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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80년대 B급 코미디여 (오락성 7 작품성 7)
19곰 테드 | 2012년 9월 25일 화요일 | 양현주 이메일

제목 한 번 잘 지었다. 한국 개봉 명 <19곰 테드>는 곰 인형을 주인공을 삼은 성인 코미디다. 시작은 아름답다. 왕따에게도 왕따 당하는 일곱 살 소년 존(마크 월버그)은 진정한 친구를 갖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일까, 자고 일어나보니 털 복숭이 곰돌이 인형이 말을 한다. 인형 최초로 자니 카슨 쇼 게스트로 출연할 만큼 말하는 곰돌이 인형 테드(세스 맥팔레인)는 유명해지지만 소년을 저버리지 않는다. 문제는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둘이 ‘절친’이라는 사실이다. 80년대 판타지 가족 드라마로 문을 연 영화는 27년이라는 시간을 점프시키면서 화장실 코미디로 갈아탄다. 귀여운 곰돌이 인형은 대마초에 찌들어 지저분한 19금 농담을 연발하는 털 복숭이 성인 곰이 되어 있고, 소년 존은 몸만 큰 애어른이다. 곰돌이 인형이 너절한 농담을 일삼는다는 이미지 자체가 웃음의 첫 타자로 홈런을 날린다.

화장실 유머로 시작한 <19곰 테드>는 사실 80년대를 추억하는 오락영화다. <스타워즈> 개봉 날 제다이와 요다 분장을 하고 관람했던 기억, <플래시 고든>에 열광하던 지난날을 회고하는 장면들은 80년대를 함께 살아간 미국인들을 진동시킨다. 영화는 작정하고 키치적인 80년대 문화들을 전시한다. 나이 서른다섯에 연봉 3만 8천 달러 렌트카 과장이 삶의 정점인 존과 마트 계산원으로 최저 임금을 겨우 받는 곰돌이, 이들의 일상을 비루하지 않게 하는 것은 킬링 타임 오락영화와 추억이다. 곰돌이 테드 목소리를 연기한 감독 세스 맥팔레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80년대 문화의 종합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추억의 삼류 오락 영화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말이다. 영화 자체가 어린 시절 조악한 특수 분장에 열광하던 시대에 대한 러브레터가 된다.

<19곰 테드>는 마지막까지 킬링 타임 오락영화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 이 실없는 코미디에 라이언 레이놀즈와 노라 존스, 그리고 주인공들이 떠받드는 <플래시 고든>의 샘 J. 존스가 카메오로 지원사격하면서 호화로운 상찬을 마련한다. 아시아인을 비하하고, 꼬마 얼굴을 주먹으로 정면 강타하는 장면은 불편함을 넘어 독한 코미디가 된다. 곰돌이의 솜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장면은 피 한 방울 튀지 않는 고어와 다름없다. 저렴한 취향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영화 곳곳에서 감독의 애정이 묻어난다. 이 비생산적인 미국식 유머를 한국 관객들이 백퍼센트 이해하기는 어렵다. <스타워즈>의 아버지 격인 <플래시 고든>이 생소하거나, 아담 샌들러가 라즈베리 시상식을 휩쓸었던 국내 미개봉작 <잭 앤 질>이 어떤 영화인지 모르는 경우 따라 웃기는 어려워진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웃을 수 있다. 실없이 웃기는 비생산적인 코미디, 감독은 목표한 바를 이룬다.

2012년 9월 25일 화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응답하라 1980 아메리카
-내수시장 타겟 코미디
-화장실 유머, 추억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
-응답불가 2012 한국
-<플래시 고든>이란 먹는 건가요?
7 )
expert819
미국식 코미디였지만, 생각지 못하게 빵빵 터지며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초중반까지 19금 코미디로 잘 나가다가
스토리개연성에 힘이 약간 빠지면서 후반부에 뭔가 오글거리게 만들면서 15세관람가로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그런 설정대신 여주가 애완견을 키운다거나 다른 입장에서 보게끔 만드는 진지한 설정을 약간 가미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2012-10-07 23:36
agg68
스토리는 동화같은 가족영화지만 테디의 음탕? 야한언어등 19금이라 성인동화라고나 할까요 코믹하게 잘 봤어요   
2012-10-06 18:16
yhk0928
온 가족이 보면 좋았을텐데 내용이 야한지라..ㅋㅋ 잼있게 봤습니다.   
2012-10-05 21:03
dream620
배꼽잡으며 웃다가 감동까지 느껴지는 영화였다는 생각이드네요. 정말 신선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2-10-02 17:19
slrkrkf
곰이 살아있네 ~   
2012-10-02 13:36
cjwook
에니메이션 "테드" 리뷰는 없난요?   
2012-10-01 17:03
ksgreenhead
귀여운 테디인형이 음탕하다? 기발한 상상력, 기대됩니다.   
2012-09-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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