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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의 공략에서 거둔 성공.... 300
kysom 2007-03-26 오전 11:55:44 1496   [11]

오랜만에 찾은 메가박스 코엑스는 새롭게 내부치장을 마친 상태였다. 의자를 비롯하여 벽지와 바닥의 카펫까지도 갈아치운 깔끔한 환경에서 보게된 <300>은 내가 기대어 영화를 보고있는 소프트한 느낌의 의자만큼 부드러운 영화는 결코 아니었다.

 

가만히 나의 학생시절을 돌이켜보아도 교과서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않았고, 그렇다고 읽을만한 책이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았으며-기껏해야 플루타크 영웅전?- 단지 신화와 전설의 구전처럼 내려오던 스파르타의 테르모필레 전투는 요즘들어서 넘쳐나는 정보와 매체와 서적에 비해선 나에게 너무나 낯선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선 흥행의 대박이 터졌다고 하고 여느 영화들처럼 호/불호의 평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러한 평가보다도 오히려 낯선듯이 느껴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게 아닌가? 하고 느끼며 웃음을 지어야 했던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영화의 플롯과 전개를 보자면 대단히 단순하다. 그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이 복잡하지 않았기에 그 이상을 담으려 하지않았고, 그이하를 밑돌지도 않았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적 기록에 의해서 비로서 빛을 보게된 작은 사실이지만 그 영상적 극화는 크나큰 후폭풍을 몰고온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프랭크 밀러>의 원작도 한국에서 영화개봉에 맞추어 출판이 되었고, 원작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여 만들어졌기에 영화는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지않았을까? 하고 유추해본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묘사되고있는 각종 캐릭터에 대한 엄격한 평가도 사실 원작을 비껴나서 영화내에서만 비평한다는 것이 사실 불가능하게 되어있는 것이 이 영화이다. <300>은 제작자의 의도대로 각색이 되었겠지만 설정된 캐릭터에 대한 바탕이 되는 개념은 원작자로부터 나왔을 개연성이 크기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영화에 다종다양하게 등장하는 페르시아제국 연합군의 면모는 어떠한 고증을 거쳐서 창조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크게 유발시키는게 사실이다.

 

혹자는 고대 전쟁에서의 거인무사의 등장과 상대를 위압할 수 있는 공포스러운 복장과 무장은 전쟁에서 필수였기에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300명의 스파르타 무사들이 상대해야할 수십만의 페르시아 대군과의 전쟁을 극적으로 묘사하기위해 그 전쟁의 상대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는가에 대한 반영의 결과물로서 캐릭터의 설정이라고 추측해본다. 원작이 만화라는 것(참! 그래픽 노블)을 감안한다면 이 전쟁의 역사적 사실로서의 측면의 반대되는 판타지적 성격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장치로서 기능하게 되지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않을까?

 

영화는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가장 크게 호평받는것 같은데, 대표적인 것이 전쟁씬이다. 마치 현실세계를 비껴난듯한 이국적 분위기를 내는 영상의 칼러를 제외하더라도, 300명의 무사들이 싸우는 집단 전투장면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여 기존의 <반지의 제왕>이나 <트로이>등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전쟁씬을 탄생시켰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이 이 영화가 가장 크게 찬사를 받아야 할 부분이다.

만약 스파르타 무사들이 5000명이나 10000명이었다면 위에서 지적한 그러한 생동감있고 디테일한 전투장면의 묘사가 불가능하였을 것이고, 다른 영화들처럼 컴퓨터 그래픽상의 아바타 장난이 되거나 실제 배우들이 왕창 뭉쳐서 엉기적거리고 있는 어중띠는 전투장면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영화를 지켜본 관객이라면 많이들 느꼈을 부분인데, 영화는 배우의 연기나 전쟁을 비롯한 액션 및 감정의 표현등이 상당히 과장되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전쟁에 나선 스파르타의 무사들은 왕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웅변을 하듯이 또는 연설을 하듯이 말을 하게되는데, 무슨 거창한 무기의 향연이나 신들린 듯한 무술의 경연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요, <반지의 제왕>처럼, 무협지적 성격이 강한 판타지도 아닌데, 300명의 무사가 펼치는 전쟁은 결국 단순한 볼거리로 전락하고 말것은 자명한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회피할 수 있는 장치가 호머의 <일리아드>와 같은 서사시적 성격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감성을 끌어올리고, 감독이 펼치는 신묘한 비주얼에 집중하게끔 하여 드라마가 약한 단순한 플롯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과 감동을 과잉(?)되게 끌어내어 분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마치 연극의 대사처럼 웅변스럽게 그리고 힘차게 내뱉는 배우들의 대사와 과장되게 보이는 몸짓인 것이다.

 

<300>은 이전의 대하 역사극들, <글래디에이터>, <트로이>, <킹덤 오브 헤븐>과 다른 대하 판타지 액션물인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에 관객들은 더욱더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장르적으로 보던 내용으로 보던 위의 영화들과 맥을 같이하는 전쟁이 중심이 되는 대하 서사극일 뿐이다. 그리고 현재 헐리웃의 중심되는 트렌드와도 맞지않는 것을 볼 수 있다. <킹덤 오브 헤븐>을 끝으로 더 이상 대하역사물은 만들어지지않았고, 판타지물조차도 기존에 관객을 끌었던 일부 시리즈를 제외한다면 무엇도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300>은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기존의 전쟁영화들이 보여주지못한 액션의 비주얼은 관객들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장르적으로 드라마적으로 그리고 플롯을 보더라도 그 진부함을 곧 눈치챌 수 있게끔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 누구나 다 알고있는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고, 그 적은 수의 병사들이 단지 3일동안 버틴 이야기이며 이후의 전쟁은 그리스 연합군의 승리였다는 거.... 그런데도 <킹덤 오브 헤븐>의 실패와 이 영화의 성공의 차이는 무엇인가? 역사물의 식상함과 진부함을 깨는 새로운 연기와 액션.... 바로 이것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었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이 영화때문에 다른 대하 서사극이 다시 나올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이 영화의 성공은 틈새시장의 공략에서 거둔 성과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다지 이름이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위에서 지적한 연극적 분위기의 연기와 대사처리에 적합한 인물로서의 <레오니다스>왕을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는 이 영화 성공의 2등공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1등이 아니냐고? 이 영화는 영화자체의 영상미와 잘 짜여진 영상효과로 오래 기억되겠지만, <제라드 버틀러>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의 <브래드 피트>처럼 기억되지는 못할 것이기에....
 


(총 1명 참여)
kyikyiyi
잘 봤삼   
2007-04-19 00:54
ffoy
하하, 유석님~ 보셨네요...정말 다른 것은 다 떠나서, 작렬하는 CG비주얼의 전투씬은 잊혀지지가 않는 영화죠.   
2007-03-26 18:48
1


300(2007, 300)
제작사 :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300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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