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주기 ☆★★☆★★★★☆★★★★★★☆★★★★★★★★☆★★★★★

2001년 11월, 낡은 트럭에 짐짝처럼 실린 난민들은 안전한 은신처를 찾아 사막을 횡단한다. 사막은 작열하는 태양과 척박한 대지와 칼날 같은 강풍으로 그들을 맞이할 뿐 뾰족한 돌파구를 마련해주지 않는다. 생존지수가 턱없이 낮은 이 열사의 땅 저편에는 냉엄한 포성과 자욱한 포연이 살육의 공포를 환기시킬 뿐이다. 그 속에서 질병으로 죽어가는 갓난아기와 붕대를 감고 있는 부상자들이 죽음의 기운을 더욱 감돌게 한다. 그들은 운명의 저주를 탓하고 소련의 침공부터 수십 년간 이어진 전쟁의 질곡을 원망하며 탈레반 정권의 회교 원리주의를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꿈이 응결된 일상적 유토피아들을 만들어나간다. 아이들은 냉담한 사막의 바람을 이용하여 연을 띄워 보내며 하늘 높이 날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