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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권력을 위해 칠레 전투 3부
ldk209 2006-12-14 오후 12:05:52 795   [11]

 

칠레전투의 완전한 제목은 '칠레전투 : 비무장 민중의 투쟁'이다. 칠레 최초의 사회주의 민중연합 정부였던 아옌데 정부의 마지막 해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건의 성격과 결과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칠레전투 제3부 : 민중의 힘] 민중권력을 위해

(원제 : The Battle Of Chile Part 3 / La Batalla De Chile : El Poder Popular) 

 

다큐멘터리 영화 [칠레전투 : 비무장 민중의 투쟁]은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부르주아지의 봉기]와 [2부 : 쿠데타]가 매우 선동적이고 열정적이라면, [제3부 : 민중의 힘]은 분석적이고 차분하다. 아옌데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진행된 사회개혁프로그램의 성과와 혁명적 시기, 민중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을 통해 민중권력을 염원하는 민중에 대한 신뢰가 커짐을 느낄 수 있다.


아옌데 정부는 출범 1년 6개월 만에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일단(!) 완수하게 된다. 사회개혁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첫째, 구리, 철강, 석탄, 질산, 석회석 광산의 국유화, 둘째, 대부분의 주요 독점 기업에 대한 국가의 통제 확립, 셋째, 6백만 헥타르의 경작지 몰수, 넷째, 국내외 거의 모든 은행의 국유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도중에 미국과 칠레 야당의 계속된 방해가 있었지만, 아옌데에 대한 국민의 광범위하고 확고한 지지 위에 프로그램을 완수할 수 있었다.


1972년 말에 들어, 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강경파는 차기 의회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붕괴를 촉발하기 위해 트럭업자(운성업자)의 파업을 부추기게 되고, 1972년 10월 11일, 운송업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운송업자의 파업에는 전국농업협회와 상점경영주들도 동맹 파업 등을 통해 합세하게 되고 중도 성향인 기독교민주당도 파업에 대한 지지 결정을 내리면서 확산되었다. 운송파업으로 원자재 공급이 중단되고 유통망이 마비되어 경제적 혼란이 야기되었다. 후에 뉴욕타임즈는 이 파업은 미국 정부의 지원 하에 이루어졌다고 보도한다.


대기업 경영주들도 제조업발전협회를 구성한 다음, 생산을 중단하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제조업발전협회는 자신들이 가진 자본의 힘으로 각 분야의 파업을 선동하여 전문직 노동자까지 참여한 대규모 파업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파업 확산으로 산티아고의 사기업버스 70%가 운행이 중단, 도심 교통이 위기에 처하고, 이에 노동자들은 공장 트럭을 이용, 임시 교통수단을 마련하며 공장에 출근해서 업무를 이어 나간다. 시내에선 파업에 불참한 버스를 상대로 한 공격이 발생하는 등 파시스트들이 준동하는 가운데, 사장과 전문기술자들이 떠난 빈 공장을 노동자들이 맡아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 또한 전문직 노동자, 기술자 중 정부를 지지하는 소수의 기술자들이 몇 개의 공장을 맡아 관리하는 형태를 유지한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민주당 의원이 포함된 10명의 상원의원은 정부가 불법적 행동을 하고 있다며 성명 발표한다. 이러한 성명에 발발, 일부 기독교민주당 지지자들이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으며, 기독교민주당 소속 노동자들도 대부분 작업에 참여하면서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


기득권 세력은 생필품 매점매석으로 물자부족 사태를 초래하는데, 정부는 이에 대해 생필품의 보관 장소를 알아내기 위한 감시를 강화한다. 그럼에도 물자부족 사태는 심각해져, 정부는 수도와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군대를 투입한다. 야당은 군대를 정치에 이용한다고 아옌데 비판에 나서고, 보수 언론은 군부에 대해 정부에 불복종해야 한다며 선동을 전개한다.


부르주아지의 경제 혼란 책동에 맞서 일부 공장은 직접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고, 다양한 산업의 노동조합원들이 힘을 합해 이웃에게 물품을 나누어 주는 등의 활동을 한다. 또한 노동자들은 파시스트에 의한 공장 강탈을 막기 위해 공장 마다 감시위원회가 조직돼 공장에 감시탑을 세우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두의 예상의 뛰어 넘는 노조의 능력이 발휘된다. 즉, 노동자들은 자원의 교환을 위한 체제를 수립해 나가는데, 이는 새로운 산업벨트의 형성을 의미하고, 이러한 산업벨트는 칠레 민중권력의 시발점이었다.


