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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도화지를 채워나갈 ‘똑똑한’ 신인, <가루지기>의 김신아
2008년 5월 8일 목요일 | 하성태 기자 이메일


데뷔작에 첫 주연이라 인터뷰도 많았을 텐데, 매번 똑같은 얘기하느라 힘들지 않나요?
아뇨, 괜찮아요(웃음).

영화는 몇 번이나 봤어요? 자기가 스크린으로 비춰지는 영화를 처음 보니 재미있던가요? 주위 반응은 어때요?
전 재미있게 봤어요(웃음). 어차피 다 주위 분들이다 보니까 이렇다 저렇다 보다 잘 했다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줬죠.

아쉬운 점은 없던가요? 달갱이는 대사가 별로 없어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매 신이 아쉬웠죠(웃음). 조금 더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도 싶고, 어떻게 만족스러울 수가 있겠어요. 대사로 사람의 감정이 표현할 수 있는데 그런 면이 줄어들다 보니까 힘들었죠. 행동이나 표정이나, 느낌으로만 표현해야 되니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지금 매니지먼트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면서요. 혼자 오디션을 보고 주연도 따냈다고.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요?
(웃음) 그 정도는 아닌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요. 이쪽 해야겠다 생각하자마자 함께 했던 소속사가 있었는데 저에게 투자도 많이 하시고 트레이닝도 시켜줬어요. 근데 앞으로의 계획이나 시스템적으로 제 생각과 다른 면이 있어서 말씀을 드리고 나오게 됐죠. 얼마 전에도 연락을 드렸는데 고생했겠다고 얘기들 해 주고 굉장히 감사했죠.

그럼 전에 다른 오디션들도 봤겠어요.
네, 그럼요. 그렇게 많지 않고 몇 번 봤었어요. 근데 기억이 잘 않나요(웃음).

에이, 왜 그러세요. 그럼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있을 텐데요. 사실 큰 작품이나 역할에 오디션을 보진 못했어요(웃음). 시트콤도 본 적 있고요. 예전 <논스톱> 같은 시트콤.

무용을 굉장히 오래했다고 들었어요.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했으니까, 4년 반 정도? 초등학교 때는 그냥 춤을 좋아하는 소녀였고요(웃음). 중학교 때 워낙 춤을 좋아하다보니까 우연히 배우러 갔었어요. 그때부터 전공을 하려고 수업을 받았었죠.

역시 현대무용으로 시작을?
그렇죠. 처음에는 재즈댄스로 시작을 했다가 발레 배우고 현대무용 배우고요. 전공을 하려면 발레는 기본으로 배워야 되거든요.

달갱이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 다리를 올리는 폼이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전공도 했으니까 감독님이 고려를 한 건가요?
아, 네(웃음). 첫 장면이요? 전공자라 그런 건 아니고요. 시나리오에 전문 용어가 지문으로 나와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어요. 그게 제 느낌으로 바뀌어서 표현된 거죠.

인터뷰를 위해 예전 인터뷰를 검색해보니 “노출신 고민 많았다”나 “노출신 부담 없었다”라는 완전히 상반된 제목이 다렸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재미있지 않아요?
자세히 보면 내용은 같아요. 사실 제가 전혀 하지 않은 말이 따옴표가 붙어서 기사화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어요(웃음). 기자 분들이야 다 아니까 이해하고 잘 봐줄 텐데 일반 관객들이 보면 제목만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개봉 앞두고 인터뷰니 기사가 많이 올라오잖아요. 포털 사이트에 김신아란 이름을 검색하면 자신의 기사나 이야기로 첫 화면이 도배되는 느낌은 어때요?
굉장히 기분이 좋죠. 노력의 결실을 맺은 뒤의 첫 번째 반응이니까 어떻게 기사가 나올까하는 궁금증도 많고요. 속상한 건 제가 얘기하고 싶은 달갱이의 모습은 다른 부분인데 노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요. 아무래도 노출이 주목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아는데 아무래도 속상할 때가 있어요.

그렇다면 본인은 어떤 부분이 포커스가 맞춰졌으면 좋겠어요? 일단 달갱이는 노출보다는 순수한 면이 부각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부정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자극적인 부분이 노출이니 그런 부분이 더 부각되는 거 같아요.

관객들이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홍보는 그런 쪽으로 되도 막상 영화도 예상과 다르고 관객들 각자의 관점도 다 다르니까요.
네, 그렇죠. 저에 대한 기사만 보고 영화를 보면 오히려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좋게 봐주실 거라 믿어요.

