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유혹의 시작.. <안소니 짐머> “반전과 은밀한 속임수,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짜맞추기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안소니 짐머>는 예상치 못한 반전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만난 일종의 스릴러 영화이다. 감독이자 각본가인 제롬 살레는 “하나의 결말로 치닫기 위한 단선적 이야기가 아닌, 반전과 속임수의 아이디어들이 연결고리를 이루며 또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영화를 원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영화 속의 모든 장치들이 다소 심플하고, 클래식한 상황에서 벌어지도록 설정되었다. ‘평범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남자’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여자’가 만난다. 하룻밤을 함께 보내지만 다음날 아침,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는 누군가에게 목숨을 위협받는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납득하기 위해, 그리고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여자를 찾기 위해 나서는 남자... 반전과 은밀한 속임수, 여러 연결 고리들을 이어 시나리오를 완성하는데에만 꼬박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그 시간들은 필수적이었다. 덕분에 <안소니 짐머>는 심리 게임으로 시작해 점차 커다란 반전을 향해 다가가는 긴장감 있는 스릴러로 완성되었다.
절대적인 아름다움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그녀, 소피 마르소 팜므 파탈 스파이로 돌아오다!!
소피 마르소는 거의 신화 속 여신에 가깝다. 천사같은 눈망울과 수줍은 미소로 세계를 가졌던 그녀는 <안소니 짐머>에서 남자를 유혹하고, 교묘하게 속이고, 그 이중적인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팜므 파탈’을 연기한다. 감독인 제롬 살레는 소피 마르소가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도록 치밀하게 준비했고, 그가 바라던 기회가 왔다. “처음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소피를 캐스팅 후보로 점찍었지만, 정말 그녀와 작업하게 된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키아라’ 역할을 소피 마르소가 맡게 되자, 모든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완벽한 캐스팅이 이루어졌고,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최고의 테크니션이 모여들었다”는 제롬 살레의 흥분된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신화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전한다. 하지만, 소피 마르소는 ‘팜므 파탈’ 역할을 연기해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관능미를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톰보이처럼 자라왔고, 유혹하는 것보다 차라리 유혹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키아라 역을 위해 처음으로 타이트 스커트를 입고, 힙을 유혹적으로 흔들어야 했다. 이건 정말 내게는 쇼킹한 일이었이다”고. 이런 소피 마르소의 겸손과는 상관없이 <안소니 짐머>에서의 키아라는 충분히 위험한 유혹이다. 나이를 믿기 힘들 정도로 여전히 섹시함과 지적인 아름다움, 우아함을 간직한 대배우에게서만이 볼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녀는 섹시하고, 불가사의하며, 매혹적이고, 잠재된 위험이 느껴지는 여성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냈고, 다시 한번 ‘오 나의 여신님’임을 입증했다.
스타일리스트들의 논쟁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찍을 것인가
감독 제롬 살레는 스릴러 영화를 만들되 틀에 박힌 공식을 따라가는 비주얼 스타일을 원치 않았다. 그는 탐미적인 영화를 만들기 원했다고 말한다. “각본을 쓰는 동안 많은 프레임들과 샷의 배열을 상상했다. 사람을 현혹시키는 관점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 또한 나에겐 흥미로웠다. 우리의 영화에는 한 샷의 틀을 짜고, 이미지를 편집할 때 항상 속임수가 포함된다. 이것은 스릴러 영화이기 때문이다”
<안소니 짐머>는 환상적인 지중해 연안의 리비에라에서 촬영했다. 그곳의 환상적이면서도 나른한 분위기는 음모와 속임수가 존재하는 극적 긴장감을 가진 이야기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스타일리스트를 자처하는 감독을 비롯한 테크니션들은 소흘히 다루기 쉬운 지중해의 풍광들을 스릴러의 이야기 곳곳에 끼워넣어 시선을 잡아두다. 그들은 바다 위에 자리잡은 땅에서 벌어지는 아름다운 스릴러를 만들어냄으로써 다른 영화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이국적인 정서를 담는 데 성공했다. 비쥬얼 스타일에 대한 이들의 결벽증은 ‘안소니 짐머’의 집을 헌팅했던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캐릭터의 독특한 개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리비에라의 곳곳을 찾아 헤맸고 슈팅이 시작되기 불과 2주를 남겨두고, 적합한 장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소피 마르소의 다리로 오프닝을 장식하다! 대역을 쓸 뻔했던 오프닝 씬 비하인드 스토리
<안소니 짐머>의 오프닝은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작한다. 빨간 하이힐의 아찔한 굽과 이어지는 매력적인 다리선의 주인공 키아라(소피 마르소)의 발걸음을 따라 가는 이 첫 씬은, 한 씬으로는 꽤 긴 시간임에도 눈을 떼지 못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장면을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감독이 공공 장소에서 오랫동안 촬영해야 하고, 카메라는 걸어가는 주인공의 다리만을 쫓기 때문에 그녀의 편의를 위해 대역을 쓸 것을 제안했었기 때문. 하지만, 소피 마르소를 직접 만나본 즉시 그 제안은 철회됐다. “그녀를 만나는 순간, 내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생각을 했는지 깨달았다. 그것은 그녀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용기, 무엇보다도 그녀의 아름다운 다리를 모욕하는 일이었다!” <안소니 짐머>에서 소피 마르소는 과감한 비키니 수영복을 선보일 정도로 자신감 있는 몸매를 드러낸다. 1966년생으로 이미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탄탄한 몸매는 <안소니 짐머>의 팜므 파탈 스파이를 연기하는 데에 완벽한 조건이 되었다. 그녀는 <안소니 짐머>의 캐릭터를 위해 좀 더 탄탄한 바디 라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을 집중했다고 전한다. 아찔한 소피 마르소의 섹시한 매력은 <안소니 짐머>를 보는 가장 큰 스릴인 셈이다.
선택은 하나! 먼저 유혹하거나, 깊게 빠져들거나... 끝을 알 수 없는 위험한 진실 게임!!
도입부부터 ‘안소니 짐머’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던지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프랑수아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관객과 캐릭터의 일체감을 갖게 한다. 이 때부터 우리는 그에게 일어나는 모종의 음모를 그의 눈을 통해 공유하게 된다. 우리는 그와 함께 키아라에게 매료되고, 그와 함께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우연히 유혹과 미스터리에 직면하게 되는 남자. 사랑으로 유혹하고, 상대를 속이면서도 감정과 의무감 사이에 분열하는 ‘팜므 파탈’. 이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끊임없이 서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관객들은 누구의 말이 거짓이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알지 못한다.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유일한 진실은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 뿐. <안소니 짐머>는 이처럼 미스터리와 거짓말, 교묘한 속임수를 기반한 러브 스토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과연 ‘안소니 짐머’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 예기치 않은 반전이 기다린다. 끊임없이 서로를 속이는 가운데 무심코 던져지는 진실을 발견해내는 것이 이 영화의 진짜 재미인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