노동자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동안, 보수 세력은 거리 시위 등으로 혼란을 부추기며, 심지어 정부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를 파시스트들이 공격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부르주아지들의 움직임이 둔화된 반면, 재고가 바닥남에 따라 공장 노동자들 역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 아옌데 대통령은 기독교민주당과 공조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 조성하기 위해 우선 군 수뇌부를 정부에 받아들이는데, 대부분의 좌익 노동자들은 군부의 내각 참여를 야당 세력을 제압할 강력한 수단으로 여긴다. 후에 생각해보면, 군부가 민중을 지지한다는 노동자들의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참 안타깝다. 드디어 1972년 11월 10일, 민군내각은 파업 종식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많은 노동자에게 72년 10월 부르주아지의 파업에 맞서 스스로의 능력으로 생산과 분배, 교환 등 사실상 일정 한계 내에서 사회주의 경제를 경험한 것은 대중의 힘을 성장시킬 수 있는 엄청난 토대가 되었다. 10월 파업 이후 거의 모든 민중운동은 민중 권력과 연결되는데, 민중의 자발성에 기초한 민중권력은 때론 예상을 뒤엎고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를 전위라 자부했던 좌파 정당들조차 민중들의 자발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10월 파업 이후 노동자, 민중의 구호는 '민중의 권력을 창출하자'는 슬로건으로 집약된다. 동시에 노동자의 조직화가 가속화되어, 1973년 중반, 31개의 산업벨트가 칠레 주요도시에 형성된다. 소규모 회사에서 자본가와 충돌이 발생하면 노동자들은 소속 벨트로부터 지원 받으면서 고립을 피하게 되었다.


공장 노동자들은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공장을 점거하여 일부는 국유화로 연결되지만, 대부분은 합법적 근거를 갖지 못한 채 노동자들이 장악하게 된다. 이후 노동자들은 학생, 주부, 노동자, 지역민, 농민 등을 연계하는 지역위원회(코뮤니티 코만도)의 조직으로 나아가는데, 지역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대지주의 토지를 점거, 수도권에 식량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지로 삼기도 한다. 농지를 몰수당한 지주들은 이에 대항할 법적 수단을 찾아 나서는 데, 이 과정에서 좌파 내의 격렬한 정치 토론이 벌어진다.


미국과 부르주아지의 생필품 매점매석으로 인한 물자 부족을 돌파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유통조합이 만들어지고, 민중 상점이 개설되었으며, 주로 국영기업을 통해 물건들이 유통된다. 비록 유통의 70%가 부르주아지에 의해 장악되었지만, 여러 조치를 통해 노동자의 긴급한 수요는 충족되었는데, 민중상점은 산티아고 인구의 반 이상인 30만 가구를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한다.


한 노동자의 인터뷰 "전 이 정부가 민중의 정부라는 걸 압니다. 때문에 정부를 지지할 겁니다. 저는 이미 결심했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요. 얼마 전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내겐 자라나는 두 아이가 있고, 그 애들이 다 커서 내가 어떤 이유로 죽어야 한다면 평생을 착취당해왔던 노동자로서 대의명분을 위해 죽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죠."


한편, 정부 산하 생산의 중심부에서는 다른 형태의 민중권력이 나타는데, 이는 노동자에 의한 경영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생산의 투명성, 효율성 제고, 관료적 경영 축소 등 노동자에 의한 경영 참여 확대 움직임은 사회주의로 가는 '평화로운 길'의 한계에 대한 논쟁의 장을 열게 된다.


민중 권력의 주요 특징은 대중에게 그들의 정치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이다. 민중권력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아옌데 정권이 전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보고 그 비극적 결말을 예감하고 있었다.


"말해보시오. 동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보시오. 우리는 매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어요. 정말 어려운 시대에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정말 싹 쓸어버려야 해요.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하면 결국 전복되고 말겁니다. 정부가 일에 착수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요. 정부가 그 일을 하고 나라를 청소해야 합니다. 조국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말이죠. 우리는 죽지만 조국은 남습니다. 우리는 어떤 미묘한 순간에 도달할 것이고 위기를 맞겠죠."


"말해보시오 동지! 당신은 노동으로 단련된 우리들의 때가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우리의 기회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할 수 없어요. 적들은 아주 잘 준비되어 있고 어떤 틈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자! 이제 우리가 할 기회입니다. 지금하지 않으면 영원히 이루지 못할 거예요. 적은 그의 앞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일단 잃어버리게 되면 다시는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적은 악마와 같아요. 동지여러분. 전진합시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이룰 수 없어요"


영화는 광산에서의 노동자 인터뷰를 끝내면서 넓은 칠레 평원을 비추며 종료한다. 마치 칠레의 미래, 민중권력의 미래를 비추듯이.

 

- 장르 : 다큐멘터리

- 국가 : 베네수엘라

- 감독 : Patricio Guzman


(총 0명 참여)
ldk209
이런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   
2007-04-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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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전투 3부(1979, The Battle Of Chile Part 3 / La Batalla De Chile : El Poder Popu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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