그럼에도 오디션 볼 때 (노출이) 신경이 많이 쓰였을 텐데.
처음엔 역할을 정확히 몰랐어요. 그때는 A4 대본 한 장만 보고 연습을 한 뒤 오디션을 보러 갔거든요. 소속사도 없으니 개인 전화로 연락받고 이메일로 오디션 대본 받아서 연습하고. 한 달 테스트 기간 동안 시나리오를 보고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 게 됐죠.

시나리오를 받아보고는 꽤나 걱정도 했을 거 같은데요.
테스트 기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들은 상황 다음에 시나리오를 봤기 때문에 그런 느낌은 없었어요. 중요한 건 대중적으로 알려진 <가루지기>는 (변강쇠가) 굉장히 마초적이고 힘을 자랑하고 여성을 대상화하는 인물인데 시나리오를 봤을 땐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었거든요. 예전 <가루지기>를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 새로운 영화가 하나 생긴 거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부담스럽기보다 일단 궁금증이 더 생겼죠.
예전 <가루지기>나 비슷한 작품들을 한 번도 안 봤다면서요? 궁금하진 않았나요?
과제하느라 바빴어요. 감독님이 한 달 동안 숙제를 많이 내줬거든요. 그 중에 달갱이나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은 있었지만 예전 <가루지기>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내용 자체가 전혀 다르니까 예전 영화들을 참고하기보다 시나리오 안에서 공부를 해야 했죠. 참고할 수 없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찾아서 보는 거 보다 과제하느라 바빴죠.

아까부터 과제 얘기를 하는데 굉장히 많았나 봐요? 다른 배우들도 감독들이 내주는 과제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 과제가 역할을 이해하는데 진짜 도움이 되던가요?
제 감수성이 생각을 보기 위해서 과제를 내 주신 거 같아요. 달갱이에 대한 과제는 따로 있었고 그 외에 우리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나 <지옥의 묵시록> 같은. 사실 전혀 상관이 없잖아요(웃음). 근데 감독님께서 제가 가진 감성아니 이런 작품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아이인가를 알기 위해 긴 감상문을 제출하라고 했던 거 같아요. 캐릭터 분석을 위해서라기보다 김신아라는 아이가 가진 것이 무언가를 보기 위해.

과제를 하면서도 ‘이게 달갱이랑 무슨 상관이야?’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웃음) 당연히 들었죠. 왜냐하면 아예 다른 소재고 다른 스타일이니까. 그런데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다는 걸 보여드려야했기 때문에 단순히 감상문을 쓰는 느낌으로 제출을 했죠. 아, 이걸 왜 하지 그런 생각은 안 했고요(웃음). 그러니까요. 제가 뭘 하면 대충대충 못 하고 꼼꼼하게 하는 성격이라 시간도 많이 걸렸던 거 같네요.

그럼 그 외에 달갱이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요?
감독님이 (달갱이가) 순수하고 어린아이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시도 많이 썼어요.

아, 시 창작을요(웃음)?
달갱이에 대한 느낌을 시로 쓰는 거나, 영화보고 인상적인 장면을 본 느낌을 시로 표현 해 봤죠. 감독님은 달갱이가 아이처럼 천진난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도 그런 이미지를 많이 떠올렸어요. 자극적인 생각은 되도록 피하려고 했고요 시도 많이 읽으려고 했고요. 어머니가 시를 좋아해서 집에 시집이 많은데 주로 사랑에 대한 시나 제가 불교 신자라 스님이 쓴 시도 읽었고. 다양한 시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감성적으로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관객들은 꽃을 꽂은 모습에서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 씨랄지, 다른 작품에서의 아이 같고 순수했던 캐릭터들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아요.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그냥 단순하게 ‘광녀’를 생각하지 않았냐고요? 달갱이는 단순한 광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된 이유도 분명히 있고 굉장히 한이 많은 인물이라 4차원적인 행동을 하는 거죠. 그냥 미쳐서가 아니라 너무 순수하고 너무 투명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과는 다른 거죠. 뭐든지 투영될 수 있는 백지? 백지보다 더 투명한? 단순한 광녀로는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현장에서 선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워낙 대선배님들이 많았잖아요. 전수경 선배나 윤여정 선배님이나 현장을 이끌어 갔던 분들이. 눈치를 많이 봤을 거라 예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한 마디를 하셔도 따뜻하게 다가왔었고 어른들이시잖아요. 어른들이 저를 배려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주셔서 더 훈훈했고 말 한마디 한마디들이 혼자인 제 입장에서 큰 힘이 됐고요. 신인이고 경력이 없다보니까 모르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연기적인 것 외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부분에서도요. 혼도 좀 나고 그랬는데 나중에는 다들 가르쳐주시고 배려도 많이 해 주시고. 오달수 선배님은 좋은 말씀 많이 해주고 전수경 선배님은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가르쳐 주셨어요.

