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무국적의 영토에서 벌어지는 한국 느와르.. 신세계
ldk209 2013-02-28 오후 1:46:45 10397   [2]

 

무국적의 영토에서 벌어지는 한국 느와르.. ★★★☆

 

폭력조직에서 정식 기업으로 변신, 승승장구하고 있는 ‘골드문’ 회장(이경영)이 미심쩍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차기 회장직을 놓고 여수 출신의 화교 정청(황정민)과 이중구(박성웅)가 대립하는 사이, 경찰청 강 과장(최민식)은 오래 전 정청 라인에 투입시킨 경찰 이자성(이정재)을 이용해 골드문 후계자 선정 과정에 개입, 골드문을 경찰의 관리 아래 두려는 ‘신세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영화 <신세계>는 언더커버(Undercover)에 대한 영화다. 스토리만 보면 누구나 <무간도>를 떠올리지 않을 재간이 없다. 실제로 영화 <신세계>는 한국 사람이 등장해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골드문’이라는 기업이름부터 이 ‘신세계’는 한국보다는 홍콩, 아니 동양 느와르 영화의 교집합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그런 무국적의 양식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설정은 <무간도>에서 빌려왔지만, 영화를 보면 <무간도> <흑사회> <대부> 또는 기타 등등의 느와르 영화들의 설정이나 장면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데 이것 자체는 영화의 장점도 단점도 아니다. 여러 느와르 영화들, 특히 홍콩 느와르의 장면들이 떠오른다는 질문에 감독은 ‘당연하다. 내가 그런 영화들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영화다’라고 당당히 얘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세계>는 감독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오마주에 가까운 영화라고 해도 크게 엇나가는 평가는 아닐 것이다. 독창성이 떨어진다고는 해도 영화 <신세계>가 끌고 나가는 기본적인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고 방향 전환도 절묘해서 보는 관객의 집중도를 꾸준히 유지시켜 준다. 피가 낭자한 액션 장면들도 인상적인데, 특히 엘리베이터라는 좁은 공간에서 1 대 다로 벌어지는 회칼 대결을 직부감숏으로 담아낸 장면은 이 영화에 뚜렷한 인장을 남긴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조건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자성이나 정청의 선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고, 그게 영화가 하려는 얘기인지는 알겠다. 문제는 강 과장의 선택이다. 대체 강 과장은 왜 경찰을 꾸준히 범죄조직에 장기간 위장 투입시키는 것일까? 대게 언더커버는 증거를 수집해 범죄자를 검거하거나 범죄조직의 와해를 목적으로 한다. <무간도>로 인해 장기간의 언더커버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되었지만, 현실이라면 10년씩 위장 투입시켜 범죄자를 잡는 비효율적인 수사는 생각하기 힘들다. 조직원으로서 일하다 보면 성향이 바뀔 가능성도 높고, 조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저지르게 되는 범죄를 고려 해봐도 그렇다.(살인까지 저지른 이자성)

 

강 과장의 스타일을 봤을 때, 돈을 바라는 비리 경찰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강 과장의 개인적인 욕심?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대체 강 과장은 골드문을 장악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영화에서 이자성의 위장 투입을 아는 건 강 과장과 직속상관(주진모), 연락책 신우 밖에는 없기 때문에 실제 이자성이 골드문을 장악했다 해도 활용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나중에 이자성이 사실은 경찰이라고 공개하기도 불가능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강 과장의 목적이야말로 이 영화의 이야기가 성립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재미를 떠나, 좀 찜찜하다.

 

※ 영화가 다 끝나고 나오는 마지막 플래시백 장면은 완전 사족. 대체 왜 집어넣었을까.

 

※ 시종일관 어두운 영화에 등장하는 연변거지들의 존재는 뭔가 튀는 느낌.

