰할 때마다 그렇게 얘기했거든. 승룡이라고 대답한 것도 극중에서 조금 슬프잖나. 내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생각도 들고. 연재 후반에 경계했던 것이 내가 내 이야기를 빠지지 말아야 했는데 결국은 안 되더라고. 승룡이를 굉장히 아끼거든. 처음에 태현이가 처음 캐스팅 됐을 때도 만나봤는데 너무 밝고 재미있더라고, 웃기고. 내 승룡이랑 어울릴까 생각도 솔직히 했었다. 근데 촬영 현장에 가 보니 진짜 바보 같더라고(웃음). 굉장히 잘 어울리고 열심히 했다. 살도 찌우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더라고. 기준에 대한 고민도. 잘못하면 장애로 보일지 모르니까. 마음에 든다. 근데 일단 영화를 봐야 할 거 같다(웃음). 지금까진 정말 마음에 든다.

차태현씨가 동안이잖나. 그런 얼굴이 순수한 승룡이랑 잘 매치가 되더라고.
난 웃음이 선한 사람이 승룡이를 맡길 바랐는데, 태현이가 웃는 모습이 선하고 예쁘다.

하지원씨는 굉장히 예쁘게 나왔더라.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좋았지. 예쁘니까(웃음).

그래서 촬영장도 자주 놀러가고?
지원씨 촬영 장은 자주 안 갔다(웃음). 태현이나 희순형 현장에 자주 갔고.

농담이다(웃음). 시나리오 완성되고 수정될 때는 기분이 어땠나?
시나리오 딱 받아 봤는데 아, 이 장면은 꼭 넣지, 그러면 ‘그럼 영화가 4시간이야’ 그러더라(웃음). 욕심은 어느 정도 버려야 될 때가 있고 받아들여야 될 때가 있더라고. 솔직히 영화판에 있진 않지만 요즘 시나리오를 많이 보게 된다. 어떤 건 읽다 보면 시나리오는 끝내줘도 완성되면 이상한 영화가 있더라. 요즘 영화사 대표님들이 시나리오를 코멘트를 해 달라고 해서 시나리오를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다. 영화는 시나리오는 전부가 아니더라고. 크랭크업 하고 편집이 끝나야지 뭔가 된다는 느낌이 들더라. 시나리오가 나와 봐야 알겠더라고. <바보>도 이제 봐야지.

<바보>도 그렇고 강풀 만화는 등장인물도 여럿이고 나레이션도 각자 있어서 영화화할 때 애를 먹는 거겠지?
근데 박희순씨 말로는 그게 좋았다고 하던데? 연기 할 때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 자기 배역 속마음을 다 글로 썼기 때문에. 시나리오로 옮길 때는 어려움이 있었겠지. 아예 난 까발려서 얘 생각이 이렇고 저렇고 얘기를 하는데 관객들은 연기를 보고, 장면을 보고 느껴야 하니까.

모든 작품들이 영화적인 거 같다. 회상이랄지 장면도 반복해서 쓰고 흑백처리도 많이 하고.
맞다. 만화를 보며 장면 연상 작용이 빨리 되는 거 같아요. 예전에 컷 만화로 볼 때는 잘리던 느낌들이 장면 연상이 연결되는 느낌이 들고. 또 웹 만화가 횡 스크롤이니까. 나도 편집할 때 고걸 많이 신경 쓴다. 감정이 이어져 나갈 수 있게. 웹 만화의 하나의 장점인거 같다.