첫 현장 경험인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들던가요?
힘들다기보다 불편한 점은 제 촬영분이 없거나 기다리는 시간이 있잖아요. 근데 제가 차가 없으니 있을 때가 없는 거예요(웃음). 촬영장이 야외다보니까 차도 없고 기다릴 장소도 없으니 분장실 밖에 없었죠. 혼자 다니고 혼자 결정을 내리고. 어떤 신을 촬영하면 의견도 내고 판단력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혼자라 조금은 버거웠죠(웃음) 그리고 한 겨울에 촬영을 해서 굉장히 추웠어요. 근데 달갱이가 열이 많은 아이다 보니 출연자 중에 옷이 제일 얇았어요. 근데 맨몸이나 다름없이 얇은 옷이라 다들 붙이는 핫 팩도 못 붙이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었죠. 제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오들오들 떨면서(웃음). (어깨를 움츠렸다 펴며) 하지만 슛 들어가면 또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해야 되니까요.

힘들었던 점을 물어봤더니 차가 없었다거나 짧고 얇은 옷 때문에 겪은 추위나 이런 굉장히 실존적인 고민이 돌아오네요(웃음).
그럼요(웃음). 그런 부분이 심적인 걸 제외하고는 기억에 많이 남긴 해요. 물론 어른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런 부분들도 어려웠죠. 왜냐하면 처음으로 사회 경험을 해 보는 거니까요. 그리고 노출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요.

촬영 끝나고 나서는 나이 한, 두 살 더 먹은 느낌이 들었겠어요.
(웃음) 제가 느끼기 보다는 친구들이 깊어진 느낌이라고 말해 주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저한테 플러스인 거 같아요.

아까 혼도 났었다고 했는데요.
제가 잘 모르다보니까(웃음). 현장에서 어떻게 신인이고 막내다 보니까요. 장면 마다 감정들이 있잖아요. 우리 감독님은 한 장면을 찍을 때 이미 배우가 밝은 우울하든 그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마인드에요. 처음에 깨닫지 못해서 엄청 우울한 신을 찍어야 되는데 현장에 가서 웃었다든지 해서 혼나기도 했죠(웃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감독님이) 컨트롤을 해 주신 거죠.

신인에다 주연 여배우라 감독님이 많이 챙겨줬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저에게는 스승 같은 분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굉장히 많은 걸 배웠어요. 제가 단번에 여주인공이란 위치에 섰을 때 가질 수 있는 자만 같은 걸 더 엄하게 해서 절제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초반에 과제를 빡빡하게 내 준 것도 그렇고 트레이닝을 받은 느낌이고요.

<가루지기>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요?
예쁜 것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달갱이 처음에 등장하는 외나무다리 신이에요. 제 첫 촬영이었는데 그때 그 기분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 그 장면에서 눈물도 흘리고 갑자기 바뀌어서 매력도 발산도 하고 하긴 하는데(웃음). 스탭분들이 준비해 준 상황 안에서 어떤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것이 긴장되기도 했지만 설레고 두근거렸거든요. 처음이라 슛이라는 사인을 듣고 시작을 하는 건지 헷갈리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내 감정을 잡아서 표현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래도 학교(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동기들이나 선후배들과 소규모라도 촬영하고 그런 경험은 있지 않나요?
아, 그런 건 없었고요. 또 제가 지금 휴학을 했어요(웃음).

아, 학교를 열심히 안 다녔구나(웃음).
1년 정도 휴학 중이에요. 근데 아버지가 엄청 보수적이고 휴학을 굉장히 반대하셔서 다음 학기에는 꼭 복학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손을 너무 놓고 있으면 정말 10년 후에 졸업하는 일이 많다고 해서(웃음).

아버님이 보수적이라 이번 영화 출연도 우여곡절이 많았겠어요.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무용도 그렇고 이 쪽 일을 하는 것도 탐탁치 않게 여기셨죠. 아버지는 그냥 공부를 하기 원하셨거든요. 제가 고집을 부리면서 무용을 했고 또 그 꿈을 접고 이 쪽을 일을 선택했으니 굉장히 놀라고 처음엔 반대도 많이 했죠. 물론 저도 부상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새롭게 선택한 일이 연기라 제 주관을 쉽게 꺾을 수 없었고요. <가루지기> 시작하면서 설명도, 설득도 많이 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서. 어른들은 예전 <가루지기>를 생각하잖아요. 전혀 별개의 영화라고, 또 제가 맡은 역할이 전혀 새롭고 제 이미지를 보여줄 수는 캐릭터라고 설명 드렸어요.

