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바르게 살자>는 제목처럼 우리에게 “바르게 살자”라고 선동하지 않는다.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보여줄 뿐이다.
‘무엇이 진정 바르게 사는 것’ 인지를.
정도만. 정도만? 정도만!
정도(正道)만.
이름 한 번 중등교육 도덕과목 교사지침서적이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값을 하고 살았던
주인공 정도만의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다.
영화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정도만 걸었던 그의 학창시절은 매우 ‘범생이’ 적이었을 것이며,
그 덕에 그 어렵다는 경찰대학을 무난히 들어가 졸업까지 무사히도 마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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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학창시절이 끝나면서 그의 환경은 바뀐다.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었던 학교라는 울타리 속의 세상과는 완전 딴판인 세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행동했다가는 딱, 영화적인 시츄에이션이 벌어지기 쉽상.
스크린 속에서의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뿐만 아니라 스크린 밖의 관객들에게 큰 웃음까지 안겨준다.
적어도 이 영화는 관객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려고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이 영화의 카피처럼 웃다가 실신하기 일보직전의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날리는 거지..
“웃음이 나오냐?”
그런 정도만이 진짜 안 어울리게, 뜬금없고 생뚱 맞게 맡는 역할.
“은행강도”
무려 악랄한 은행강도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
그리고 그 단순한(?) 상황극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사연.
과연, 정도만 버전의 은행강도는 어떨지,
그 은행강도를 잡기 위해 벌이는 경찰들의 대략 난감 수사극.
정도만 지켜온 사람을
정도만 비켜가며 살았던 사람들이 잡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문제는 이게 하나도 부자연스럽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물며 영화가 끝나도 ‘은행강도니까 당근 잡혀야지’ 라는 단순 무식한 생각을 하다 나온다.
시사회로 먼저 영화를 본 사람으로서 하나 말하는데,
겉만 보면 웃기지만, 결코 웃을 상황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라.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그냥 웃고 나자빠져 있을 내용이 아니다.
가벼운 영화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렇다고 무거운 영화라고 단정짓지도 말라.
요즘 보기 드물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그저 웃기기만 하는 영화에 질렸다면,
무언가 얻고 나오는 영화를 원한다면,
하지만 무거운 영화는 딱 질색이라면.
이 영화, 볼 만하다.
(나중에 나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뱀발_ 세상이 날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초초초초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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