<바보>는 풍납동 동네 바보라고 예전부터 밝혀 오지 않았나.
아, 실존 인물은 아니고. 거기서 봤던 동네 바보 형을 생각했다. 지금도 동네 마다 대표 바보가 있을 거다. 근데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바보들이 많이 사라지는 거 같다. 좋게 말하면 사회에서 잘 수용하는 걸 수 있지만. 나쁜 뜻이 아니라 예전에는 진짜 동네마다 바보들이 하나씩 있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는 가둬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바보들이 갇혀 있고 어울리지 못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좀 전에 장애로 보이지 않길 원한다고 했는데, 그럼 관객들이 승룡이를 어떻게 바라보길 원하나?
만화 그릴 때도 그랬지만 흔히 말하는 장애, 바보가 아니길 바랐다. 사람들이 너무 착하면 바보라고 하는 거 있잖나, 친구들끼리 ‘너 바보냐’ 이런 거. 그런 사람이 좀 더 착해 보이는 거 있잖나. 착해서 바보처럼 보이는 아이가 좀 더 바보인거. 그 정도 수준에서 하려고 했다. 아마 영화에서는 고민이 더 많았을 거다. 만화는 콧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걸로 계보화 시킬 수 있는 건데 영화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니까. 그런 기준을 정하는 일이 힘들었나 보더라.
 아파트
아파트
 괴물 속편
괴물 속편
 바보
바보
강풀 만화가 시나리오로 만들기 어렵다고 하더라. 이번에 시나리오도 써봤는데 느낌이 어떤가?
더 납득이 간다. 어떻게, 왜 그렇게 했나, 원작은 이런데 시나리오는 왜 그런가가. 최근에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를 봤는데 솔직히 원작이 훨씬 멋있고 좋거든. 근데 영화를 보고 나서 아 이렇게 할 수 밖에 없구나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었고 다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내 만화를 영화화하는 걸 힘들어하는 이유가. 내 만화가 짧아 보여도 제대로 보면 4시간이 넘어 간다고 하더라. 결국은 축약의 문제가 어떤 부분을 부각시킬까 문제인데. 좀 짜임새 있게 쓰려다 보니까 어느 하나를 빼면 무너지는 경향이 있나보다. 감독님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열심히 썼으니까 믿고 맡기는 거지.

확실히 이제 ‘영화인’으로 불러도 무방할 거 같다.
아이, 아직 싫다(웃음). 난 만화인이다. <괴물2> 시나리오 쓴 거는 뭐라고 해야 되나 그것도 직업이긴 한데. 모르겠다. 예전에는 반영화인 이러면 아니야, 그랬는데 시나리오까지 쓴 마당에 발뺌하는 것도 웃기는 거고. 이제 받아들여야 되는데 어색한 것뿐이다. 맞는 말인 거 같다, 영화인이기도 하고.

영화지와 인터뷰도 많이 했더라.
예전에는 한 발 걸치고 빠져있는 거였는데 이제는 뭐 부정을 할 수 없게 됐으니까.

뭐가 가장 크게 달라졌을까? 이제 영화화되는 작품들에 힘을 좀 실어주는 건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큰 건 <괴물2> 시나리오 쓴 일 때문이고요. 난 만화인이니까 내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나간 거잖나. <괴물2> 같은 경우 만화보다 영화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일단 분량도 있고. 이 아저씨들은 자기 생각을 촬영해서 영상으로 만드는 거고 난 그림으로 만드는 건데 생각해보니까 크게 다를 게 없더라고. <괴물2>는 서로 아이템이 잘 맞아서 이야기가 된 거고. 아직 전업 시나리오 작가가 될 생각은 없다. 빨리 다음 만화 시작해야지 하는 생각 밖에 없다.

아, 그 미스테리물? 스토커를 소재로 한다고 들었는데.
호러물 하려고, 귀신 나오는 거 하고 싶어서. <스토커>라고 얘기했는데 잘 모르겠다(웃음). 스토커가 될지 조명가게가 될 지. 이야기는 써 놓은 게 몇 개 있는데 워낙 변덕이 심해서. 확실한 건 호러물을 하게 될 거 같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하면서 제가 너무 착해진 느낌이 들어서. 항상 번갈아 가면서 했거든, 순정 한 번 호러 한 번. 중간에 <26년>이 껴 있었던 거고.

<그대를 사랑합니다>보면서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떠올랐는데. <26년>도 그렇고 다른 자가들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거 같다.
그 영화는 진짜 제 취향은 아닌거 같다. 이것저것 많이 해서 그런가 보다. 멜로도 했다가 호러도 했다가 시대물도 했다가 하니까 스펙트럼이 넓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그런 원천은 역시 개인적인 과거에서 찾아야 하나? 어린시절이라든지 대학시절이라든지.
아니, 그런 부분도 좀 있긴 하지만. 결국은 원래 좀 잡생각이 많다. 공상을 많이 하는 타입이고.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후배들이, 만화가 지망생들이 어떻게 하면 만화를 잘 그리느냐고 물어보는데. 앉아서 막 그림만 열심히 그리는 거 보다는 영화보고 책 읽고 얘기 많이 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 거 같다. 생각이 깊진 않은데 얕게 방만한 스타일이다.(웃음).

국문과 다니면서 대학 때 사람들 만나고 술도 마시고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겠다.
술? 술은 졸업할 때까지 안 마셨다. 그런데 안 마셔도 제일 취한 거 같고 잘 놀았으니까.

후배들이 ‘강풀 선배님, 만화가는 어떻게 되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문학이랄지 책 많이 읽고, 그런 얘기 많이 해줬을 거 같은데.
그런 면이 굉장히 중요한 거 같다. 그런데 그런 얘기도 해야 되나?

