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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실체인 '두려움'과 맞서라! 드레드
kaminari2002 2009-12-08 오전 9:05:16 1553   [0]

<피의 북>,<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피의 북 중의 한 단편)>의 저자로 유명한 '클라이브 바커'의 영화 두 편이 동시개봉했다. 소규모 개봉이긴 하지만, <드레드>와 <북 오브 블러드>란 영화이다. 인간의 공포심을 묘사하고 구현해내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인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름끼칠 정도인데,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해냈을 때는 더욱 그 공포감이 배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원작만한건 없는 듯)

 

* 영화의 주요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이번 <드레드>는 인간의 극한의 두려움(Dread)을 연구하고 인터뷰하는 세 명의 학생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물론 그 안에서 다양한 인간의 공포심과 극한 두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설정. 그 중 이 연구를 이끄는 중심인물 '퀘이드'는 어릴 적 부모님이 도끼살인마한테 살해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 자다. 그런 그가 밤마다 자신을 쫓아오는 극한의 공포심 (도끼를 들고 자신을 쫓는 살인마의 꿈 속 영상)에 시달리면서, 그것을 없애고 맞서기 위해서인지 다양한 사람들의 비슷한 경험을 연구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의도가 왠지 불순해보인다. 자신의 두려움을 없애고 맞서기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

 

퀘이드의 꾐에 빠진듯한 영화학도 스티븐과 셰릴은 자신들의 영상과제물 제출을 위해 도와주지만, 뭔가 연구가 진행될수록 이상함을 느낀다. 어릴 적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육식을 두려워하는 셰릴, 형을 교통사고로 잃은 스티븐은 차에 대한 공포, 그 외에도 사소한 것부터 다양한 개인적인 두려움을 가진 인터뷰이들이 나온다. 여기서 '클라이브 바커'의 공포심에 대한 묘사력이 대단함을 느낀 것이, 일반적으로 '포비아 (phonia : 공포증)'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다양한 묘사력을 그림으로써 관객들의 공포에 대한 동질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누구나 바퀴벌레나, 새 그 외에도 자신의 트라우마 (Trauma : 정신적 외상)와 관련된 사소한 기억들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자신에게만은 특정한 기억과 함께 그것이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에 대한 묘사와 그에 따른 공포적인 영상을 번갈아보여주면서 영화의 긴장감과 공포심은 극대화된다. 퀘이드는 하나둘씩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극한의 두려움의 대상을 가진 사람들을 골라낸다. 어릴적 사고로 귀가 안들렸다 다시 들리게 된 청년, 온 몸의 반점을 가진 여자, 육식을 싫어하는 셰릴 등 이들을 골라 그 두려움과 다시 직접 맞닿게 한다. 귀를 다시 멀게하고, 반점이 혐오스럽다고 온 학교에 영상을 찍어올리고, 한 방에 고기와 여자만을 남긴채 가둬버린다. 퀘이드는 이들이 공포의 실체인 '두려움'과 맞닿게될 때 어떤 반응을 보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 같았다.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어릴 적 기억에 대한 두려움 극복을 꿈꾸었을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과 맞닿게 되었을 때, 미쳐버렸다. 더군다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영화와 같이 퀘이드에 의해 강제로 맞닿게 되었을 때는 그 거부반응은 더욱 심해졌다. 귀가 먼 친구는 미쳐서 살인을 하게되고, 온 몸의 반점을 가진 여자는 자신이 혐오스럽다 여기고 피가 나오고 몸이 문드러질 때까지 자신의 몸을 닦아낸다. 그러나 영화의 절정은 바로 육식을 싫어한다던 셰릴이었다. 독방에서 스테이크 한 덩어리와 머물던 그녀는 퀘이드에게 지지않겠다고 하지만, 배고픔을 못 견딘채 6일만에 구더기가 들끊는 채 검게 변해버린 스테이크를 우걱우걱 먹어버린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의해 두려움을 먹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퀘이드는 희열과 두려움의 극복을 동시에 보게된 것 같다.

 

결과적으로 퀘이드는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의 두려움을 이용한 셈이다.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말이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어릴 적 살인마에 대한 두려운 기억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자신이 살인마가 되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영화 <드레드>는 공포의 실체인 '극한의 두려움'을 연구하는 내용으로 보이겠지만, 한 편으론 살인마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어릴 적 이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죄다 범죄자가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 작품이기도...

 

'두려움'은 인간의 방어기제이다. 그것을 통해 개체보존과 생명유지를 이어가는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것을 때로는 넘어서야할 때도 있지만, 굳이 정면으로 맞설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마주치지않는 것도 살아가는데 한 방법이다. 타인과 자신의 노력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영화와 같이 강제로 그것을 마주치게 했을 때는 넘어서기는 커녕 상처받고 미쳐버린다. 그것에 대한 실체구현과 묘사력을 보여준 '클라이브 바커'의 원작들은 순간적인 공포심과 깊은 소름끼침을 보여주는데 아주 일가견이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 채식주의자 셰릴을 이미 죽은 친구 스티븐과 한 방에 있게 놔두는 퀘이드의 모습에선 소름이 다 끼쳤다. "이번엔 얼마나 배고프면 몇일만에 니 친구를 먹게되나 보자."하면서 쾅 문을 닫으며 끝나는 엔딩장면에선 허... 일반적인 공포영화와는 확실히 표현하는게 다르다. 잔인함보다는 인간 본성의 공포심을 파고든다. 국내에서는 메가박스 코엑스 단독으로만 <드레드>,<북 오브 블러드>를 교차상영하고 있다. '클라이브 바커' 원작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한번 찾아서 볼만한 작품이다.

 

* 주인공 '스티븐'을 연기한 '잭슨 라스본 (Jackson Rathbone)'은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컬렌가 가족 중 한 명인 '재스퍼'를 맡은 인물이다. 피만 보면 아직 어쩔줄 모르는 막내같은 역할을 맡았던 친구. 이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여 쉽게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 알고보면 재밌는 부분이다.

 


(총 0명 참여)
sarang258
잘봤습니다~   
2009-12-14 11:19
snc1228y
감사   
2009-12-08 18:41
man4497
잘 읽었습니다.   
2009-12-08 14:53
boksh2
글쿤요   
2009-12-08 14:29
peacheej
아~   
2009-12-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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