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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을 위하여(1999, Battle Cries / Haut les coeurs!)
제작사 : Agat Films, Entre chien et loup, Ex Nihilo / 배급사 : (주)영화사 백두대간
수입사 : (주)영화사 백두대간 /

줄리엣을 위하여 예고편

재밌었다. ★★★  nada356 09.12.13
적당히 볼만한영화 ★★★  momentus 08.07.23
고전적이지만 그래도 이런로맨스가 좋아 ★★  chati 06.11.26



하나의 선택, 그리고 또 하나의 이별...

엠마가 살던지 죽던지 그건 중요치 않다.
만약 우리가 영화 속 엠마와 같은 상황을 만났을 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마치 오늘을 살아가고 커피를 마시며, 영화가 개봉되듯 죽음과의 만남 또한 그럴 것이라고...

하나를 선택한다는 건 선택하지 못한 다른 무엇과의 이별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울는 매일 선택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때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것까지. 그러나 엄청나다고 생각되는 그것조차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남아있는 시간동안 좀더 차분히 다가올 이별을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분명 비극적이지만 영화 [줄리엣을 위하여]가 다른 최루성 드라마와 차원이 다른 것은 죽음 가까이 갔던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여유와 낭만 덕분이다.
여기에 살아있는 캐릭터와 대사는 영화에 실제감을 부여하며 엠마의 고통과 분노, 기쁨과 슬픔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임신소식에 기뻐하며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걸어놨다가도 유방암 선고에 사진을 찢어버리는 모습, 신나는 음악을 틀고 춤추며 항암치료 받으러 간다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하다 다른 어느날엔 빠지는 머리를 보며 절망하는 모습, 다른 여자와 통화하던 시몽을 질투하다가도 나이트클럽에서 다른 남자를 안으며 삶을 욕망하던 모습까지... 감독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선물했다.
다큐멘터리로 만들려다 개인적인 기록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면서 영화화 된 [줄리엣을 위하여]. 여자 혹은 부부, 동거중인 사람, 암에 걸렸거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첼로 베이스의 낮은 음처럼, 봄을 기다리는 겨울비처럼...

"크리스마스 파티는 당신이 오면 할거야. 마당에는 금장식을 하고 봄까지 놔두는 거야."

떠나는 사람과 남아있는 사람. 예기치 못한 운명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쩌면'이라는 작은 희망에 물을 주는 일이다. 눈뜬 아침에 어제와 다를지라도, 또 내일이 있으니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엠마는 시몽과 담백한 작별인사를 나눈다.

"내일 또 전화할께. 잘 자..."

떠나는 엠마도, 떠나보내는 시몽도, 서로의 앞에선 눈물 한 번 흘리지 않지만, 혼자 누운 병상에서 베게를 적시는 엠마의 흐느낌과 이별을 예감하며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시몽의 모습은, 가슴 한켠에 치워뒀던 슬픔을 끌어올리듯 관객의 마음을 적신다.
엔딩 크레딧이 오를 즈음, 스크린 밖으로 들려오는 일상의 소리들... 엠마가 연주했던 첼로 베이스의 낮은 소리, 지하철 역에서 들리는 울림, 개짖는 소리, 새의 날갯짓하는 소리, 아이들 노는 소리, 시몽과 엠마가 부르는 낮은 허밍... 그것은 아마도 두 사람이 함께 한 날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소리가 아니었을까?

세자르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까랭 비야의 섬세한 내면연기!
감독의 경험에서 우러난 리얼한 연출!

감독이 실제 투병 중 쓴 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줄리엣을 위하여]는 극히 사실적이다. 영화의 의료 과정은 감독이 실제로 체험한 것이며 시몽은 감독 남편의 캐릭터가 전적으로 투영된 것이다. 까랭 비야 또한 실제 임신한 상태에서 엠마를 연기했다. 그리고 배우와 감독 사이에 이야기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엠마와 시몽의 이웃사람들 역할에 감독의 이웃들을 캐스팅했다. 영화 속 가족관계만 제외하면 다큐멘터리라고 할만큼 사실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영화에 현실감을 부여한 것은 까랭 비야의 섬세한 내면연기다.
감독과 스탭 모두 캐스팅 0순위로 점찍은 까랭 비야. 그녀를 캐스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들의 판단은 정확했고, 그녀는 [줄리엣을 위하여]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모성과, 여성성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삶에 대한 욕구... 까랭 비야가 아니었다면 기복 심한 엠마의 심리를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료에게 "날 대신할 사람으로 아주 못생긴 사람을 뽑아줘. 그래야 내가 보고싶어지지" 라고 앙증맞게 말하던 엠마에게 누가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총 1명 참여)
kisemo
기대     
2010-02-19 15:4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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