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ST

멈춘듯한 아름다운 영상과 이미지들, 그리고 귀여운 앨리스^^

하나와 앨리스

annamolinari

2004-11-11 오전 1: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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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영화는 큰 감동이나 충격보다는 아기자기한 감동과 충격이라는 비유어가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하나와 앨리스의 우정과 어정쩡하게 그들 사이에 낀 어리버리하고 맥없는 청년의 사랑 이야기가 동화를 보는 것처럼 예쁜화면과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하나와 앨리스가 서로 토닥토닥 말장난도 하고 학교도 같이 다니고 다소 엽기적으로 노는 모습을 보며 나는 내 학창시절 단짝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리고 귀여운 하나와 앨리스의 화면에 나와 내 친구의 영상이 어느샌가 겹쳐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추억을 아련한 향수와 함께 느꼈다. 또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상(한폭의 그림같은)이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풍겨 일본이라는 나라를 구석구석 샅샅이 보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예를 들면 벛꽃이 흩날리는 장면, 하나의 집 앞에 수북이 피어있는 색색깔의 꽃들, 초록풀의 나무, 강, 바다등이 그랬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나 보다는 앨리스에 더 눈이 갔는데 앨리스라는 역을 맡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아오이 유우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아름답고 깨끗한 앨리스의 이미지에 아오이가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 앨리스는 아름답고 청순하지만 때론 엉뚱한, 남자들이 사춘기때 한번쯤은 좋아했을법한 여자아이로 등장한다. 내가 이 영화에서 베스트 컷으로 뽑는 장면은 발레를 하는 소녀들을 여러 동작으로 바꿔가면서 사진을 한컷 한컷 찍는 장면과 마지막에 아오이가 오디션을 볼때 꿈꾸듯이 아름다운 발레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후자의 장면은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른 장면들에 비해 꽤 길었으나 난 하나도 그 장면이 지루하지 않았다. 어찌 그런 귀엽고도 기발한 상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정말 앨리스의 아름다움을 절정에 달하게 한 장면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하게 느껴졌는데 보면 볼수록 시선이 가게 하다 나중엔 그 배우에게 아예 눈을 집중시키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폭 빠져들게까지 만든 배우이다. 연기력도 마치 앨리스역 자체가 현실에서의 아오이와 동일인이라고 생각되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일본 특유의 잠깐의 TERM이 있지만 엉뚱한 대사와 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음악들이 이 영화를 한편의 동화처럼 만들어 주었다. 잠깐의 TERM이 있는 대사가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뭔가 뜸들이는 듯한 대사) 이것은 이제 일본영화에 빠지면 이상하게 느껴질정도로 일본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정서와 부합되지 않는 변태스러운 대사이다. 나머지 부분들은 정말 다 예쁘고 좋았다. 이와이 슈운지가 영화에 담아내는 여성스러운 감성과 예술적인 면모를 보고 이와이 슈운지가 여자 감독이었나? 하고 한순간 어이없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