(웃음) 아니, 아니. 그런 면에서 댓글들 보면 ‘만화 말고 시나리오나 소설 써도 성공 할 거 같아요’란 팬들도 많더라.
그건 좋게 봐주셔서 그런 거 같다. 반대로 말하면 그림을 못 그리니까(웃음). 그런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영화 시나리오 하나는 썼지만 제 스토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그림 그리게 할 일은 없을 거다. 확실히, 100% 내 이야기는 내가 그리고 싶다.

만화에서 그림과 스토리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하나?
내 기준이지만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림도 중요하고 그렇지만 결국 그림은 그릇 같고 스토리는 그 안에 담긴 음식 같다고 생각한다. 만약 마감이 내일 닥쳤다면 그림보다는 차라리 스토리나 대사 한번을 더 바꾸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 잘 구별하거든.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림은 참 약간(웃음). 너무 바쁘고 마감에 쫒길 때는 넘어갈 때도 있다(웃음).

<26년>때는 후배에게 배경을 맡겼다가 다시 그리느라 연재가 늦어졌다고 고백 한 적도 있었다.
내 그림, 내 만화 같지가 않은 거다, 너무 잘 그려서. 너무 잘 그린 건 문제가 안 되는데 주인공 얼굴이 바뀌었더라고. 그 때 3일 한걸 엎고 다시 하느라고 눈물이 다 낫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나 보다. 절대 내 이야기를 다른 만화가가 그릴 일은 없겠다 하는.

동료 만화가나 가족들 사진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던데.
그걸 신기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모든 만화가들이 실제로 그런다. 오히려 만화가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다. 사전 취재를 많이 해야지. 물론 난 동작까지 따라 그린다는 건 반성해야 할 부분일지 모르지만. 근데 선생님들이나 잘 하는 형님들 보면 사진을 많이 찍는다. 근데 거기에 비교하면 안 되는 게 난 손도 못 그려서 보고 그리니까(웃음). (앞으로) 많이 나아지겠지.

사진을 풍경이랄지 세세한 부분은 찍는 건 당연한 취재의 일환아닌가? 그런데 굉장히 코믹한 레슬링 장면도 올려놓았던데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실제로 보고 그린 거다. 그림을 잘 그리면 그럴 필요가 없겠지. 하하하하.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원고 쓸 때마다 모델들이 대부분 만화가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다. 친구들은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어색해 하는데 그 분들은 같은 업자라서 그런지 굉장히 열심히 해 주고 표정까지 다 연기해준다. 서로 아니까. 그래서 만화가 친구들이 포즈 취할 때 제일 잘 나온다. 팔은 어떻게 뻗을지 다 알거든. 의견도 내주고. 남들이 보면 낯 뜨거운데 우리끼리는 자연스럽다. 만화 모델은 주변인물들이다. 부모님이나 아내까지 다 나왔으니까.

현실성이 있어서 독자들이 당신 만화를 좋아하는 거 같다. 리얼리티와 장르적인 부분은 어떻게 수위를 조절하나.
(한참을 생각하다) 모르겠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모든 걸 할 때 내가 납득을 해야지 넘어간다. ‘이게 말이 돼?’ 이러면 안 된다. 아무리 상상력이라고 하지만 납득이 안 되면 아예 전달이 안 되니까. 내가 보기에도 타당할 때까지 이야기를 다시 쓴다. 정말이지 잘은 모르겠다.

순정만화나 바보 류의 작품을 보며 펑펑 울었다는 독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 감성은 어디서 연유한 건가.
그건 아마 집안 환경인거 같다. 우리 집안이 정말 서로 사랑하거든. 부모님이 절 참 사랑해주고, 나도 그렇고. 집안 형편은 어려웠지만 정말 사랑받고 큰 아들이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 준다 그런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그랬기 때문에 이해를 하거든. 돈 있는 사람들은 500원 모자라서 버스 못타는 심정을 모르잖나. 난 안다. 모든 만화의 출발이 가족이나 부모님인 거 같다. 그런 경험이랄지. 그리고 기본적으로 인간이 나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성선설, 성악설 얘기를 하는데. 아무리 못돼 쳐 먹은 놈이라도 기본적으로 예를 들어서 아이가 차길에 나가있으면 아무리 구해 주잖나.

그래서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정서가 ‘착함’, ‘올바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맞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는다. 이제 서른다섯 해를 살았지만 인간의 그런 부분을 믿는다. 생각이 다들 다를 뿐이거든. 세상에 틀린 생각은 없다, 다를 뿐이지. 내가 믿기 때문에 그런 만화가 나오는 거 같다.