영화를 부모님도 보셨을 텐데, 뭐라고 하시던가요?
부모님은 제가 혼자 다니면서 고생한 걸 알기 때문에 수고했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시죠. 요즘에 광고도 나오고 인터넷에 (기사도) 나오고 하니까 축하해주세요. 일단 ‘노출’을 했기 때문에 물론 걱정은 하시죠. 그런데 언젠가 말씀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어떻게 보여 질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중들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고요. 오히려 지금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굉장히 고마웠겠는데요. 부모님 얘기가 나오니까 굉장히 진지해졌어요(웃음). 그럼 무용을 그만 두 이후 곧바로 연기에 뛰어 든 거예요?
바로는 아니고요. 많이 힘들었죠. 제 길이라고 생각했던 무용을 부상 때문에 접어야했기 때문에 고민도 많고 괴롭기도 했어요. 무용가의 길을 가지 못할 거라고는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또 그때 대학입시랑 맞물려 있어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진로를 찾아야 했어요. 짧은 시간에 고민을 해서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 이후에 오디션을 보고 회사에 들어 간 거죠. 근데 제가 하도 고집을 피우니까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웃음). “네가 그 과를 전공할 거면 중앙대가 괜찮다고 들었다. 꼭 그 학교에 들어가라.” 이를 악물고 했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연기를 배우고 입시를 치룬 터라 그때는 정말 열정적으로 했던 거 같아요. (웃음) 제가 가리고 안 가리고를 말할 단계는 아닌 거 같고요. 대신 제한을 두지 않는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배우로 자리를 잡으려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을 더 쌓아야 하겠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습득할 수 있는 경험이 없었잖아요. 큰 위치, 큰 배우, 큰 역할을 다짐하기 보다는 일단 배울 게 너무 많은 거 같아요.

아직 젊은데요, 뭘. 젊다기보다 어리잖아요. 신인이니 외모 누구누구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듣죠?
(웃음) 예, 많이 듣는데요. 한 분, 두 분 정해진 게 아니라 정말 많아요. 여러 얼굴이 섞여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신경이 쓰이거나 하지는 않고요. 기분은 굉장히 좋은 거 같아요. 좋은데….

좋은데?
(웃음) 좋은데 단순히 기분 좋은 이유는 어떤 제한을 받지 않을 거 같아 서에요. 워낙 (닯았다는 선배가) 여러분이기 때문에요.

마지막 질문. 꿈이 있다면요?
제가 지금 꿈을 정하고, 이렇다고 말씀드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조금 더 쌓아서, 조금 더 큰 꿈을 말씀드리고 싶거든요.

아니, 배우로서가 아니라 인간 김신아가 나중에 나이를 더 먹으면 어떻게 되고 싶다 정도? 칸에 가고 싶어요, 이런 거 아니라도.
(웃음) 지금은 그건 말도 안 되는 욕심이고요. 제한이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나로 수렴되거나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미지도 없고요. 저 배우는 많은 가능성이, 생각이 보이는 배우구나. 어떤 단어나 이미지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 제 몫인 것 같아요. 항상 무언가 변화되고 채워지고 항상 배우고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신아씨도 달갱이처럼 백지 같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네요.
네, 달갱이랑 조금 비슷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어떤 역할이든) 투영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대 초반의 여배우들의 느낌 또한 몇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해 맑다 거나 거침이 없다거나 나이답지 않게 성숙하다 거나 등등. 김신아는 의외로 지적이라는 느낌이 크게 다가왔다. 의외라는 표현을 쓴 건 물론 데뷔작에서의 노출과 때묻지 않은 캐릭터 때문이리라. 그러나 다소 불편한 질문을 조리 있는 말솜씨와 논리적으로 대답으로 넘기는 모습이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느냐는 질문에 “아니에요(웃음). 그렇게 말씀들은 해 주시는데요(웃음), 감사하죠, 좋게 봐주시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표현은 조심스럽지만 말의 행간에 할 말은 모두 담겨있었다. 매니저도 없이 스물한 살 ‘대딩’이 영화 현장에서 겪었을 외로운 경험이 현재의 김신아를 만들어줬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 부모님의 말씀처럼 ‘노출’로 이미지가 고정될 일은 없을 거란 예상이 든다. 이 ‘생짜’ 신인 배우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2008년 5월 8일 목요일 | 글_하성태 기자(무비스트)
2008년 5월 8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신인배우 '김신아'의 모습을 조금 더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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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ikyiyi
앞으로 대성하길ㅎㅎ   
2008-05-09 09:45
callyoungsin
이뿌게 생겼는데 앞으로 자주 나올듯   
2008-05-09 09:31
blood119
참하게 생긴 아가씨네요   
2008-05-09 02:52
ldk209
요즘 여기저기 인터뷰 엄청 나오든데...   
2008-05-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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