 

※ 황정민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밖에는 표현할 게 없다. 만약 황정민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상당히 밋밋한 영화가 됐을 것이다. 반면, 아무래도 캐릭터의 복잡성과 이중성을 보여주기에 이정재의 연기력은 한계. 슈트입은 모습이 멋지긴 하다. 그리고 왜 송지효를 캐스팅했는지 모르겠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3632 [뒷담화: ..] 감독의 영화 연출에 대한 진한 애정의 표현.. ldk209 13.03.08 929 5
93631 [파파로티] 흔한 소재라도 얼마든지 재밌을 수 있다!! ksgreenhead 13.03.08 585 0
93630 [장고: 분..] 반갑기만하고 보는 재미까지 느끼게 한 영화 (1) fornnest 13.03.08 13825 1
93629 [오즈 그레..] 전형적인 구조, but 눈이 즐거운 영화 jekim216 13.03.08 507 0
93628 [파파로티] 흔하다... kokenshin 13.03.07 580 0
93627 [누구의 딸..] 뭐라고 하기에 해원은 너무 매력적이다.. ldk209 13.03.07 1026 2
93626 [웜 바디스] [웜바디스] 트와일라잇 좀비판?로미오와줄리엣도보임! jh12299 13.03.07 663 0
93625 [패스트푸드..] 패스트푸드네이션-자본주의의 악순환..그씁쓸한 무언가 sch1109 13.03.07 734 0
93624 [마마] 마마-잔잔하면서도 슬픈 느낌이 강하게 든 공포영화 sch1109 13.03.07 676 0
93623 [파파로티] 파파로티 시사회 후기~^^ hyosukim 13.03.06 655 1
93622 [스토커]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소녀의 성장이라니... ldk209 13.03.06 1347 3
93621 [사이코메트리] 매력적인 두 남자 배우와 신비한 능력의 만남. theone777 13.03.06 577 0
93620 [차이니즈 ..] 여전히 반가운 성룡의 소품 액션 nuno21 13.03.05 939 1
93619 [명탐정 코..] 명탐정 코난;은빛 날개의 마술사-기대안하고 보면 볼만한 애니메이션 sch1109 13.03.05 610 0
93618 [분노의 윤..] 아직 덜 다듬어진 블랙 코미디 jksoulfilm 13.03.05 1247 0
93616 [피치 퍼펙트] 파릇파릇한 대학생 새내기들의 아카펠라 도전기 hdsun 13.03.04 424 0
93615 [파파로티] 나의 파파로티! gagooda 13.03.04 30839 0
93614 [분노의 윤..] 분노라는 원초적 반응을 제외하곤 윤리학은 없다 (1) greenboo153 13.03.04 726 1
93613 [신세계] 3 남자가 꿈꾸는 신세계는 없다 (1) greenboo153 13.03.04 1024 1
93612 [스토커] 18세 소녀의 잔혹동화 성인식 kallfall 13.03.03 870 1
93611 [신세계] 한마디로 멋진 영화!! fornnest 13.03.03 937 0
93610 [누구의 딸..] 홍상수 감독 본연의 특유한 맛이 우러나는 영화 fornnest 13.03.03 7549 2
93609 [잭 리처] 잭리처-요즘 트랜드와는 다른 느낌의 액션영화 sch1109 13.03.03 901 0
93608 [7번방의 ..] 7번방의 선물-류승룡의 연기가 짠한 느낌을 주게 해준다 sch1109 13.03.03 1105 0
93607 [라스트 스..] 헐리웃진출 우리나라 영화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응원해주고 싶다. wldbsal1 13.03.03 498 0
93605 [스토커] 헐리우드발 박찬욱리시 스릴러의 탄생! makemix 13.03.01 616 0
93604 [잭 더 자..] 기존에 동화책 잭과 콩나무을 다른 방식으로 각색된영화 (1) anmungsun 13.03.01 10813 3
93603 [구세주 2] 구세주2-예상했던대로 큰 재미는 없었다 sch1109 13.03.01 826 0
93602 [데드폴] 데드폴-극한의 액션과 스릴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수도 있다 sch1109 13.03.01 625 0
93601 [피치 퍼펙트] 서툰 청춘들의 우정만들기! wlgp6232 13.03.01 419 0
93600 [피치 퍼펙트] 귀가 즐거웠던 영화 adb2001 13.03.01 483 0
현재 [신세계] 무국적의 영토에서 벌어지는 한국 느와르.. ldk209 13.02.28 10397 2

이전으로이전으로61 | 62 | 63 | 64 | 65 | 66 | 67 | 68 | 69 | 70 | 71 | 72 | 73 | 74 | 7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