<괴물2>는 흥행에 자신 있다고 했던데, 직접 한 말 맞나?
내가 무슨 흥행을 장담 하겠나, 감독님이 하는 건데(웃음). 내 이야기에 자신이 있다. 재미있게 썼고. 무슨 얘기를 하든 간에 재미있게 푸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니까.

인물도 많다고 들었다. 직접 시나리오로 써 보니 어떻던가?
대사 보다 지문이 길다. 그런데 영화사에서 마음대로, 쓰던 대로 쓰라고 하더라. 내가 어떤 생각으로 썼나가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

<26년>은 소재가 부담스러워서 3년이나 만화 작업을 미뤘다고 들었다. 그런데 영화까지 만들어지니 부담스럽지 않나?
아니, 오히려 부담을 덜었다. 세상이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건지 모르겠는데 이런 만화가 나왔으니 영화도 나와야 좋은거지. 솔직히 만화는 혼자 하는 거잖나. 그래서 겁도 났는데 영화는 워낙 큰 매체고 여러 명이 작업하는 거니까 오히려 마음 편하다.

이해영 감독과는 자주 보는 편인가?
해영이 하고는 자주 통화한다. 시나리오도 중간 중간 보면서 얘기도 나누고.

스릴러의 장르적 활력에 집중한다고?
이해영 감독하고 공통분모가 뭐였나면 ‘광주얘기지만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풀자’였다. 나도 만화 그릴 때 그랬고. 일반적으로 광주 얘기에 관심 있는 사람만 보는 경우가 많다. 난 그게 좀 아니라고 생각하고 좀 더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해영 감독도 그렇게 생각하더라고. 일단 재미있어야 되고 재미가 없는데 의미를 전달한다는 건 무리가 있는 거 같다. 이해영 감독님하고는 코드가 맞다, 전작 <천하장사 마돈나> 보면서도 이 감독 정말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나올 거다.

만약 광주를 아는 관객에게 비판이 들어온다면?
있겠지. 근데 그것도 괜찮고 이슈화가 되면 좋을 거다. 차라리 비판이 전혀 없으면 더 문제가 될 거 아닌가. <화려한 휴가>는 반대급부의 이야기가 있었잖나. 무슨 생각을 했냐면 광주는 절대 대립과 대립의 관계가 아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였거든, 광주는. 그 부분이 약해서 비판을 받았던 거다. 그렇다면 <26년>은 그의 반대되는 표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너무 피해자의 시점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더 광주에 대한 이야기가 활성화가 됐으면 좋겠다. 액션이어도 좋고. 나 보다 어린 친구들이 광주를, 5.18과 8.15를 햇갈리는 건 그 친구들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전달을 잘 못 해 준거지. 어떻게 나오든간에 광주를 알리는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진짜 재미있는 영화가 나와야지. 사실 지금도 약간 늦었다는 생각이 있다. <화려한 휴가> <스카우트> <수퍼맨이었던 사나이>도 있지 않나.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른 역사를 다룬 영화는 나왔는데 왜들 피해 가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26년> 같이 역사를 다룬 작품에도 관심을 둘 건가? 개인적으로는 그런 만화를 그렸으면 좋겠는데.
모르겠다, 워낙 변덕이 심해서. 어느 날 해야겠다 싶으면 또 하겠지. 그런데 지금 계획으로는 꼭 팩션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물론 또 하게 될 수도 있고.

요즘 ‘대중적인 만화가’란 표현을 자주 썼더라.
옛날부터 우라지게 했다(웃음). 왜냐하면 내가 만화를 그렸는데 사람들한테 안 읽히는 만화는 정말 불쌍하지 않나. 마니아, 오타쿠 필요 없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어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 진짜. 그게 대중적인 거잖나. 그런 거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럽겠다?
지금까지는 만족한다. 앞으로도 더 만족하려고 노력해야지.

앞으로 <바보>를 볼 관객들에게 당부가 있다면?
만화를 본 분들이 만화와 비교하지 말고 봤으면 좋겠다. 만화는 강풀 꺼지만 영화 <바보>는 김정권 감독과 차태현, 하지원, 박희순의 영화니까. 만화는 이런데 영화는 이렇다고 보지 말고. 만화 속 승룡이 말고 영화 속 승룡이를 봐줬으면 좋겠다.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 글_하성태 기자(무비스트)
2008년 2월 26일 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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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ne777
앞으로도 멋진 활약 부탁 ^^ ㅋ   
2008-02-26 17:20
shelby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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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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