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풋풋함과 생동감, 미래에 대한 꿈,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감정을 간직하고 있던 젊은 청년 제시(에단 호크)와 프랑스 여인 셀린느(줄리 델피)가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 서로에 게 느낀 순수한 호감과 교감으로 충동적으로 기차에서 내려 꿈 같이 달콤한 하루 밤을 보내고 연락처의 교환 없이6개월 후의 운명 같은 만남을 기약하며 쿨하게 헤어졌던 젊은 연인꿈 같은 연애담을 담은 영화[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는 첫사랑의 설레임과 애틋함 그리고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떠오르게 하는 아득한 로맨스 같은 영화다.
열린 결말이 가지는 왠지 모를 기대감, 운명적인 느낌의, 너무도 친숙하고, 익숙하게 다가온 서로였기에 6개월 후의 기약이 꼭 완성되기를 바라는 바램을 주었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의 엔딩은 현실적이면서도 한편 꿈 같은 느낌의 로맨틱한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영화였다.
또한 그런 미완성의 사랑이 가지는 궁금증과 아쉬움 때문에 속편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했었던 아련한 영화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그 이후의 이야기
아쉬움과 궁금증을 간직한 전편 [비포 선라이즈]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빈의 풍광과 젊은 연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담은 로맨틱한 영화의 분위기 때문에, 보편적이면서도 독특한 그러면서도 설레이는 느낌의 영화가 가진 감성 때문에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은 그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영화다.
과연 그들은 6개월 후에 운명적인 조우를 했을까 ? 그들이 가진 서로에 대한 직감이 과연끝까지 지속되는 아름다운 커플로 남을 수 있었을까 ?
아마도 이 영화를 기억하는, 이 영화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속의 연인들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어떤 만남을 가질 지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수도 있겠다. 오래된 첫사랑의 연인을 다시 만나듯 설레임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물론 약간은 과장이지만…) 내가 그랬으니까…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
9년의 세월을 보내고 파리에서 우연히 재회하게 된 제시와 셀린느의 만남은 생각보다 달콤하다거나 로맨틱하지는 않다. 그들이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 너무 오래여서일까, 그들이 보내버린 세월에 대한 연륜 때문일까, 그들의 만남은 오랜 기다림에 따른 달콤함, 기쁨보다는 세월의 벽 때문에 느껴지는 어색함과 서먹함이 더 크게 존재하는 느낌이다. 그때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작은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때를 말해버리는 그들의 모습은 그때의 감정이 그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애써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그때를 몹시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속마음을 더욱 강조하는 듯하여 안쓰럽고 애닯다. 감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시간을 짧은 만남을 더욱 허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들의 간절함 때문일까, 그들은 서서히 아주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간직된 그때의 추억 속 그 감정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멀리 아득하게만 느껴지고 가질 수 없어서, 완성되지 못해서 더욱 안타까움만 더해가던 그 감정을 원망과 회한이 섞인 말로 쏟아내기 시작한다.
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에 비해 터무니 없이 작은 40분의 시간, 그들은 까페에서, 산책을 하면서, 배를 타면서, 차로 이동을 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에 잠시 셀린느의 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면서 그들에게 간직되었던 원망, 안타까움, 미련 그리고 그리움을 서로에게 표현한다. 직접적이면서도 현실적이며 또한 솔직하게….
영화는 그들이 떨어져 있었던 9년의 세월을 보상하듯 그들에게, 그들의 변해버린 주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야기한다. 너무도 현실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따라서 영화는 조금은 지루할 지도 모른다. 순수하다기 보다는 성숙함이 묻어나는30대 남녀의, 그들의 속마음을 감추며 나누는 대화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대화는 20대와는 전혀 다른 감성의 딱딱함과 건조함이 느껴 전편의 감성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실망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의 속마음, 그리고 그것을 따를 수 없게 변해버린 현실의 처지나 자신들의 현 상황은 그들의 어긋나버린 운명을 안타까운 사랑을 함께 힘겨워하고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갑작스럽게 다시 열린(?)느낌의 결론으로 관객을 당황스럽게 한다.
주인공과 비슷한20대의 감성으로 전편 [비포 선라이즈]를 봤고 또 그들과 같은30대의 감성으로 속편 [비포 선셋]을 보아서일까, 그들이 나누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속마음을 감춘 대화가 너무도 사실적이고 공감이 가게 느껴진다. 나 역시 10년 전의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면, 아련한 기억 속의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영화 속 셀린느처럼 애써 무덤덤하게 예전의 나의 감정은 모두 식어버리고, 잃어버린 것처럼 나를 숨겼으리라…
어쩌면 그것이 결론이 나지 않아 안타깝고, 이루지 못하여 더욱 설레이고 또 옛사랑에 접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의 최선일 것이다.
PS. 개인적으로 9년이라는 세월을 모두 담으려는 너무도 늙어버린 느낌의 에단 호크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무게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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