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지닌 마술적인 측면은 아주 오랜 옛날 조르주 멜리에스. 그가 편집기법을 만들어내던 그 시절부터 존재했다. 마술이 모든 신비로움을 재현하는 것처럼, 영화 역시도 신비로움을 창출해낼 수 있다. 오히려 더욱 다양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이 영화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루셔니스트는 굉장히 고약한 작품이다. 이미 마술이 가능한 영화에서 마술로 관객들을 기만한다?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마술로 눈을 즐겁게 만들 수는 없으며 더욱 다양하게,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애를 써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반전'이었던 것이다.
에드워드 노튼이 나온다고 해서 이미 눈치는 채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설마설마 했던 그 장면들! 차라리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하기에 죽음을 선택했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것은 결국 혼자만의 착각이자 바람으로 끝나고야 말았다. 물론 그렇게 되었다고 영화가 좋았을리는 만무하니.. 차라리 잘되었는지도 모른다. 기차역에 서서 멍하니, 홀로 반전을 생각하던 경관처럼 우리 역시도 그것을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으니.. '유주얼 서스펙트'의 추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드는 장면이었음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멜로라는 측면이 부각되어야만 하는 작품! 그러나 반전에 의해 약간은 사라진 작품.
환영과 마술. 그 모든 것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 것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아쉬움을 없애기엔, 내 눈이 너무도 늙어버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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