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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상상 언더월드 2 : 에볼루션
kharismania 2006-01-19 오후 7:13:22 1304   [1]
 

 2003년 9월쯤에 아마 이 영화의 전편을 시사회로 봤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영화의 설정이 참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인 라이칸의 대립적 구도도 좋았지만 인간을 초월하는 힘을 지닌 그들이 인간적인 전투를 펼치는 모습에서 모던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본성적 힘에서 우러나오는 육중한 힘으로써 결투가 아닌 인간적인 기물인 총을 이용한 섬세한 대결은 이질적인 그들의 세계가 조금은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며 동시에 현실적인 느낌마저도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당시 결말부에서 느껴지는 후속작에 대한 강한 느낌은 비로소 현실화되었다. 전편과의 연결 선상에 서 있는 이번 작품은 말 그대로 언더월드 2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진화(evolution)라는 부제는 영화자체의 이미지에 대한 강인한 압축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전편에서 끝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시 늘어놓기 시작한다. 다만 인트로에서 보여지는 그들만의 역사, 즉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대립에 대한 회상은 그냥 그러려니 싶으면서도 이 후속작은 단순히 그들의 현실만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님을 살짝 눈치챌 수 있게 한다.

 

 어쨌든 영화는 서서히 그들끼리만 간직했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하고 관객은 그냥 영화의 장단에 맞추어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될 듯 싶다. 더욱이 지루하지 않게 나름대로 재미난 볼거리도 풍부하게 늘어놓으니 나쁘지는 않다.

 

 뱀파이어와 라이칸이라는 인간의 탈을 쓴 이질적인 생명체의 근원은 인간에서 출발했다는 발상이 옳다고 여겨진다. 그들 스스로가 말하듯 돌연변이의 변종인 것이다. 그리고 그 돌연변이들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서로의 경계에 서서 상대방을 위협하고 서로에게 이를 갈며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대를 쓰러트리기만을 고수한다.

 

 하지만 이번 후속작에서는 누가 이기느냐의 결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생존적 진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피가 조합된 마이클(스콧 스피드먼 역)의 모습을 보면 뱀파이어이면서 동시에 라이칸의 성질을 지닌, 셀린느(케이트 베킨세일 역)의 말대로 "유일무이한 존재"인 것이다. 두개의 장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인 것.

 

 사실 뱀파이어의 단점은 햇빛아래엔 무력하다는 것이고 라이칸의 단점은 달밤이 되어야만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둘다 밤의 종족이지만 라이칸의 경우는 그나마 햇빛에 무력하지 않다. 그러나 둘을 합친다면 괴력적인 면의 업그레이드 너머에 활동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다. 변신하지 않아도 뱀파이어로써의 위력을 지닐 수 있고 또한 뱀파이어이지만 라이칸이기에 햇빛에 약해질 필요가 없다. 또한 햇빛을 피하지 않게 된 셀린느의 결말에서 보여지는 그녀가 보았다는 희망역시 그들의 종족적 진화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종간의 교합을 통해서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이질적인 생명체의 진화라는 설정의 독특함으로 다가온다.

 

 어쨌든 이 영화는 상업적인 색깔이 강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나름대로 돈 좀 들이면서 관객에게 어필될 수 있는 오락성을 지닌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영화가 그저 그렇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우리 상상력에서 거리감있게 존재하던 그늘적인 존재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인간과의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그들과의 공존이라는 특면에서의 교감이다.

 

 또한 전편이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대립적 구도에 비중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후속작에서는 뱀파이어의 지난 역사적 진실을 둘러싼 동종간의 내부적 대립이라는 점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전편의 결말에서 매듭짓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쨌든 동종간의 생존만을 염두에 두며 타종에 대한 배척만을 염두에 두던 비슷한 류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타종과의 교합적 발상으로 한단계 더 진화를 꿈꾸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신선하다. 특히나 전편에서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그리고 라이칸까지 본인의 기질로 만든 마이클이 이곳저곳에 속하지도 못하는 박쥐같은 존재였지만 두 기질의 장점을 모두 지닌 그가 오히려 더욱 진화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의 부각은 여타 이 영화와 비슷한 구색의 영화와 보여주는 차별성의 부각이다. 또한 셀린느마저도 뱀파이어로써의 결점을 극복하게 되는 계기와 방식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신선하다. 변신이 아닌 진화라고 말하고 싶다.

 

 전편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은 후속작에서도 여전하다. 더욱 스케일이 커졌고 화려해졌다. 물론 영화 자체가 지니는 음침한 빛깔은 여전하지만 고딕적인 고풍스러움과 함께 다가오는 세련된 액션도 멋있다. 종종 슬로모션을 차용하며 보여지는 인물들의 몸놀림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멋을 지니는 듯 하다. 볼거리라는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이름있는 액션영화와 견주어도 그리 큰 손색은 없을 듯 하다.

 

 영화의 이야기 또한 그리 헛점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후속작에서 보여지는 사랑의 감정은 영화의 음침한 일관성에 스며드는 감성적 접근을 보여준다. 더욱이 기존에 뿌리깊게 박힌 소재를 통해 참신한 발상을 대입하여 재탄생시킨 구성은 만족스럽다.

 

 다만 이영화의 전편을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이번 후속작의 이해는 충분치 못할 듯 하다. 물론 처음 시작 때 전편의 간략한 설명이 있긴 하지만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설명이다. 캐릭터적인 면도 그렇고 전편과의 연결성도 무시하기에는 굵직한 기분이다. 전편보다 잔인성의 농도가 짙어졌다는 점도 있지만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요즘 영화가 보여주는 평이한 수준을 살며시 넘나드는 정도라고 할까?

 

 볼거리도 많고 내용도 그렇게 시시콜콜해 보이지 않는다. 후세에 길이 길이 남을 명작까진 아니더라도 코웃음칠만한 졸작도 아닌 적당히 기대감에 부응할만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액션과 영상에 나름대로 참신한 이야기와 설정이 관객에게 무난한 즐거움을 줄 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또한 케이트 베킨세일을 보는 것도 이 영화의 즐거움인데 그녀는 지난 번보다도 더욱 여전사로써의 강인한 이미지가 강해졌다. 그러나 전편보다도 여성적인 면에서의 이미지도 두드러지는데 영화에서 진한 애정씬이 있다는 것은 팁이다.

 

 나름대로 찬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호평은 받을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특별하지만 낯설지 않은 그들의 존재가 우리 곁에서 조용히 진행된다는 상상은 특별하다. 그러한 현실같은 상상에 동참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어쩄든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기질을 공유하는 마이클과 햇빛을 피하지 않아도 되는 셀린느의 모습은 개인적인 진화인 동시에 무너져버린 그들의 천년왕국의 대립 역사를 종식시키고 공존으로 가는 희망적 진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3편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의 마지막 여운은 또다른 후속작에 대한 암시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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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 2 : 에볼루션(2006, Underworld : Evolution / Underworld II)
제작사 : Lakeshore Entertainment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수입사 : (주) 아이비젼 엔터테인먼트,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underworld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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