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샌들러.
글쎄, 그렇게 잘 아는 배우는 아니지만, 호남형 얼굴에, 미국식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배우다.
스토리를 스크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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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어여쁜 아내(케이트 베킨세일)와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과 가정 돌보기까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정신 없는 평범한 직장인. 집에서 TV를 틀려다 수많은 리모컨에 헷갈려 하던 마이클은 여러 기기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만능 리모컨을 얻어온다. 그날 밤, 서재에서 작업 중이던 마이클은 시끄럽게 짖는 강아지에게 홧김에 조용히 하라며 리모컨의 소리 줄임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이게 웬일, 진짜로 짖는 소리가 줄어드는 게 아닌가!
만능 리모컨의 깜짝 놀랄 기능은 이제부터 시작! 길거리에 쭉쭉 빵빵 그녀가 지나가면 슬로 모션으로 몸매 감상, 꽉 막힌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출근시간은 빨리 감기로 순식간에 회사 도착. 첫 키스 때 흐르던 음악을 기억 못한다고 토라지는 아내에겐 되감기로 그녀의 옷차림까지 기억해내 사랑스러운 남편 되기. 무슨 일이든 맘대로 조정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 덕에 유쾌한 인생개조를 시작한 마이클은 룰루랄라 즐겁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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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광고영상을 보면, 이 영화는 마냥 웃기기만 할것같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감상해보면, 그저 웃기기만 하는 영화가 아니라,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는 영화다.
미국은 일찌감치 한가정 한자녀 가 거의 보편화 됐으며, 물론, 영화속에서는 아들하나 딸하나가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대체로 소가족 형태이다.
동양권 문화처럼, 윗사람을 공경하고(말이나 행동부터) 조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분위기도 아니거니와, 아들딸도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면 대체로 분가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동양 문화중에 대가족제도나, 경로사상을 부러워 하곤 한다.
어쩌면 뻔하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평범한 가장이며,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미래를 위해서, 열심을 일을 해야하는 부담에서 마이클은 자유롭지 못하다.
온통 일로 머리속이 복잡한 마이클에게, 와이프의 잔소리도, 부모님의 케케묵은 마술트릭도, 따분한 가족 모임 식사도, 시끄러운 강아지도 모두 스트레스일 뿐이다.
아무생각없이 만능리모컨을 사러 나갔다가 이상한 리모컨을 얻게 된 마이클.
놀랍게도 이 리모컨은 기계를 조작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자유자재로 조작한다.
소리줄이기, 키우기, 빨리감기, 되감기, 자동설정, 메뉴선택까지.
귀찮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이클은 리모컨으로 스트레스를 피해간다.
마냥 행복한 마이클.
마치 천사가 자신이 행복해지도록 선물이라도 준듯하다.
스트레스 받는 일을 건너뛰기 위해서 빨리감기를 누르는 마이클.
하지만, 빨리감기를 하게되면, 마이클의 자유의지가 담겨 있지 않은 무표정한 마이클이 자신의 인생 대역을 하게 된다.
애정을 담아 사랑을 나누어야할 가족들에게 마이클은 무표정하고 무관심한 마이클이 될 뿐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공지능(?)까지 탑재된 이 리모컨은 마이클이 자주 애용하는 기능을 답습하여 자동 작동까지 된다.
마이클은 힘든일을 하는 스트레스를 피해가기 위해 누르곤 했던 빨리감기가, 마이클의 인생을 빨리가게 만든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표정한 마이클로 인생을 빨리가게 된 마이클.
자신에게 리모컨을 선물했던 그 남자는 천사이긴 했지만, 루시퍼 였던 것이다.
악한 천사.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나쁜 리모컨을 선물한 천사.
이미 물은 엎지러지고, 사랑스런 아내와 이혼하게 된 마이클, 일만하다 뚱뚱보가 된 마이클, 일에 열중하느라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한 마이클, 어느새, 마이클은 암까지 걸려 마지막 임종을 앞두게 된다.
인생을 무가치하게 빨리감기 되버린 마이클.
임종의 순간에 그동안 못다한 사랑한다는 말을 그의 아내와 아이들에게 한다.
그 순간, 마이클은 리모컨을 사러가던날밤 그 침대위에서 깨어난다.
모든게 꿈이었던 것이다.
빨리감기 되지 않은 인생을 다시 열심히(가족들을 위해서) 살 수 있게된 마이클.
이제 일의 중압감은 집어 던지고, 가족들을 위해 행복한 날만을 살 기회가 온것이다.
하지만, 꿈이었던가?
마이클 앞으로 배달된 소포에 바로 그 리모컨이 들어 있다.
마이클은 망설임없이 리모컨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
한낱 코믹영화 일거라는 예측은 깨지고, 영화는 '가족애' 를 나름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보고난후 가슴이 따뜻해 지는 영화.
광고 영상에서 나오던 코믹한 부분은, 이 영화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인생의 쓴 부분을 피하기 위해 삶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인생의 부차적인 것을 위해 인생을 소모해서는 안된다.
영화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가족을 등한시하면서, 일에 파뭍혀 산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그것인 바보같은 삶이라는 것이다.
유쾌한 상상이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이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지 예측해 볼 수 있는.
영화는, '가족' 과 '일' 의 우선순위라는 극단적인 대립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좀 넓게 해석해 본다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과, 중요한 그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하는 일로 볼 수 있고,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본질을 잊고, 그 껍데기에 매달려 사는게 아닌지.. 하는 교훈을 얻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